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안호영·김관영의 '공정과 상식' 의기투합은 '정책연대 시즌 2'?

더불어민주당 경선 갈등의 후폭풍이 전북 정치판을 여전히 흔들고 있다. 관심이 가는 대목은 최근 SNS를 통해 내놓는 메시지의 의미가 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두 사람이다.

한 사람은 '현금살포 의혹'으로 민주당에서 제명된 뒤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 김관영 전 전북지사이고, 다른 한 사람은 '경선 불복 논란' 속에 단식 투쟁까지 벌였던 민주당 안호영 의원이다.

두 사람은 서로 함께 할 수 없는 위치에 서 있지만, 최근 내놓는 메시지의 핵심 단어는 거의 같다. "공정과 상식”, "도민의 마음", "민주당의 성찰"이다.

겉으로 보면 민주당 지도부를 향한 경고와 함께 경선 과정의 문제를 비판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전북 도민들이 이 두 정치인을 바라보는 시선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무엇보다 김관영 후보가 꺼내 드는 "공정과 상식"이라는 표현은 많은 도민들에게 선뜻 설득력 있게 다가가지 않는다. 김 후보는 현재 대리운전비 명목의 현금 제공 의혹으로 공직선거법 위반 수사를 받고 있으며 민주당은 이 사안을 이유로 김 후보를 제명했다.

즉, 당이 보기에는 단순한 정치적 갈등이 아니라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한 중대한 사안이었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김 후보는 자신에 대한 제명 조치와 수사를 "불공정한 기준 적용" 프레임으로 전환시키며, 오히려 자신을 '공정과 상식의 상징'처럼 포장하려 한다.

여기에 민주당 안호영 의원의 주장에 적극 공감 의사를 밝히며 민주당의 '사당화'와 '원팀 연출'을 비판하면서 도민의 상처를 이야기하지만, 정작 자신에게 제기된 선거법 위반 의혹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나 책임 인식은 찾아보기 어렵다.

더욱 미묘한 것은 안호영 의원의 행보다. 경선 과정에 김관영 무소속 후보와 정책연대를 얘기했던 안 의원은 경선 패배 이후 재감찰 요구와 단식 투쟁으로 민주당 지도부를 압박했다.

이후 민주당 선대위에 합류하면서 갈등이 봉합되는 듯했지만, 최근 메시지에서는 다시 "무너진 공정과 상식"을 거론하며 지도부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무소속 김 후보는 여기에 맞장구를 치며 안 의원과의 끈끈한(?)관계를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문제는 이런 메시지가 결과적으로 누구에게 가장 유리하게 작동하느냐 일 것이다. 안 의원의 발언은 민주당 내부를 향한 비판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정치적 효과만 놓고 보면 무소속 김관영 후보의 논리를 뒷받침하는 모양새에 더 가깝다. 실제로 김 후보는 안 의원의 메시지를 거의 기다렸다는 듯 받아쓰며 "공정과 상식이 승리하는 선거"를 강조하고 나섰다.

민주당 내부 갈등의 언어가 무소속 후보의 선거 전략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장면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사실상 민주당과 무소속 후보의 "정책연대 시즌2"가 아니냐는 시선도 나온다. 경선 과정에서 제기됐던 연대설이 형태만 달라졌을 뿐 메시지 공조 방식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물론 민주당 지도부의 경선 관리와 갈등 수습 과정이 완벽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경선 이후 충분한 설명과 설득, 패배한 측에 대한 정치적 포용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가능하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경선 불복성 메시지가 반복되고, 당 소속 현역 의원이 사실상 무소속 후보 논리에 힘을 실어주는 상황까지 정당화되기는 어렵다.

특히 안 의원이 강조한 청년 문제 역시 정치권 전체가 돌아봐야 할 대목이지만, 그것이 곧바로 경선 결과 자체의 정당성을 흔드는 명분으로 연결될 수는 없다. 민주정당에서 경선은 치열할 수 있지만, 결과에 대한 승복 역시 정치적 책임의 일부다.

결국 지금 전북 정치에서 도민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누가 더 억울한가"가 아니다. 공정과 상식을 말하는 정치인들이 과연 자기 자신에게도 같은 잣대를 적용하고 있느냐는 점이다.

자신은 선거법 위반 의혹으로 수사를 받으면서도 공정을 말하고, 당의 결정에 승복하지 않으면서도 상식을 말하는 정치가 과연 얼마나 도민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까.

정치는 명분의 언어로 움직이지만, 민심은 결국 태도와 책임을 본다. 지금 전북도민들이 피로감을 느끼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는지 모른다.

▲ⓒ김관영 후보 .안호영 의원 SNS

최인

전북취재본부 최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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