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CU 화물노동자 사망은 자본·정부 공동책임…총력 투쟁 나설 것"

"엎드려 사죄하고 진상규명해야"…화물연대, 경남경찰청장 면담 요청도

원청 교섭 촉구를 위해 열린 CU 진주물류센터 집회 현장에서 화물노동자가 대체 차량에 치여 사망한 가운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정부와 사측의 책임을 묻는 총력 투쟁을 예고했다.

민주노총은 21일 서울 강남구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정부가 나서라"며 이 같이 밝혔다. BGF리테일은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회사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사망한 화물연대 조합원 A 씨를 추모하며 "한 달에 320시간을 넘겨 일하던 노동자들이 유일하게 요구한 것은 대화이고 교섭이었다. 직접 만나서 대화하자고 요구한 것이 죽어야 할 이유냐"고 성토했다.

이어 사망한 조합원은 "자본을 위해 노동자들을 몰아붙이는 공권력의 비호 하에 희생됐다. 그래서 죽음의 책임은 자본과 정부 모두에게 있다"며 "민주노총은 정부와 자본에 책임을 묻고, 화물노동자의 정당한 교섭 요구 관철을 위해 총력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노동부가 화물노동자는 개인사업자이기 때문에 이번 일은 개정 노조법에 따른 "원·하청 교섭문제를 넘어선 상황"이며 개인사업자 등이 "단결해 대화를 요구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지 못한 것이 근본 원인"이라는 입장을 낸 데 대해서도 양 위원장은 "틀렸다"고 주장했다.

양 위원장은 이번 사건의 근본 원인은 "노란봉투법(개정 노조법)을 만들 때 사용자 정의 뿐만 아니라 노동자 정의를 바꾸고자 했던 특수고용노동자·플랫폼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듣지 않은 결과"라고 지적했다. 앞서 노동계는 원하청 교섭을 가능하게 하는 노조법 개정이 추진될 당시 화물노동자 등 특수고용노동자·플랫폼노동자도 근로자로 추정하는 조항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

그는 이어 "노동자임에도 노동자 지위를 보장받지 못해 다단계 하도급의 먹이사슬 맨 아래에서 고통받는 노동자들의 절규를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원청인 BGF리테일을 향해서도 이번 사건에 대해 석고대죄하고 즉시 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김진희 민주노총 경기도본부장은 "원청은 투쟁을 시작한 노동자들에게 선별적으로 물량을 줄여 수입을 반토막 냈고, 계약 해지 협박으로 노조 탈퇴를 강요했다"며 "화물노동자들을 파업으로 내몬 것은 구시대적 노조 탄압과 혐오"라고 주장했다.

이어 "오늘 이 참사는 예고된 살인"이라며 "원청과 경찰은 엎드려서 사죄하고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해 관련자들을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했다.

사망사건이 일어난 진주를 관할로 둔 경남경찰청 앞에서도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경찰 규탄 기자회견과 집회를 열고 경남경찰청장 면담을 요구했다. 조합원 40여 명이 청사 진입을 시도한 일도 있었다.

이태환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서 우리 노동자들의 미래가 장밋빛일 거라고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최소한 이렇게 싸우다가 노동자가 죽은 일은 없어야 했다"며 "정부가 이 사태를 즉각 해결하지 않는다면 (싸움은) 민주노총 전 조합원의 투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엄길용 공공운수노조위원장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국가가 책임지겠다는 대통령과 국민주권 정부는 도대체 어디 있느냐며 "대화를 거부하고 노조 탄압을 자행한 BGF, 구사대 역할 자행한 경찰을 우리는 결코 좌시하지 않고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전날 오전 10시 30분경 경남 진주 CU진주물류센터 앞에서 열린 'BGF리테일 교섭 촉구' 집회 현장에서 사측이 투입한 대체차량에 화물연대 조합원 3명이 치이는 사고가 일어나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사건 당일 경찰은 사측이 투입한 대체차량 출차에 협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화물연대는 원청인 BGF리테일에 여러 차례에 걸쳐 교섭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이를 거부했다.

▲경남 진주 화물연대 조합원 사상 사고 이틀째인 21일 서울 강남구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 등이 CU 규탄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상혁

프레시안 박상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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