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군인과 정착민이 요르단간 서안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주민을 몰아내기 위해 성폭력을 자행하고 있고, 이로 인해 팔레스타인 주민의 이주와 미성년 여성의 조혼이 늘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가디언>은 21일(현지시간) 국제 인도주의 단체로 구성된 '서안지구 보호 컨소시엄'(West Bank Protection Consortium)이 발간한 보고서를 인용하며 이 같이 밝혔다.
컨소시엄 연구원들은 지난 3년 동안 발생한 16건의 성폭력 사례를 기록해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스라엘이 점령한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전역에서 한 83건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한 것이었다. 연구원들은 생존자들이 직면하는 수치심과 사회적 낙인으로 인해 실제보다 적게 보고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했다.
이스라엘 군인들이 가한 성폭력의 사례는 강제 나체 노출, 고통스러운 신체 검사, 미성년자 등 앞에서 성기를 노출하게 하는 행위 등이었다. 소변을 보게 하는 행위, 결박되거나 옷이 벗겨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굴욕적인 사진을 찍고 유포하는 행위, 야외 변소를 이용한 여성에 대한 스토킹 등도 있었다.
남성도 성폭력 표적이 됐다. 보고서에는 이스라엘 정착민들이 29세 팔레스타인 남성을 발가벗기고 성기에 케이블 타이를 묶은 뒤 주민과 국제 활동가들이 보는 앞에서 그를 폭행했다는 증언이 담겨 있다.
팔레스타인 여성들은 이스라엘인과 접촉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학교를 그만두고 일을 중단했다. 또한 인터뷰에 응한 가족 중 최소 6가구가 15~17세 사이 여성들 보호하기 위해 조혼을 주선했다.
연구원들은 조사 가구 3분의 2 이상이 성희롱 등 여성과 아동에 대한 폭력이 결정적인 계기가 돼 이주를 결심했다고 했다. "참가자들은 여성과 소녀들이 (성적) 굴욕을 견디는 모습을 지켜보며 다음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가늠해야 했다고 이야기했다"고도 했다.
전문가들은 팔테스타인 주민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이 증가하는 이유는 '이스라엘이 성폭력을 자행한 이스라엘인의 처벌을 원치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최근 이스라엘 군인들이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강간하는 장면이 촬영됐는데도 이스라엘이 이들에 대한 기소를 취하하기로 결정한 사례 등을 들었다.
'인권을 위한 의사회-이스라엘'에서 이스라엘이 점령한 팔레스타인 영토 부서 책임자를 맡고 있는 밀레나 안사리도 "이스라엘 고위 공무원들이 매우 상세히 기록된, 가장 세간의 이목을 끄는 사건조차 기소하지 않기로 결정함으로써 성폭력을 자행하는 데 초록불을 켜주고 있다"며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성적 공격을 용인하는 문화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군인들에 의한 성적 학대 혐의에 관한 <가디언>의 질문에 응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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