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선택은 도민이 합니다”
무소속 김관영 후보가 선거기간 내내 사용한 슬로건이다. 김관영 후보의 ‘술자리 현금살포’ 영상이 공개되면서 이번 지방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 민주당은 김관영 지사를 긴급 제명 처리했고, 김 지사는 이같은 중앙당 조치에 “소명할 기회 조차 주지 않았다”고 항변하면서 무소속 출마를 강행했다.
김 후보는 “전북의 선택은 중앙당이 하는 게 아니라 도민이 한다”면서 전북 유권자 표심을 파고 들었다.
이번 6.3지방선거 역시 예전 지방선거처럼 순탄하게 흘러갈 것 같았던 전북의 민심은 이때부터 요동치기 시작했고, 급기야 대다수 여론조사에서 무소속 김관영 후보가 선두에 나서는 파란을 일으키면서 전국적 관심지역으로 단숨에 떠올랐다.
여기에 이원택 후보와의 경선에서 탈락한 안호영 의원이 ‘공정과 상식’을 주장하며 12일간의 단식에 돌입하고, 무소속 김관영 후보를 간접적으로 지지하는 메시지와 입장을 보이면서 전북도지사 선거는 누구도 예상치 못하는 격전지로 부상했다.
민주당은 비상이 걸렸고, 접전이 예상되는 대구,부산에 집중해야 했던 전선을 전북까지 확대하는 초비상 상태에서 선거운동을 치러야 했다.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의미에서 민주당의 ‘텃밭’이라고 불려 졌던 전북에서 민주당이 이번처럼 초긴장 상태에서 치른 선거가 있었던가?
6.3지방선거에서 무소속 김관영 후보가 던진 메시지는 상당하다. 역설적으로 이번에 전북에서 무소속 돌풍을 일으킨 김관영 후보는 ‘민주당의 메기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 역할은 몇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먼저 예전 지방선거처럼 민주당의 공천이 마무리되면 전북에서는 본 선거까지 끝난 것으로 여겨졌던 선거 분위기를 막판까지 팽팽한 긴장 속으로 몰아 넣었다. 실제로 전북특별자치도의원 선거는 40석 가운데 25석이 민주당 후보가 무투표 당선된 상황이었다.
김 후보의 '맹활약'이 아니었다면 민주당은 이번에도 전북에서 싹쓸이할 것으로 미리 짐작하고 전북을 ‘민주당의 거수기’ 정도로 여겨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또 한 가지 결정적 역할은 바람직한 지방자치의 실현을 위해서는 ‘민주당 일당독주체제’가 붕괴가 절실하다고들 말은 많았지만, 분명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런데 그토록 어렵다는 일을 무소속 김관영 후보는 단칼에 해냈다. 이 점은 높이 평가받아 마땅한 일이다.
김 후보를 지지한 많은 전북의 유권자들 역시 이같은 점에 공감하며 김 후보를 열성(?)적으로 지지했을 것이다.
민주당은 이번 김 후보가 일으킨 파란을 ‘반면교사’ 하지 않으면 조만간 전북에서 민주당의 수명이 다할 것이라는 점을 뼈아프게 새겨야 할 것이다.
민주당 후보와 민주당에서 이탈한 후보로 인해 편이 갈라진 전북도민들 사이에서는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으려고 하는 ‘확증편향’적 증세가 심해졌고 상대편에 대한 적개심을 보이기까지 했다.
민주당 전북도지사 공천 이전까지는 한 우산 아래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당원들은 물론 유권자들 역시 지지 후보가 갈리면서 하루아침에 서로를 적으로 여기며 ‘갈등과 반목’으로 치달았다.
여기에는 전북을 ‘화수분’으로 여기며 지난 수 십년 동안 안주해 온 민주당의 나태함과 안일함도 한 몫을 했다.
김관영 후보의 말처럼 “전북도민이 현명하게 도지사를 선택”하면서 선거는 막을 내렸으나, 휴유증은 쉽게 가라앉지 못할 것으로 우려된다.
<프레시안>은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드러난 ‘전북정치의 현주소’를 낱낱이 들여다보려고 한다. 전북의 정치가 과연 지역주민의 삶의 애환을 공감하며 주민의 살림살이가 나아지도록 역할을 하고 있는지, 아니면 지방자치 35년이 지나면서 선거를 통해 선출되는 단체장과 지방 의원들이 또 하나의 권력기관 행세를 하며, 선거만 끝나면 그들은 권력의 달콤함을 즐기며 주민을 머슴 따위로 부려 먹고 있지는 않는지 진단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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