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안 담당자의 고백 "대통령실 용산 이전 안했다면 이태원 참사 발생 안했다"

특조위 청문회 첫날…생존자 "구조 10분만 빨랐다면 100명은 살았을 것"

서울 이태원 골목길에서 159명이 사망한 10.29 이태원참사 당시 치안 담당자가 윤석열 정부가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이전하지 않았다면 이런 참사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증언했다.

참사 당시 서울 용산구 치안을 담당했던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은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 청문회 첫날 증인으로 출석해 "당시 핼러윈 대비 과정에서 경찰 인력이 대통령실 경비로 많이 분산됐다”며 "100%는 아니지만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 인력이 대통령실 인근으로 분산 배치됐으며 그로 인한 직원들의 피로 누적으로 대응 능력이 저하됐다며 "(이태원 참사 대응 관련) 제가 할 수 있는 여건에 한계가 많았다"고 주장했다.

2022년 5월 이뤄진 대통령실 이전으로 인해 용산서 직원의 피로가 누적돼 대응 능력이 떨어져 있었다는 취지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윤희근 전 경찰청장도 관련 내용에 대해 "위험이 인지되거나 예견됐다면 상응해서 경비가 배치됐어야 했다"며 "당시 경찰청장으로서 일련의 상황에 대한 종합적·도의적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유가족에게 사과했다.

반면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태원 참사는 사상 초유의 참사였기에 사후 기준이 아니라 그때 당시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행안부는 정책 부처로서 소방·경찰과 속도가 같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구성이 늦었다는 지적을 두고는 "중대본은 사고의 규모와 위험도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가동 여부를 결정한다"며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날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증인은 진실을 말하라', '재난구조 부실 책임을 물어라', '사죄하라'는 손팻말을 들고 방청석을 지켰다.

이태원 참사 생존자 민성호 씨는 "마지막 숨이라 직감해 엄마에게 인사하려 전화해 '엄마 나 죽어가고 있어'라고 통화했다"고 당시 자신의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헬기를 동원해서라도 구조는 빠르게 이루어져야 했다"며 "10분이라도 빨랐다면, 100명은 살아남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청문회 첫날이었던 이날은 참사 예방·대비 실패 원인을 놓고 대통령실, 행정안전부, 용산구청, 경찰, 소방 등을 상대로 신문이 진행됐다. 청문회 둘째 날인 13일에는 참사 이후 대응과 수습 단계의 문제를 중심으로 신문이 이어진다. 특조위는 윤 전 대통령이 출석할 경우 시 오전 중 별도 청문 일정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 청문회에서 심문질의에 대한 증인들의 답변을 들으며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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