이란 "전쟁 끝내달라고 애원한 적 없어, 우리가 승리"…이란 판정승?

가리바바디 차관 "전쟁 종료 및 봉쇄 즉각 조치…동결자금 및 제재 해제 문제 논의될 것"

이란이 미국과 전쟁을 종료하고 향후 60일 동안 핵 문제와 관련한 협상에 돌입한다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양해각서 체결에 대해 자신들이 요청한 것이 아니라 미국을 전쟁에서 굴복시킨 결과라고 자평했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부 법무·국제담당 차관은 15일(이하 현지시간) 이란의 국영 방송사인 IRIB가 뉴스 전문 TV 채널 셰바케 카바르에 출연해 양해각서 체결과 관련해 "협상대표단을 대표하여 갈리바프 국회의장과 아라그치 외무장관, 이란 국민들께 특별한 감사와 사의를 전한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가리바바디 차관은 이번 양해각서 체결과 관련해 "우리가 그들을 쫓아다니며 전쟁을 끝내달라고 요청하거나 애원해서 이루어진 것이 아님에 주목해야 한다"며 "오히려 우리는 군사력으로 전쟁에서 승리했고 이제 그들은 이 문서에서 전쟁 종식을 약속했다. 이 점이 매우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전쟁에서 이란의 승리는 적들에 맞서 바친 순교자들의 고귀한 피 덕분이며, 체제와 군대를 지지하고 이란이슬람공화국의 적들에 맞서 밤낮으로 광장과 거리를 지킨 우리 국민의 끈기와 동참 덕분"이라며 "이번 양해각서를 통해 정치, 외교, 협상 분야에서 이란이슬람공화국의 군사적 성과가 실제로 공고해졌다. 이란이슬람공화국을 공격해 사악한 목적을 실현하려 했던 적은 모든 전략적 목표에서 심각한 패배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카젬 가리바바디(오른쪽) 이란 외교부 차관이 15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종식 합의에 대해 국영 TV에서 음성 인터뷰를 진행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양해각서의 구체적인 문안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란 측은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의 전쟁 종료 및 미국의 해상 봉쇄 종료, 이후 60일 동안 이란 핵 문제 및 제재 해제에 대한 협의 등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가리바다디 차관은 오는 19일 스위스에서 양해각서 체결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가리바바디 차관은 60일 협상에 돌입하기 전 "즉각적 조치"가 있을 것이라면서 "첫 번째는 레바논을 포함한 여러 전선에서의 전쟁과 군사 작전의 즉각적이고 영구적인 종료"라고 말했다. 그는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가 발표한 입장에서도 명시되었듯이,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의 즉각적이고 영구적인 전쟁 종료가 선포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가리바바디 차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자신의 입장을 통해 발표한 조치는 미국이 이란이슬람공화국을 상대로 감행했던 해상 봉쇄의 해제 및 종료"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란이슬람공화국의 의무 및 양해각서의 기타 조항 이행과 관련된 사항은 금요일(19일) 스위스에서의 공식 서명 이후에 이뤄질 것이다. 이 점 역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는데, 구체적으로 이란이 어떤 의무사항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공식 서명 이후 문안이 공개될 것이라면서 "이 양해각서는 적들에 대한 완전한 불신 속에서 이뤄졌다. 우리는 이 양해각서에 따른 미국의 의무 이행을 감시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불신 속에서도 이란이슬람공화국이 취할 조치와 수용해야 할 제한적 의무는 상대측의 의무 이행과 일치하고 비례할 것이며, 상대측 의무 이행에서 결함이 보일 때마다 그에 상응하는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리바다디 차관은 향후 60일 동안 진행될 협상에 대해 "초점은 오직 핵 문제에만 맞춰질 것"이라며 "첫 번째 의제는 이란이슬람공화국에 대한 모든 제재의 종료에 대한 논의다. 일방적 제재(독자 제재), 1차 및 2차 제재는 물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IAEA(국제원자력기구) 이사회의 결의안 종료도 포함된다. 이 모든 사항은 미국이 이를 종료할 것이라는 초안 문안에도 예견돼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입장에서는 60일이면 충분할 것이나 만약 어떤 이유로든, 특히 기술적 문제나 의제의 복잡성으로 인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면 당연히 양측의 합의 하에 연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리바바디 차관은 "미국이 양해각서에 따른 즉각적인 의무를 이행했는지 우리가 검증할 것"이라며 "여기에는 봉쇄 해제와 종료, 전쟁 상태 및 군사작전의 종식, 그리고 이란의 동결 자금 해제가 포함된다"고 밝혀 이란이 핵심적 사안이라고 강조해왔던 동결 자금 해제 문제도 의제에 포함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과 협상 과정에 대해 "오랜 시간이 걸렸다. 지난 몇 주 동안 파키스탄과 카타르의 중재로 다양한 회담과 협의가 진행됐다. 오늘도, 어제도 카타르 대표단이 (이란 수도인) 테헤란에 방문해 이슬라마바드 MOU 문안에 대한 논의를 마무리 지었다"며 "거의 14~15시간 이상에 걸친 매우 긴 논의가 진행되었으며, 이 자리에서 이란이슬람공화국의 최종 수정안이 제기되었고 이 수정안들이 거의 수용되었다"고 밝혔다.

가리바바디 차관은 "이란이슬람공화국 협상대표단장과 대표단원들이 염두에 둔 것은 이 문안에서 이란이슬람공화국의 국가 이익과 안보를 극대화하는 것이었다는 점"이라며 "현명한 국민들께서는 이란이슬람공화국이 얼마나 큰 정치적, 외교적, 법적 성과를 거두었는지, 그리고 그에 반해 이란이 수용 체결한 의무는 거둔 성과에 비할 바가 못 된다는 것을 보시게 될 것이다. 상대측의 의무 역시 이란이 얻어낸 것과 비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며칠 간 미국 공식 관료들의 입장을 관찰해 보셨다면, 그들은 문안의 종료와 최종 타결을 말하고 있었다. 문안은 그들에게 최종적이었고 이란 역시 이를 수용했다고 발표하고 있었다. 그러나 실상은 우리가 염두에 두었던 마지막 세부 사항과 요구사항이 문안에 반영되기 전까지 우리는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이 점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들은 합의의 종료와 문안의 최종 타결을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우리의 마지막 요구사항들이 문안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계속해서 고집했다"며 "그 결과 어제, 어젯밤 회담, 그리고 불과 한 시간 전까지 이어졌던 오늘 새벽 협상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입장들이 문안에 반영되었다"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가리바바디 차관은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 군부의 경고 및 군사적 행동이 협상 과정에서 효과적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레바논에서 일어난 이번 사건과 우리가 시오니스트 정권(이스라엘)에 가한 압박, 우리 군이 발표한 성명들을 통해 우리가 수정을 고려했던 합의 관련 일부 사안들에서 협상 과정을 진전시키는 데 있어 수월해졌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 대통령 역시 시오니스트 정권을 비판하고 이러한 공격이 일어나서는 안 됐음을 강조하는 것을 보셨을 것"이라며 "이러한 군사적 위상은 문안 확정 과정 및 우리가 문안을 마무리하기 위해 염두에 두었던 일부 사안들을 진전시키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남북관계 및 국제적 사안들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