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구치소서 또 폭행 발생…두 달 '몰랐다'는 교정행정

과밀수용 158.1% 속 반복되는 인권침해…상시감시·즉시분리·의료지원, 국가가 책임져야

부산구치소에서 재소자가 동료 재소자들에게 폭행과 성추행 등 학대를 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되면서 교정시설 내부 안전망이 또 한 번 무너졌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수용자 보호'는 선택이 아니라 국가의 최소 의무다. 그런데도 사건은 반복되고 대응은 늘 "뒤늦게" 시작된다.

1일 부산구치소에 따르면 30대 재소자 A 씨는 같은 수용실을 쓰던 재소자들로부터 지속적인 폭행을 당했고 성추행 피해를 호소한 정황도 확인됐다. 신고는 지난달 16일 접수됐으며 A 씨는 접수 당일 다른 수용실로 분리된 것으로 파악됐다.

▲부산구치소 정문 전경.ⓒ프레시안

문제는 그 전이다. 피해는 "약 두 달간" 이어졌다는 주장인데 구치소는 옆방 수용실의 신고가 접수된 뒤에야 폭행 정황을 인지했다고 설명했다. 피해자가 보복을 두려워 신고하지 못하면 시설은 사실상 '모른 척' 하게 되는 구조다. 교정행정이 이런 방식으로 굴러가선 안 된다.

가족들은 면회 과정에서 뒤늦게 피해 사실을 알게 됐다고 주장하며 철저한 진상 규명과 가해자 엄벌을 요구하고 있다. A 씨는 상습 폭행으로 거동이 불편해지는 등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호소도 나온다. 폭행·성폭력 피해에 "신고가 늦었다"는 이유로 책임을 떠넘길 수 없다.

교정시설 폭력은 '관리 사각지대'에서 반복된다. 같은 방안에서 이른바 '방장' 같은 지배구조가 만들어지고 교도관이 24시간 통제하기 어려운 시간대에 약자가 집중적으로 피해를 입는다는 지적은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그런데도 현장 감시와 조기 발견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다는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과밀수용은 폭력을 키우는 촉매다. 부산구치소 수용률은 158.1%로, 전국 평균(128.5%)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파악됐다. 좁은 공간에 사람을 몰아넣고 "질서"만 강조하면 그 안에서 폭력과 침묵이 자라기 쉽다. 과밀 상태를 방치한 채 "분리조치했다"는 말로 끝낼 일이 아니다.

필요한 건 '사후 수습'이 아니라 '사전 차단'이다. 고위험 수용실에 대한 상시 점검, 신고 없이도 이상 징후를 포착하는 모니터링, 즉시 보호 분리, 피해자 의료·심리 지원, 외부와 연결된 안전한 신고 통로가 동시에 돌아가야 한다. '피해자가 말하면 그때 움직이는' 시스템은 이미 실패했다.

교정당국은 이번 사건을 개인 간 다툼으로 축소할 게 아니라 시설 운영의 구조적 결함으로 보고 책임 있게 답해야 한다. 국가가 구금한 순간부터 안전과 인권은 국가 책임이다. 그 책임이 흔들리면 교정행정은 처벌의 이름으로 인권을 유예하는 장치가 되고 만다.

윤여욱

부산울산취재본부 윤여욱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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