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당시 언론사 단전·단수를 지시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항소심에서 징역 9년이 선고됐다. 1심에 비해 2년 늘어난 형량이다. 재판부는 언론사 단전·단수는 합법적 비상계엄에서도 위법행위라며 이 전 장관이 스스로 위법한 지시를 따르는 것을 선택했다고 질타했다.
내란전담재판부인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12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위증,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에 대한 항소심 선고기일을 열고 이 전 장관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다.
항소심의 유무죄 판단은 1심과 같다. 재판부는 이 전 장관이 계엄 당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국회 등 봉쇄와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받고, 당시 소방청장에게 '경찰에서 연락이 오면 협력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린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지난해 2월 윤 전 대통령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변론에서 이 전 장관이 '윤 전 대통령에게 단전·단수 지시 문건을 받지도, 소방청에 협조 지시를 하지도 않았다'는 취지로 증언한 것도 위증으로 봤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이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에게 비상계엄 관련 문건을 전달하는 장면을 보지 못했다'고 위증한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이 전 장관이 소방청에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는 혐의도 지시가 이행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죄 판결했다.
양형이유를 밝히며 재판부는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에 대해 "물리적으로 비상계엄을 비판하는 언론을 불가능하게 할 뿐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신체에 중대한 위협을 가하는 것으로 합법적 비상계엄에서도 허용될 수 없는 위법행위"라고 질타했다.
이어 "비상계엄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으로서 국민 안전과 재난 관리 업무를 총괄하는 지위에 있었던 점에 비춰 죄책이나 비난 정도가 매우 무겁다"고 했다.
재판부는 또 "이 사건 비상계엄은 요건을 갖추지 못해 위법성이 명백했고, 피고인도 이를 잘 알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단전·단수 협조 지시를 이행할지 스스로 결정할 지위와 권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결국 위헌·위법한 지시를 따르겠다고 선택했다"고 짚었다.
범행 이후 이 전 장관의 태도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비상계엄 선포를 용인하는 태도를 보이거나 법적 책임을 회피하려는 태도로 일관했다"며 "내란 중요임무 종사의 실체적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위증한 행위의 위법성도 결코 작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 전 장관이 △비상계엄 사전모의에 참여하지 않은 점 △단전·단수를 주도적으로 계획하지 않은 점 △내란의 폭동 행위에 관여한 부분이 크지 않은 점 등을 유리한 양형사유로 제시했다. 처벌 전력이 없는 점은 제한적 양형사유로만 반영했다.
한편 특검은 지난달 22일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이 전 장관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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