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군 쳐들어온다" 방송자 만난 李대통령 "제가 12.3 때 따라했다"

옛 전남도청 찾아 5.18 흔적 돌아보고 피해자들 위로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5.18 민주화운동 46주년을 맞아 광주시민들 최후의 항쟁지였던 옛 전남도청을 방문해 항거의 자취들을 살폈다. 역사교육 공간으로 개관한 옛 전남도청은 계엄군 탄흔 등 1980년 5.18 당시의 모습을 복원한 곳이다.

특히 이 대통령은 1980년 5월 27일 새벽 가두 방송을 통해 "광주시민 여러분, 지금 계엄군이 쳐들어 오고 있습니다. 모두 도청으로 나오셔서 학생, 시민들을 살려주십시오"라고 호소했던 박영순 씨를 만나 당시 상황을 듣고 위로했다.

박 씨는 "얼마나 이날을 기다렸는지 모른다"며 울먹이고 "(당시) 계엄군이 도청 안을 다 에워쌌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때 정말 너무너무 떨렸다. '이제는 죽었구나' (생각했다)"면서 "학생이니 살려달라고 했지만 무자비한 구타로 뒷머리를 맞아 가지고 끌려간 곳이 군보안대였다"고 회고했다.

또 "이틀 간 물 한 모금, 화장실을 한 번도 가지 못 하고 한 달 동안 고문을 받다가 쓰러져서 병원으로 가게 됐다"고 돌아보고, 이 대통령에게 직접 쓴 편지를 건네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울먹이는 그를 안아주고 "제가 12월 3일에 이 방송을 따라 똑같이 했다. 힘내십시오"라며 어깨를 토닥였다.

이어 이 대통령은기획전시실을 찾아 시민군 투사회보와 외신기자 기록물, 희생자와 유가족의 기억이 담긴 자료들을 살펴보고, 5.18 당시 행방불명된 아들의 유해를 2002년 DNA 검사를 통해 확인한 이근례 씨가 눈물을 멈추지 못하자 다독이기도 했다.

안귀령 부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계엄군 진압 당시 남겨진 탄흔과 당시 모습 그대로 복원된 공간을 살펴보며 시민들이 혼란 속에서도 자치와 연대로 민주주의를 지켜낸 역사를 되새겼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 부부는 이어 광주 남광주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현장 소통 행보를 가졌다고 안 부대변인은 전했다. 한 상인은 "어머니가 5.18 당시 시민들에게 주먹밥과 보리차를 만들어 주셨다"며 "오늘 대통령을 보셨으면 정말 좋아하셨을 것"이라고 했고, 이에 이 대통령은 감사의 뜻을 밝혔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시장 내 식당에서 상인회장과 점심 식사를 하며 점포 운영 상황과 상권 분위기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등 지역 민생경제 상황을 살폈다고 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광주 옛 전남도청 시민군 상황실 재현공간에서 5·18 당시 마지막 새벽 방송을 했던 박영순 씨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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