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밖 청소년들이 주거권 보장 대상에서 제외돼 성폭력 등의 위협에 시달리고 가정폭력을 피해 청소년쉼터로 도망쳤음에도 부모에게 위치를 알리는 것 관련해서, 청소년들이 가정 밖에서도 안전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 의견이 나왔다.
인권위는 23일 국토교통부 장관, 보건복지부 장관, 성평등가족부 장관에게 각각 가정 밖 청소년의 주거권 증진을 위한 정책을 마련할 것을 지난 2일 권고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국토교통부 장관에게는 주거기본법 등 관련 법령을 개정해 가정 밖 청소년이 적절한 주거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19세 미만 가정 밖 청소년도 공공임대주택을 공급받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 등을 권고했다.
보건복지부 장관에게는 15세 이상 청소년이 청소년쉼터 등 시설에서 중도 퇴소하는 경우에도 자립지원 대상이 되도록 아동복지법 등 관련 법령을 개정할 것 등을 권고했다.
또한 가정폭력 등으로 가정에 돌아갈 수 없는 사유가 있는 경우 청소년이 쉼터에 있다는 사실을 보호자에게 알리도록 하는 현행 제도를 개선하고, 보호자의 반대 의사와 관계없이 청소년의 의사를 존중해 시설에서 보호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라고 했다.
성평등가족부장관에게는 청소년복지 지원법의 가정 밖 청소년 정의에 본인 의사에 따라 가정에서 거주하지 않기로 한 청소년을 포괄하도록 하고, 이들이 청소년쉼터 입소를 희망하는 경우 보호자 동의가 필요하지 않음을 명확히 규정할 것 등을 권고했다.
아울러 청소년쉼터나 청소년자립지원관 등 설치를 확대하되, 가정 밖 여성 청소년에 대한 성폭력, 성착취 등 피해 예방을 위해 성별 특성을 고려한 적정 주거 지원방안을 마련하라고 했다.
이번 권고는 지난 2023년 인권위가 실시한 가정 밖 청소년 주거권 등 인권상황 실태조사 기반으로 전문가 자문 등을 종합해 내려졌다. 2024년 성평등가족부가 실시한 위기청소년 지원기관 이용자 실태조사와 2021년 국회입법조사처 조사 결과 많은 11만 명 이상으로 추산되는 가정 밖 청소년 다수가 주거 위기 상황에 놓여 안전을 위협받는 사례가 많다는 점도 함께 고려됐다.
인권위는 "정부는 가정 밖 청소년의 주거권 지원을 위해 청소년복지 지원법 등을 근거로 일상적인 기초생활 유지에 필요한 숙식 제공 지원과 원가정 복귀를 전제로 한 임시적인 시설 수용 방식인 청소년 쉼터 운영 등을 시행하고 있다"면서도 "이러한 현행 제도들은 시설 생활을 전제로 하고 있어 시설에 거주하지 않는 가정 밖 청소년은 주거권 지원의 사각지대에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적정한 거주 공간을 마련하지 못해 상당수의 가정 밖 청소년들은 거리로 내몰리고 있으며 특히 가정 밖 여성 청소년은 성폭력, 성착취 등 젠더 기반 폭력에 노출될 위험이 매우 높다"라며 "가정 밖 청소년에 대한 주거권 보장이 미흡한 현실은 이들의 생명, 안전, 존엄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거권은 생존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토대인 만큼 어떠한 이유로도 가정 밖 청소년의 주거권이 침해되거나 부당하게 배제돼서는 안 되며, 가정에서 나온 사유와 무관하게 모든 가정 밖 청소년은 주거권의 권리주체로서 안정적인 주거 환경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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