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원로 이재오 "장동혁 한심, 정치 다시 배워야" 직격

"'희망의 불씨' 꺼졌는데 안 그만둬, 어이없다…숫자에서 졌는데 무슨 '객관적 데이터'?"

보수진영 원로인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이 11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 "어이가 없다", "한심한 인식"이라며 맹비난을 쏟아냈다.

이 이사장은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장 대표가 6.3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희망의 불씨를 지켜냈다'고 자평한 데 대해 "그건 아주 한심한 인식"이라고 직격했다. "정치인으로서 그런 인식을 갖는다는 것은 정치를 그만둬야 할 인식"이라는 것이다.

그는 "무슨 그런 희망의 불씨가 있나. 집권당이 전국에서 12곳이나 광역단체를 이겨버리고, 기초단체도 100여 곳을 이겨버렸는데 무슨 희망의 불씨? 희망의 불씨가 꺼져버렸다. 살린 게 아니라"라고 부연했다.

이 이사장은 "희망의 불씨가 꺼진 것은 야당으로서는 전적으로 대표 책임"이라며 "이겼다 하더라도 큰 선거가 끝나면 대표는 '나는 내 소임을 다했다. 이제 그만두겠다'고 하고 사표를 내는 것이 정치권의 원래 관례"라고 지적했다.

그는 "당연히 장동혁 대표는 그만두는 거지, 자기가 잘하고 못하고 불씨가 꺼졌고 살렸고 관계없이 그만둬야 되는데 안 그만두니까 사람들이 참 어이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 이사장은 또 장 대표가 자신에 대한 사퇴 요구에 '객관적 데이터를 보라'고 반박한 데 대해서도 "안 물러가고 싶은 데다가 꿰어맞추는 것"이라며 "객관적인 데이터라는 게 당선자 숫자이지 않나. 당선자 숫자에서 국민의힘이 이겼나? 그 당선자 숫자에서 졌는데 뭘 객관적 데이터가 이겼다는 거냐"고 꼬집었다.

이 이사장은 특히 장 대표가 올림픽공원 시위 현장에 나타나 '부정선거 재선거' 피켓을 든 일에 대해 "야당 대표가 뭐 해야 될지 모르는 것"이라며 "딴 데 아무 데 가도 안 받아주니까 그냥 잠실 거기 갔는데, 그거 갈 데가 아니다. 가면 안 된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 이사장은 올림픽공원 시위에 대해 "그건 청년 학생들이 순수하게, 여야 정치색을 떠나서 국민주권 참정권이 침해된 것에 대해 분노한 것이지 않느냐"며 "청년 학생들이 분노하고 청년 학생들이 경고하는 건데 거기에 왜 야당 대표가, 야당 정치인이 가는 것이냐"고 했다.

그는 "야당 대표가, (설사) 야당 의원들이 가거나 다른 사람이 간다고 해도 못 가게 하고 '거기는 가지 마라. 청년 학생들의 의사가 그대로 반영되도록 두고 봐라' 이렇게 이야기해야지, 본인이 거기 나타난다는 게 말이나 되는 것이냐. 말도 안 되는 짓을 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이사장은 나아가 올림픽공원 시위 현장에 성조기를 들고 간 일부 극우세력을 향해서도 "한마디 더 하면 거기에 기성(정치)인들이 무슨 성조기를 들고 버스에도 미국 국기를 붙여놓는데, 청년 학생들이 우리나라 투표용지 부족하고 우리나라 선거가 잘못됐다고 이야기하는데 미국 국기를 왜 걸어놓느냐"며 "일제 식민지 같으면 일본 사람들이 자기 나라 국기를 걸어 놓겠지만 지금 우리가 대한민국이지 않나. 우리나라 선거에 투표용지가 부족한데 미국 국기를 왜 걸어놓나"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장 대표를 향해 재차 "자기도 자신이 어떻게 해야 될지를 모르는 것이다. 어디를 가야 할지, 어디를 안 가야 할지, 내가 왜 지금 그만둬야 할지, 내가 왜 지금 버티면 안 되는지를 본인이 모르기 때문에 장동혁 의원은 정치를 좀 더 배워야 한다. 현장에서 더 배워야 되고, 정치를 더 배우려면 국회의원 배지 달고 배울 수는 없고 국회의원 그만두고 자기 선거구나 지역에 가서 진짜 피땀 흘려 동네 좀 돌아다녀 보고 세상살이 좀 보고 해야지 그렇게 해서 정치하면 정치 안 된다"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또 장 대표를 넘어 국민의힘 지도부 전체를 향해서도 "최고위원이라는 사람들이 장 대표보다 더 한심하다. 밖에 여론이 이러면 최고위원들이 먼저 사퇴를 해야 되는 것이다. 그래서 현재 지도부를 스스로 와해시켜야 한다"고 했다.

그는 "최고위원들이 먼저 '선거가 끝났으니까 지도부가 일괄 사퇴하는 것이 맞다. 최고위원도 일괄 사퇴하고 새롭게 당이 출발하는 게 맞다. 그러니까 지도부는 총사퇴해야 된다. 대표가 안 물러가니까 우리 최고위원들이 먼저 물러가겠다' 하고 물러가야 한다. 이게 지금까지 야당의 정치적 관행"이라며 "여든 야든 선거 끝나고 물러나는 최고위원 한 사람 없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이 이사장은 한편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서도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여당이 압도적으로 이겼지만, 선거라는 것을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하는데 그 차원에서는 졌다고 봐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이번에 민주당이 역점을 뒀던 데가 서울하고 대구이지 않느냐"며 "느닷없이 지방선거에서 '내란 세력 청산하자'고 했지 않느냐. 그런데 서울·대구가 져버렸으니까 자기네들이 청산하려고 했던 '내란 세력'에 졌다는 의미가 되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그는 "그러니까 선거 구호 자체를 그렇게 몰고 가면 안 되는 것"이라며 "지방선거인데 지방자치 발전이나, 지방 균형발전이나, 지방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정책과 공약을 내걸어야지, 무슨 느닷없이 내란 어쩌고 그러느냐. 지방에 있는 시골 중소도시 시장·군수가 내란하고 무슨 관계가 있나"라고 했다.

그는 "야당도 뜬금없이 집권한 지 1년밖에 안 됐는데 무슨 '정권 심판하자'고 달려들고 막 이랬지 않나"라면서 "선거를 통해서 어느 정도 화합을 해야 되는데 선거가 오히려 갈등과 분열을 조장했으니까 결국은 여당은 선거전에서 실패했고, 야당은 산술적으로 졌으니까 그거는 말할 것 없는 것"이라고 여야 모두를 비판했다.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자료사진). ⓒ연합뉴스

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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