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서서히 기울며 붉은 노을이 익산 황등 들녘을 물들이기 시작한 지난달 30일 저녁, 논둑길을 따라 천천히 노랑배청개구리를 찾기 위한 발걸음이 이어졌다. 우리나라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생명, 노랑배청개구리를 찾기 위한 생태 탐사였다.
전북특별자치도자연환경연수원과 희망연대가 공동 주관한 '노랑배청개구리 현장탐사'가 이날 익산시 황등면 일대에서 열렸다. 익산 시민과학자와 자연환경연수원 직원, 일반 참가자 등 60여 명이 함께한 이번 탐사는 사라져가는 논습지 생태계를 직접 체험하고 기록하는 뜻 깊은 시간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저녁 노을이 내려앉은 논 둑길을 걸으며 노랑배청개구리를 관찰했다. 현장에서는 생태활동가인 유상홍 강사가 직접 설명에 나서 이 작은 양서류가 논 습지 생태계의 건강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종이라는 점을 소개했다.
노랑배청개구리는 학명 Dryophytes flaviventris로 불리는 대한민국 고유종이다. 익산과 충남 부여, 논산 등 금강 유역 일부 지역에만 서식하는 매우 희귀한 종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수원청개구리와 같은 종으로 알려졌지만 연구 결과 유전적·형태적 차이가 확인되면서 2020년 독립된 종으로 공식 등재됐다. 학계에서는 약 97만 년 전 수원청개구리와 분리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서식지가 매우 제한적인 데다 다른 청개구리 종과의 교잡 위험까지 있어 사실상 멸종위기 수준에 놓여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탐사를 이끈 유상홍 전북특별자치도자연환경연수원 위촉강사는 2013년부터 익산지역 생물탐사를 이어오며 수원청개구리 최남단 서식지를 발견했고, 이후 익산에 서식하는 개체가 노랑배청개구리임을 밝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유 강사는 "노랑배청개구리는 성장과 번식, 월동까지 모두 논 습지에서 이뤄진다"며 "충분한 규모의 논 습지를 보전하고 친환경 농법을 확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희망연대 원경 팀장은 "이번 탐사는 시민들이 직접 자연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시민과학 활동을 통해 생물다양성의 가치를 체감하는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생태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의 소중한 자연자산을 발굴하고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무주군 안성면 칠연계곡에 위치한 전북특별자치도자연환경연수원은 1986년 개원한 환경교육 전문기관으로, 학생과 시민들을 대상으로 생물다양성 보전과 생태 감수성 향상을 위한 다양한 환경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