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D-50…李대통령 "금품·관권선거 꿈도 못 꾸게 해야"

"한국, 죄형법정주의 무너져…애매한 규범으로 검찰국가·사법정치화"

이재명 대통령이 흑색선전, 금품선거, 관권선거 등 선거 왜곡 행위와 관련 "꿈도 못 꾸게 철저하게 관리한다는 것을 꼭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14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선거는 민주주의의 기본이라고 할 국민주권을 실현하는 한 과정"이라며 검찰과 경찰에 이같이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주권의 과정이 왜곡되면 안 되지 않나"라며 "정보를 왜곡해서 판단을 흐린다든지, 아니면 돈으로 매수를 한다든지, 중립해야 될 권력이 나서서 선거에 개입해 결과에 영향을 준다든지, 이러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이게 그런 행위자를 잡는 것도 중요한데 그런 게 안 벌어지도록 알리는 게 중요하다"며 "'이런 걸 하면 절대 안 된다', '이거 하면 감옥 가고 선거도 무효고 다 떨어진다', 이걸 잘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최근 경찰의 부정선거 사범 구속 등에 관한 브리핑을 두고도 "그런 걸 다 홍보하고 있는가"라며 "그런 홍보를 좀 잘 해 달라", "평균치 이상의 노력을 기울여서 성과를 낸 경우라면 얘기한대로 포상이나 격려도 좀 하시라"고 당부했다.

이에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언론에 다 제공했다"며 "홍보를 계속하고 있다"고 답했다.

정부는 이날 오후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공명선거 관계장관회의를 열었다. 김 총리는 평년 대비 공명선거 대책회의가 한 달 이상 앞당겨 열린 데 대해 "AI 기술 등에 의한 선거의 혼탁과 혼선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AI 기술 발전으로 가짜뉴스·딥페이크 등 허위정보가 갈수록 교묘해지고 짧은 시간 내 광범위하게 확산되면서 공정한 선거 환경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고 관계기관의 주의를 촉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또 이날 국무회의에서 "형사처벌이 너무 남발돼서 도덕 기준과 형벌 기준이 구별이 안 되는 상황이 돼버렸다"며 "도덕기준, 행정벌 기준, 민사책임 기준, 형벌 기준이 달라야 한다. 형벌은 반드시 필요한 최후 수단으로 절제돼야 한다"고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에게 행정벌·형벌 합리화 추진 관련 보고를 듣고 "행동의 기준엔 여러 가지가 있다. 제재는 없되 비난받는 도덕적 기준, 과태료나 범칙금 등 약간의 제재가 있지만 형벌이라고 할 수 없는 단계, 그러나 형벌은 마지막 단계"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형사처벌이라고 하는 건 그야말로 최고의 비난 수위다. 절대로 반드시 지켜야 되는 규정들"이라며 "그런데 이게 너무 남발이 돼서 도덕 기준과 형벌 기준이 구별이 안 되는 상황이 됐다. 이게 사법국가화, 형벌국가화가 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판단하는 사람들의 권력이 너무 커졌다", "웬만한 건 다 형벌로 처벌할 수 있게 되니까 검찰 수사기관의 권력이 너무 커져서 심지어 '검찰 국가화'됐다는 비난까지 생겼다"며 "(수사·사법기관이) 사법권력을 이용해서 정치를 하는 그런 상황까지 지금 오고 말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드러난 현상들로는 죄형법정주의가 사실상 무너졌다"며 "도덕적 비난 대상이거나, 징계 대상이거나, 행정벌 대상이거나, 민사 배상 책임을 지는 정도의 대상들도 누군가 마음먹기에 따라서 그야말로 엄청난 형벌을 가할 수 있게 돼버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게 가장 원시적인 사회다. 예측 불가능한 사회, 대체 뭐가 죄이고 뭐가 벌인지 알 수 없는 사회, 지금 우리 사회가 그렇게 되고 있다"며 "이런 것들을 이번엔 한 번 정리를 좀 해야겠다"고 당부했다.

정 장관은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지금 규범이 추상적이고 불명확한 게 너무 많다. 대표적인 게 형법이나 상법상의 배임죄, 또 직권남용죄, 명예훼손죄 등"이라며 "철저하게 정비해서 국민들이 피해를 보지 않게 하겠다"고 호응했다.

정 장관은 '수사·사법기관의 권력이 너무 커졌다'는 취지의 이 대통령 발언에도 "애매해도 수사하고 그냥 기소해버리고 법원에 넘기는 그런 행태가 있었다"고 동의를 표했다.

조현 외교통일부 장관도 "유럽 대륙법계에서는 어떻게 해서든지 형벌을 최후의 수단으로 쓰고, 형사처벌 중심의 국가 경영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 행정제도나 그런 것이 있다"며 "좋은 취지인 것 같다"고 했다.

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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