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 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28일 종합청문회를 열고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했다. 김 전 회장의 국정조사 청문회 출석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는 지난 14일 청문회에는 불출석했다.
김 전 회장은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과 이재명 대통령 간의 연루 의혹에 대해 "(당시) 이 대통령을 몰랐고 만난 적 없다"고 했다. 그는 동시에 더불어민주당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등이 주장하고 있는 이른바 '연어·술 파티' 의혹에 대해서도 단호히 부인해 눈길을 끌었다.
김성태 "제가 나이가 몇인데…그날 정확히 술 안 먹었다"
김 전 회장은 이날 오후 청문회에서 국민의힘 신동욱 의원이 '연어회 파티라는 기사가 나온 걸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나'라고 묻자 "솔직히 그냥 웃었다"며 "요새 구치소라는 데가 옛날같지 않아서 담배라든가 술, 이런 것은 상상을 못 한다"고 했다.
그는 '쌍방울 직원이 페트병에 소주를 담아와서 식사를 할 때 마셨다고 하는데 사실이냐'고 앞서 이날 오전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이 물었을 때도 "제가 나이가 몇인데 먹는 거 그만 좀 말씀했으면 좋겠다"고 부인하는 취지로 답했다.
그는 "이게 이 일에 무슨 관계인지,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5월 17일날 정확히 술 안 먹었다"며 "커피를 먹었네, 교도관들이 수발을 들었네 하는데 매일매일 조사받으러 가면서 밧줄 꽁꽁 묶이고 수갑차고 가서 무슨 수발을 받느냐"고 했다.
민주당 양부남 의원이 김 전 회장 본인의 당일 접견 녹취록에 '오늘은 중요한 날이다', '소주라도 한 잔 먹고 나서 이야기하면 편할 텐데' 등의 말이 적혀 있다며 진술 신빙성에 이의를 제기하자 김 전 회장은 "양심껏 답변드렸다. 술 안 먹었는데 먹었다고 할 수 없지 않으냐. 의원님, 술 안 먹었다"고 재차 부인했다. 그러면서 "제가 구속돼 있으니까 소주 먹고 싶다는 말을 한두 번 했겠느냐"고 반박했다.
'술파티' 당시 법인카드로 소주를 구입한 장본인으로 지목된 김 전 회장의 비서 박상웅 씨도 이날 국정조사 증인으로 나와 "(소주는) 제가 개인적으로 먹으려고 샀다"며 "제가 그날 제가 먹으려고 소주를 법인카드로 사지 않았다면 이 사건에 대해 어떤 판결·결과가 나올지 모르겠지만 저의 부도덕한 행위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해서 가슴이 아프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박 씨는 오히려 이화영 전 부지사 등의 '술파티' 주장에 대해 "이 전 부지사께서 처음에 연어 파티, 소주 파티를 7월이라고 하셨고 나중에는 6월말, 6월 중순, 7월초로 수도 없이 바뀌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당시 박상용 검사와 함께 일했던 수원지검 이진하 수사관도 증인으로 출석해 "2023년 5월 연어회덮밥을 제가 당직실에서 받아왔던 것 같다"면서도 "제가 기억하는 것은 분명히 휴일이었는데 5월 17일은 수요일인 것으로 나와 있다. 평일에 저녁 조사는 한 적이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사실관계가 명확치 않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김 전 회장은 다만 '연어·술 파티'는 없었다고 하면서도, 검찰이나 윤석열 정부 인사들의 압박 때문에 일부 진술을 바꿨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 양부남 의원이 "2023년 1월 17일 귀국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나는 이재명을 모른다. 이재명과 쌍방울은 아무 관련이 없다'고 답변을 했는데 14일이 지난 1월 31일에 '스마트팜 비용은 경기도 방북 비용 대납'이라고 진술했다. 갑자기 왜 바뀐 것이냐"고 묻자, "그 당시 여당이었던 분들이 많은 회유나 제의 같은 게 있었다", "윤석열의 검사들 때문에 제 인생이 초토화가 됐다"고 했다.
그는 "(태국에서) 제가 중국 사람 전화를 빌려서 KBS와 인터뷰를 한 것은 제가 워낙 존경했었고 많이 지지했던 분이 문제가 될까 봐 제가 선제적으로 했던 것"이라며 "막상 구치소에 와보니 '다음주에 10명, 그 다음주에는 대북송금 관련 전원 다 구속시키겠다'고 하고 친동생과 동료들 열몇 명이 구치소에 있더라. 아버지가 자식들 배고프면 눈에 보이겠나"라고 주변에 대한 압박 때문에 진술을 바꿨다는 취지로 말했다.
김성태 "李대통령 만난 적 없어…존경하는 '그분'께 누가 돼 죄송"
김 전 회장은 이른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의 본 내용에 대해서는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대체로 진술을 거부했고, 다만 이 대통령의 연루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왜 갑자기 나왔나. 민주당의 설득이나 회유가 있었나'라고 묻자 그는 "그런 사실 없다"고 했다.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의 방북 비용을 대납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지금 재판 중이기 때문에 답변을 못 한다"고 했다. 다음은 이에 이어진 윤 의원과 김 전 회장의 대화 일부.
윤상현 : 그러면 왜 나오셨어요?
김성태 : 나오라니까 나오지 않습니까?
윤상현 : 그러면 이재명 지사 만난 적 없죠?
김성태 : 없습니다.
윤상현 : 이재명 지사하고 통화 몇 번 했죠?
김성태 : 재판 중이기 때문에…(답변 못 한다).
그는 '필리핀에서 북한 대남책 리호남을 만났느냐', '북한에 보낸 돈의 성격이 주가조작을 위한 것이냐' 등의 질문에도 재판 중이라는 이유로 답을 피했다.
그는 과거 자신이 '이재명 대표에게 돈을 진짜 줬으면 줬다고 하고 싶다', '검사들이 악마 같다'고 말한 것이 언론에 보도된 데 대해 민주당 이용우 의원이 당시 발언의 취지를 묻자 "그 당시 그 안에 있다 보면 검사들한테 좋은 감정이…. 악감정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렇게 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또 "제가 정말 존경했던 분, 지지했던 분이 계셨는데 못난 저 때문에 누가 되어서 그 부분은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이 대통령을 간접 언급한 것으로 해석됐다.
그는 민주당 김동아 의원이 '검찰의 목표가 누구였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저나 KH 배상윤 회장을 잡으려고 검사들을 투입하고 그 많은 사람들을 구속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면서 "성함을 말씀드리는 건 좀 그렇고 '그분'이라고 하겠다"고 했다.
김 전 회장은 자신을 수사했던 이윤환 검사와 청문회장에서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김 전 회장은 "(이 검사가) 제 동생 남편(김태헌 전 쌍방울 재경본부장)이 바람을 피운다고 해서, 그것 때문에 시비 붙어서 저희 집과는 절연한 상태다", "한 가정을 파탄냈다. 여동생 오빠한테 그 남편이 바람피운다고 얘기하면 그 집이 온전하겠느냐"고 범죄사실과 무관한 얘기로 자신과 가족들을 괴롭혔다고 주장했다.
이 검사는 이에 "당시 태국으로 도피했던 김성태·김태헌·양성길 등의 '황제 도피' 의혹이 언론에 보도되고 국내 유흥업소 종사자까지 생일파티에 불렀다는 내용도 있었다. 범인 도피, 조력 등 내용은 양형 사유로 참작이 되기 때문에 태국에서 압송돼온 피의자에게 검사로서 질문하지 않을 수 없는 내용"이라고 일축했다.
김 전 회장이 "완벽한 위증", "참 뻔뻔하다"며 "저를 추가기소할 때 (내가) '왜 우리 가족을 건드리냐. 김태헌을 왜 건드리냐'고 했더니 저한테 '김태헌이 태국에서 바람피운 거 알고 있느냐'고 얘기했지 않나"라고 재차 반발하자, 이 검사는 "조사하면서 그런 내용이 나올 수 있는데 태국에 도피해 있는 사람의 황제도피 의혹이어서 그런 내용을 확인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다"며 "어느 검사가 제 자리에 있었어도 똑같이 수사했을 것"이라고 재반박했다.
검찰 속기사 "'재창이형'으로 들려"…여야, 김성태 사전접촉 의혹 공방
이날 청문회에는 이른바 검찰의 '대장동 2기 수사팀'에서 일했던 속기사도 신상 비공개 조치 후 증인으로 출석했다. 수사팀이 정영학 전 회계사 녹취록에 등장하는 '재창이형'을 '실장님(정진상 전 실장)'으로 둔갑시켜 이 대통령을 엮으려 했다는 의혹 규명을 위해서였다.
이 속기사는 민주당 청문위원이 틀어준 녹취록 음성을 들은 후 "지금 듣기로는 '재창이형'이라고 들린다"면서도 "그런데 '재창이형'이라는 단어를, 저희가 보통 수사기록이나 내용을 모르는 상태로 (속기록) 작성을 하니까. 잘 모르겠다"고만 했다.
이 속기사는 '들리는 대로 속기록을 작성했다면 '재창이형'이라고 쓰였을 것이 왜 '실장님'으로 기재됐느냐'는 질문에 "일단 저희가 녹취록을 작성할 때 그냥 음성파일을 받아서 작성하는 것이어서 뭐가 어떻게 바뀌었는지는 저도 잘 모른다"며 "(수정 지시 등은) 특별히 기억나는 건 없다"고 했다.
이 속기사는 "음성파일을 받으면 제가 작성해서 제출하고, 수정 요청은 그렇게 많이 들어오지는 않고 정말 가끔 들어왔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하며,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4~5년 전에 작성된 걸로 알고 있는데 전혀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
여야는 이날 청문회 내내 상대 당을 상대로 '핵심 증인인 김성태 전 회장을 사전에 접촉하려 했다'는 의혹을 서로 제기하며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오전 청문회 시작 직후 국민의힘 의원들이 먼저 "조금 전에 김성태 증인이 서영교 위원장 방에 들어갔다는 게 맞느냐"(김형동), "위원장실 앞 CCTV를 확인해 보자"고 한 게 시작이었다.
서 위원장은 어이없다는 듯이 웃으며 "저는 본 적이 없다", "판을 이상하게 흔드려고 작정했느냐"고 일축, 사과를 요구했다. 민주당·조국혁신당 다른 의원들도 '9시 17분경부터 위원장실에서 사전회의를 했지만 김 전 회장은 그 방에 오지 않았다'고 증언하며 부인했다.
김 전 회장 본인도 "(그곳이) 위원장실인가는 잘 모르겠고, 오늘 여기 와서 옆에 물마시는 데 들어갔다 왔다"고 했다. 나경원 의원이 '위원장실에 들어갔다 나온 건 맞지 않나'라고 추궁하자 김 전 회장은 "위원장실은 아닌 것 같다. 여기 오른쪽에 잠깐 들어가서 정수기 물 한 잔 먹고 나왔다"고 했다.
오후에는 거꾸로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김 전 회장이 자주 가는 곳이라는 술집 사진을 제시하며, 청문회 전날 밤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곳에서 김 전 회장과 접촉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서울 압구정동 인근의 한 술집 사진을 보여주며 김 전 회장에게 보여주며 "여기에 국민의힘 의원 5명이 가서 김 전 회장을 어젯밤에 만나려고 했다고 한다"고 했다.
김 전 회장은 이에 "어제 저기서 지인들과 소주를 마셨다"고 술집에 간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국민의힘 의원들은) 아무도 없었다. 오늘 처음 뵈었다"고 접촉 의혹은 부인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