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이란에 대한 미국·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촉발된 중동 위기 사태에 대해 미국 측을 비판하면서도 그 수위에 있어서는 다소 어조를 낮추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왕이 중국공산당 외교부장은 8일(현지시간) 전인대 외교분야 기자회견에서 중동 사태에 대해 "본래 일어나서는 안 될 전쟁이며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 전쟁"이라고 미국·이스라엘을 간접 비판했다.
왕 부장의 이날 기자회견은, 정협과 함께 '양회'로 꼽히는 전인대에서 이뤄진 중국 외교정책 방향 등에 대한 설명을 위한 자리였다.
그는 중동 전쟁에 대해 "역사는 무력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반복해서 보여줬다"며 "무력 충돌은 새로운 증오와 위기를 낳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이란과 걸프 지역 국가들의 주권과 안전, 영토 보전은 모두 존중받아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다만 왕 부장은 미국을 직접 언급하며 비난하지는 않았다. 그는 "각국은 가능한 한 빨리 협상 테이블로 돌아와 평등한 대화를 통해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거나, "주요국들은 건설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에둘러 말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이달 말 이후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을 앞두고, 대화 분위기 조성을 위한 것으로 풀이됐다. 왕 부장은 "올해는 중미 관계에서 중요한 해"라며 "고위급 교류 일정이 이미 논의되고 있는 만큼 양측이 충분한 준비를 하고 적절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중관계에 대해 "중미 관계는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양국이 서로 교류하지 않으면 오해와 오판이 생기고 결국 충돌과 대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미국은 서로를 바꿀 수는 없지만 서로를 대하는 방식은 바꿀 수 있다"며 상호 존중, 협력, 상생을 강조하고는 "양측은 존재하는 이견을 관리하고 불필요한 간섭을 배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등 발언 이후 악화일로에 놓인 중일관계에 대해서는 태평양전쟁 전범재판 등을 언급하며 강한 비판조 발언이 나왔다. 왕 부장은 "80년 전 11개국 판사들이 2년 반에 걸친 재판을 통해 일본 군국주의의 침략범죄를 명확히 했다"며 "도쿄재판은 인류의 양심과 역사적 정의를 보여준 판결"이라고 했다.
그는 "일본 국민이 눈을 똑바로 뜨고 누군가 다시 과거의 길을 되풀이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며 "대만 문제는 전적으로 중국의 내정이다. 일본이 어떤 자격으로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일본의 대만 문제 관여를 "침략"이라고 규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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