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또 타코? 이란에 "강력한 타격" 발언 하루 만에 "예정된 공격 보류"

로이터 "내일 공격? 전쟁 재개 여부 확인할 수 없어"…NYT "미국인 64%, 이란과 전쟁 잘못된 결정"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정상회담 이후에도 이란 문제와 관련해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해 공격 위협을 한지 하루만에 돌연 이란에 대한 공격을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18일(이하 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의 본인 계정을 통해 "카타르의 국왕 타밈 빈 하마드 알 사니,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세자 모하메드 빈 살만 알 사우드, 그리고 아랍에미리트 대통령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이 현재 진지한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전해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들은 미국뿐만 아니라 중동과 그 밖의 모든 국가들이 매우 만족할 만한 합의가 이루어질 것이라면서, 내일로 예정되어 있던 이란 이슬람 공화국에 대한 군사 공격을 보류해 달라고 요청해 왔다"라며 "이 합의에는 무엇보다도 '이란의 핵무기 보유 금지'가 포함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위에 언급한 지도자들에 대한 존중의 뜻으로 피트 헤그세스 전쟁장관, 댄 케인 합참의장, 그리고 미군에 내일 예정됐던 이란 공격을 실행하지 않을 것을 지시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동시에, 수용 가능한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즉각적으로 전면적이고 대규모의 이란 공격을 개시할 준비를 갖추라고 추가 지시했다"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란과 협상 상황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진전"이 있지만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우리는 과거에도 합의에 거의 근접했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지만, 결국 무산된 적이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르다"라고 말했다고 영국 공영방송 BBC가 전했다.

그는 이란과 합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만약 이란을 무자비하게 폭격하지 않고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면 매우 기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의료비 부담 관련 행사에 참석했다. ⓒAFP=연합뉴스

앞서 13~15일 베이징에서 열린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에서 이란 문제의 출구전략을 마련하지 못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인 17일 트루스소셜에 "이란에 시간이 촉박하다. 그들은 빨리 움직이는 게 나을 거다. 아니면 그들에게 아무 것도 남지 않을 것"이라며 "시간이 핵심!"이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매체 <악시오스>에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서 이란 정권이 지금보다 더 나은 새로운 제안을 하지 않을 경우 이란에 "훨씬 강력한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실제 <뉴욕타임스> 등 미 언론들은 미국의 공격 재개 가능성을 보도하기도 했다. 또 이스라엘 채널 12는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전투를 준비 중이며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다만 <로이터>는 18일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내일 예정됐던 군사 공격"과 관련해 "이전에 그러한 공격이 발표된 적이 없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재개하는 준비가 진행됐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오히려 통신은 미국이 이란에 완화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통신은 이란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우라늄 농축을 둘러싼 논쟁적인 문제들은 추후 회담으로 미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미국이 해외 은행에 동결된 이란 자금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수백억 달러의 자금을 해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미국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감독 하에 이란의 평화적 핵 활동 일부를 계속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데 더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이란에 대한 석유 제재를 유예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익명을 요구한 한 미국 관리는 이러한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변덕을 두고 악화되고 있는 이란 전쟁에 대한 여론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뉴욕타임스>와 시에나대학교가 지난 11일~15일 미 등록유권자 1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64%는 이란과 전쟁을 시작한 것이 잘못된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 수행 지지율은 37%로 나타났다.

미군이 이란에 대한 군사 재개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익명을 요구한 한 미군 관계자를 인용해 이란은 미국의 폭격으로 탄도 미사일 기지들이 손실을 입었으나 완전히 파괴되지는 않았다면서, 상당수의 이란 기지가 복구됐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란이 러시아의 도움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미군 전투기와 폭격기의 비행 궤적을 분석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달 F-15E 전투기 격추와 F-35 전투기 피격 사건을 언급하며, 미국의 비행 전술이 너무 예측 가능해져서 이란이 더욱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게 되었다고 짚었다.

또 미국의 공격으로 이란의 지도자와 군 지휘관이 사망했지만 오히려 이것이 이란을 회복력이 강한 적으로 만들게 됐다면서 이란이 남은 무기들을 재배치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효과적으로 봉쇄하거나 인접 걸프 국가의 에너지 시설 공격, 미군 항공기에 대한 위협 등의 방식을 활용해 미국에 성공적으로 저항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됐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남북관계 및 국제적 사안들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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