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원로인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이 최근 정부·여당이 추진해온 '사법 3법'에 대해 "헌법 정신에 맞는 건지 한 번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27일 불교방송(BBS) 라디오 <금태섭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헌법상 최고 법원이 대법원이 맞는가"라며 "사실 1987년 헌법개정 때 헌법재판소를 도입하자고 하는데 내가 제일 강력하게 주장했던 사람인데, 그때 헌법재판소를 도입했던 취지는 무슨 헌법재판소가 대법원 위에 있다는 식으로 한 게 아니다. 그러니까 지금 헌법상에 헌법재판소 따로, 대법원 따로, 이렇게 돼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특히 사법3법 중 재판소원제 도입법에 대한 지적인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이 3심 판결을 한 사건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게 한 것은 사실상 헌재에 의한 '4심'을 허용하게 되는 것이라는 지적이 법안 통과 이전부터 있었다.
김 전 위원장은 재판소원제 도입 추진 측에서 '독일 등 유럽 선진국에서도 하고 있는 제도'라고 하고 있는 것을 겨냥해 "독일 같은 나라는 헌법재판소가 최고 재판소니까 그렇다고 치지만 우리는 성격이 다르다"며 "그런데 지금 보면 과연 이것이 헌법에 타당한 건지 안 타당한지 따지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1960년대 뮌스터대학교에서 경제학 석·박사를 한 독일 유학파 출신이다.
김 전 위원장은 정부·여당의 사법 3법 추진이 대법원의 이재명 대통령 선거법 파기환송 판결로 인해 촉발됐다는 분석에 대해 "이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사건을 지금 대법원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이 너무 급속하게 처리를 했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 아니냐"고 동감을 표했다.
그는 다만 "조 대법원장이 단순하게, 세상을 제대로 파악을 못 하고 사실은 법 기술적인 측면에서만 모든 것을 봤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하면서도 "그런데 한 개인의 잘못이라고 생각한 것을 가지고 사법부 전체를 뒤엎는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 대통령 '사법 리스크' 사건의 공소취소를 추진하는 모임이 여당 내에 생기고, 국회에 검찰의 조작기소에 대한 국정조사특위가 구성되는 등의 최근 흐름에 대해 라디오 진행자인 금태섭 전 의원이 "대통령 사법 리스크를 공소취소시키고, 대통령 임기가 끝난 다음에도 재판받거나 처벌받는 일이 없도록 하자는 데 매몰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고 질문하자 "그런 측면이 다분히 있다"고 답했다.
그는 "그런데 내가 보기에는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이 된다고 보지 않는다"며 "대통령이 훌륭한 대통령으로서의 업적을 남기면 그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예를 들어서 지금 공소취소를 했다고 가정을 해도, 어떤 사람이 다음 정권을 잡을지 모르지만 다음 정권에 들어오는 사람이 그때 가서 권력을 가지고 또 지워보려고 하면 얼마든지 가능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이재명 정부 정책, 특히 부동산 등 경제정책 전반을 비판하고 있는 데 대해 "그렇게 지금 정부가 하는 일에 대해 자꾸 쓸데없는 불평만 할 게 아니라, 자기들이 현실을 제대로 볼 것 같으면 '우리는 이걸 이렇게 해 나갈 것이다'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 아니냐. 그걸 못 하면 안 되는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지금 정당이 그런 노력을 안 하고, 극한 투쟁이나 하려고 하고, 자꾸 비난 성명이나 내고. 이것이 지금 우리 정당이 하는 일 아니냐"고 질타했다.
대구시장 공천 갈등 등 국민의힘 내부 상황에 대해서는 "국민의힘의 현재 상황은 더 이상 논의를 할 필요가 없지 않나", "솔직히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 내가 뭐라고 얘기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냉랭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지금 결국 국민의힘은 현 상황대로 지자체 선거를 마치고 나서, 그 결과에 따라서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갈 거냐를 생각해야 한다"며 "지금으로서는 과연 이 정당이 선거를 앞두고 정상적인 정당으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느냐가 굉장히 의심스러운 정당"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이정현 공관위원장이 자기는 좀 특이한 식의 공천을 하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은데, 그것이 과연 국민의힘이 이번에 지자체 선거에서 승리를 가져올 수 있는 공천의 형태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국민의힘 지도부 상황으로 선거를 한다면 결과는 거의 사전 예측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그런데 현 지도부의 생각은 '선거의 결과에 관계없이 이 지도부가 지속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선거에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굉장한 패배를 했을 때 지도부가 지속될 수 있느냐. 불가능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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