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원로도 소장파도 '대구 걱정'…"김부겸 나오면 어려워"

'이정현 공관위'에 쌓이는 우려…김종인 "뭐가 혁신공천이냐", 김용태 "선거에 도움 안 돼"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로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등판할 가능성이 유력 제기되고 있는 데 대해, 국민의힘 안팎에서 잇단 경계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낸 정치 원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20일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부겸 전 총리가 만약 출마를 한다면 그의 당선(가능성)이 비교적 상당히 높다고 점칠 수 있지 않나"라고 전망했다.

김 전 위원장은 "김 전 총리가 아직 출마 의사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에 출마를 하는지 안 하는지 아직은 미지수"라면서도 "2016년 총선에서 김 전 총리가 유일하게 대구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당선됐던 사람"이라고 그의 경쟁력을 높게 봤다.

김 전 위원장은 대구시장 후보 공천을 둘러싼 국민의힘의 혼란상에 대해 "공천이 매끄럽게 끝나지 않으면 국민의힘은 엄청난 갈등 속에 빠질 수밖에 없다"며 "그러면 결국은 선거 결과에 굉장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이 역시 대구시장 선거의 한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공관위'는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현역 다선중진들을 모두 컷오프하고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기업인 출신 초선 최은석 의원 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이에 대해 "현재 이정현 공관위원장이 지금 하는 실력을 보면, 장동혁 대표가 생각하는 것과 비슷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장 대표는 사실 지금까지 '윤 어게인'을 계속 지지했던 사람 아니냐. 그러니까 공천 대상자도 거기에 찬성하는 사람들을 공천하려고 하지 않나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공관위원장이 '혁신 공천'이라고 하는데, 혁신 공천의 정의부터 먼저 내리고서 얘기를 했으면 좋겠다"며 "과거의 사람은 다 제쳐버리고 새로운 얼굴만 내세운다고 혁신 공천이 될 수가 없다. 공천을 받은 사람이 일반 국민이 생각하기에 적합한 사람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인물을 내세웠을 때 혁신 공천이 성공할 수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전 방통위원장 등 옛 친윤(親윤석열) 성향 인사들이 대구시장 공천 물망에 오르내리는 데 대한 우회적 지적으로 풀이된다.

그는 "최근 벌어지고 있는 국민의힘 공천 과정을 보면 당내 불만과 불안만 키우는 공천 과정이 아닌가 본다"며 "뭐가 혁신이냐. 막연하게 이 공관위원장 생각대로 기득권을 배제하고 새로운 인물을 내는 것을 혁신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서 강원도, 충청남도, 대전은 현역 시도지사들을 그대로 공천했는데, 거기는 아무 문제가 없는 곳이냐"며 "일관성이 없으니까 사람들이 혁신 공천에 대해서 회의를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했다.

역시 당 비대위원장을 지낸 소장파 김용태 의원도 이정현 공관위의 '중진의원 배제' 방향에 대해 "주민들께서 기존 국회의원이 단체장으로 오는 걸 바라시는지, 아니면 정치 신인 혹은 기업체에서 활동하셨던 분이 단체장으로 오는 걸 원하시는지는 어디까지나 지역 주민들한테 여쭤보고 결정하는 것"이라며 "그것을 공관위에서 마음대로 재단하는 것 자체가 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그렇게 공관위가 인위적으로 결정했다고 한들, 지금 민주당에서는 대구시장으로 김부겸 전 총리가 등판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현역 국회의원들인 중진들이 배제되면 그 분들이 대구시장 선거를 위해서 정말 뛸까? 저는 안 뛸 거라고 생각한다. 현실적인 상황에서 하시겠지만 감정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에 진정성 있게 돕지는 못하실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의원은 "그렇게 되면 대구시장은 정말 민주당이 가져갈 가능성도 있는데, 공관위가 이런 것까지 고려하고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당 지도부나 공관위의 결정이 과연 지방선거에 도움이 될 것이냐 하는 후보들의 진심어린 걱정이 많다"고 짚었다.

김 의원은 "김 전 총리는 2016년 대구 수성갑에서 당선도 됐었고, 대구시민들이 가지고 있는 인지도나 국무총리로서의 경험을 대구시민들이 굉장히 높게 생각하는 부분도 있다"며 "실제로 김 전 총리가 등판하게 됐을 경우, 지금 같은 공관위의 관리능력이나 당 상황으로 봤을 때 어려운 선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많이들 예측할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이정현 공관위에 대해 "안타깝게도 공관위원장뿐 아니라 당 지도부와 고성국 씨가 커넥션이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당내 많은 의원들이 하고 계신 것 같다"며 "(고 씨가) 이 전 방통위원장과 같이 방송을 하거나 거리를 돌아다니는 것을 보면서 많은 의원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대구 상황과는 별개로, 박형준 부산시장도 자신이 컷오프 대상이 될 뻔했다가 다시 경선 대상으로 지목된 과정에 대해 "실소가 나왔다"며 "현역 단체장이나 유력 후보에 대해 타격을 주는 일을 왜 신중하게 하지 않을까 좀 아쉬움이 있다"고 공관위에 불만을 표했다.

박 시장은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방선거는 경선 원칙이 있고 시스템이 있기 때문에 거기에 따라서 진행을 하면 좋은 인물을 지역 주민들의 의사에 따라서 뽑을 수가 있는데, 그런 과정을 억지로 실패한 총선 공천 방식으로 마구잡이로 자르고 새로운 인물을 원칙도 없이 기준도 없이 들이는 과정이 국민들한테는 대단히 혼란스럽게 보이고 당 지지층에 큰 실망을 주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부겸 전 국무총리(자료사진). ⓒ연합뉴스

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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