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두고 대정부 공세 수위를 올리며 선거 패배에 관한 당내 비판은 묵살하고 있다. 대표직에서 사퇴하지 않겠다는 의사도 노골적으로 드러냈는데, 거취 정리에 관한 질문이 나올 때마다 장 대표는 '지금 집중할 건 재선거 문제'라며 불편함을 표시했다.
장 대표는 8일 국회에서 '이재명 대통령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평가하는 기자회견을 갖던 중,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이슈도 중요하지만 많은 의원이 지방선거 결과에 따른 대표의 거취 표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는 질문을 받고 "제가 되묻겠다. 객관적인 데이터를 놓고 여러분은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어떻게 평가하나"라고 날을 세웠다. 지방선거 결과가 '나름 선전'이라는 뜻으로 풀이됐다.
앞서 장 대표는 전날에도 거취 관련 질문을 받고 "거취에 관해 말하는 분은 다시 한번 올림픽공원으로 나가볼 것을 권한다"고 했다. 지난 4일 오후엔 페이스북을 통해 "모든 상황이 어려웠던 이번 선거였지만, 우리는 희망의 불씨를 지켜냈다"고 자평하며 "당원들과 함께 우리가 나아갈 새 길을 찾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장 대표는 잇따른 발언으로 사퇴론을 일축하고 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 추진을 더불어민주당에 요구해 온 장 대표는 이날 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이견이 없음'을 확인했다며 관련 논의를 이어가겠다고도 했다.
나아가 국민의힘 당권파는 지방선거 결과 전반을 패배보단 승리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당선된 점을 명분으로 들고 있다.
박성훈 당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장 대표가 지방선거 승리의 기준을 '서울·부산시장 결과'로 언급한 점을 상기하며 "아시는 것처럼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승리했다. 이것을 '절반의 승리'로 볼지, '절반의 실패'로 볼지에 대해서는 국민과 당원이 판단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당권파를 제외하면, 국민의힘에서 서울시장 선거 승리에 장 대표의 지분을 두는 이는 거의 없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방선거 국면에서 장 대표와 시종일관 거리를 둬왔다.
장 대표의 '버티기'가 지속될수록, 장 대표 사퇴를 촉구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에 도전하는 김도읍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장 대표가) 희망의 불씨를 지켜냈다고 해석하는 부분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통상 선거에 패배한 지도부는 거취를 표명해 왔다. 그게 상식에 부합하는 것"이라며 '선관위 문제 대응'을 이유로 사퇴를 거부하는 장 대표에게 "당의 노선 변화는 별개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원내대표 선거 과정에서 많은 의원을 만나고 있는데, 장 대표 책임론에 대해 이견이 그렇게 많이 없는 거 같다"며 "많은 의원이 '책임질 부분은 책임지고 당이 다시 거듭 태어나야 한다', '새출발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갖고 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최다선인 조경태(6선)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큰 틀에서 야당이 완패했다. 서울시장 선거나 일부에서 승리한 건 국민의힘이 승리한 게 아니라 시민이 승리한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잘해서 승리한 것은 아니다"라고 짚었다. 조 의원은 장 대표를 향해 "사퇴해야 한다"며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선거 패배의 책임을 덮는 방패막이가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방선거와 함께 치른 국회의원 재선거로 원내에 입성한 유의동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재선거에 대해 당내 의견이 하나로 모인 건 아니다"라며 "올림픽공원에 있는 재선거 (요구랑) 지도부의 거취를 연결하기보다는, 내부적으로 차분하게 어떤 것이 당을 위해 필요한 부분인지 숙의를 충분히 거쳤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소장파 김재섭 의원 역시 채널A 유튜브에 출연해 "서울시장을 이겼을 뿐 참패한 선거"라며 "지도부가 당연히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 시장 선거운동을 도운 김 의원은 "당 지도부와 거리두기를 강조한 사람이 오세훈 후보였기 때문에 당선될 수 있었다"며 "(당선을) 장 대표의 공으로 돌릴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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