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2선 후퇴” 외쳤지만…괜스레 모양새만 구긴 주광덕 남양주시장 후보 “출마한다”

새천년민주당으로 정치 시작했으나 탈당 후 보수 쪽으로…검사 출신 정치인, ‘조국 저격수’로 불리기도…앞으로의 운명은?

“장동혁 대표 2선 후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후보 등록 포기”를 외친 게 지난 11일이었다.

주광덕 국민의힘 남양주시장 후보는 11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동혁 대표, 2선 후퇴하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어서 주 후보는 “오늘 이 자리에서 저의 정치적 생명을 걸고 말씀드린다. 지금 이 순간 너무나 절실한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저는 이번 선거에서 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일반 대중들의 여론은 각기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 “보수 쪽에서도 올바른 말을 하는 결기 있는 정치인이 있구나”라는 긍정적인 반응이 있는가 하면 “배신자, 당을 떠나라”는 조롱 섞인 비난도 존재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내부 기류는 일반 여론과는 사뭇 달랐다. ‘제2‧제3의 주광덕 나올 것’이라는 일부 예상과 달리 국민의힘은 조용했다. 주광덕 후보의 의견에 동조하며 힘을 실어주는 다른 후보는 나타나지 않았다. 인접한 구리시의 같은 당 소속 백경현 구리시장은 “주 후보의 주장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구리시는 남양주와 다르다”며 확실하게 선을 긋기도 했다.

국민의힘에서 공식적인 반응이 나온 것은 주 후보가 기자회견을 가진 다음날인 12일이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주 후보에게 출석을 요청한 것이다. 장동혁 대표의 공식적인 반응도 없는 상태에서 공관위가 출석을 요구했다는 것은 외견상으로는 ‘주 후보의 의견을 들어보겠다’라는 의미처럼 보였지만 실상은 ‘후보 교체 가능하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 분명해보였다.

산전수전 다 겪은 주 후보가 이를 눈치채지 못했을 리가 없었다. 주 후보는 “공관위는 공천을 취소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새로운 공천을 만들 수 있는 권한을 가진 기구인데 출석 요청하는 건 잘못된 처사”라며 최고위회의에서 부르면 가겠지만 공관위에는 가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때 이미 꼬리를 내린 형국이 되고 말았다. 기 싸움에서 밀린 것이 분명해보였다.

결국 이 모든 해프닝(?)은 14일, ‘찻잔 속의 태풍’처럼 초라하게 막을 내렸다.

국민의힘 주광덕 남양주시장 후보가 14일, 배수진을 쳤던 발걸음을 돌려 후보 등록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주 후보는 “남양주시민 여러분께서 저를 다시 불러주셨습니다. 그 부름을 무겁게 받들겠다”며 “진정한 시민 후보 주광덕은 오직 시민만 바라보고 가겠다”는 각오를 밝혔지만 처음 기자회견에서 힘차게 기세를 올렸던 모습에 비하면 옹색하고 초라하다는 평가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의 정치 관계자들은 “주 후보가 이제까지 정치 여정과는 다르게, 너무 어정쩡한 태도를 취했다”며 아쉬움을 나타내는 분위기다. 주광덕 후보의 정치 이력을 돌아보면 왜 이러한 반응이 나오는지 이해할 수 있다.

주광덕 후보는 지난 2004년, 새천년민주당의 인재 영입을 통해 정치계로 들어온 검사 출신 인사였다. 지금은 보수계열 정치인이지만 그 시작은 달랐다는 뜻이다. 그의 정계 입문은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창당한 새천년민주당의 ‘젊은 피 수혈’ 케이스였다. 이후 2004년 4월,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에 새천년민주당의 구리시 지역구 후보로 공천받아 출마했지만 당시 한나라당 전용원 후보에게 패하며 낙선했다. 당시 새천년민주당은 열린우리당이 창당하며 분리된 이후 치러진 17대 총선에서 참패한 이후 쇠락의 길을 걸었다.

이를 간파한 주 후보는 제17대 총선에서 낙선한 이후 발 빠르게 새천년민주당을 탈당하고 변호사 활동에 전념하다가 2006년, 이명박 대통령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며 보수 진영인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그리고 2008년 제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구리시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당시 주 후보는 지난 2004년 자신에게 패배를 안겼으며 한나라당 현직 당협위원장이었던 전용원 후보를 밀어내고 공천을 받아 크게 주목 받았다. 또한 현재 국회의원인 윤호중 장관을 물리친 것도 18대 총선이었다.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새누리당 후보로 다시 구리시에서 출마했으나 민주통합당 윤호중 후보에 밀려 패배했다. 이후 2013년부터 2014년까지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정무비서관을 역임하며 기회를 노리고 있다가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남양주시 병 선거구로 지역을 바꿔 출마해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후보를 꺾고 당선돼 정치적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2019년에는 당시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각종 논란 및 의혹을 제기하면서 큰 관심을 받아 ‘조국 저격수’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으나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후보와 맞붙어 패배해 정치적 행보가 멈추고 말았다.

이후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남양주시장 후보로 출마해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후보와의 두 번째 대결에서 승리하며 남양주시장에 당선됐다. 당시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된 윤석열과 동갑이자 사법연수원 동기(23기)라는 점을 적극 부각하는 선거운동을 벌였으며 ‘윤석열의 친구’라는 프레임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처럼 주광덕 국민의힘 남양주시장 후보의 정치 이력을 살펴보면 권력의 이동과 민심의 변화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며 때론 강하게 그리고 때론 조용히 때를 기다리며 호흡을 조절하는 데 능하고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스타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사태는 이러한 주광덕 스타일과는 사뭇 다르다는 것이 세간의 평이다. 장동혁 대표와 대립각을 세웠다면 차라리 끝까지 선명성을 주장하며 당내외에 개혁 의지를 확고하게 각인시켰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결과로 인해 만약 남양주시장 후보에서 배제되는 한이 있더라도 앞으로 있을 총선에서 국회의원으로 다시 도전할 수 있는 명분을 얻음과 동시에 ‘보수정당 개혁의 깃발을 들었던 정치인’으로 유권자들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었다는 게 아쉬움을 표하는 사람들의 논리다.

다시 남양주시장 후보로 출마를 선언한 주광덕 후보이지만 그의 앞길이 그리 밝은 것만은 아니다. 정당 지지도에서 크게 밀리고 있고 남양주시 3명의 국회의원이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사항이이다.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이어졌던 주광덕 후보의 행보가 선거 결과에 어떤 영행을 미칠지 지켜볼 일이다.

▲국민의힘 주광덕 남양주시장 후보가 배수진을 쳤던 발걸음을 돌려 후보 등록을 선언했다.ⓒ주광덕 선거캠프

이도환

경기북부취재본부 이도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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