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중소기업에 다니는 전북자치도 전주시 출신의 K씨(32)는 올해 설 연휴 귀성 전쟁에서 KTX 예약에 실패해 14일 밤늦게 간신히 고속버스로 고향에 도착했다.
그는 "명절뿐만 이날 평소에도 오전에는 고속열차 예매가 너무 힘들다"며 "왜 이렇게 갈수록 어려운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K씨의 푸념엔 다 이유가 있었다.
현재 경부선은 평일 기준 하루 115회, 주말에는 136회의 고속열차가 운행되고 있다. 호남선은 평일 69회에 주말 72회만 운행하는 등 경부선의 53~60%에 불과한 실정이다.
문제는 운행 횟수에서 그치지 않는다.
좌석수를 보면 주말 기준 경부선이 하루 17만7000석인데 비해 호남선은 6만8000석으로 경부선에 비해 호남선이 38% 수준에 불과하다.
열차 편성에서도 격차는 뚜렷하다. 경부선에는 900석이 넘는 대형 고속열차가 주력으로 투입되는 반면 전라선을 포함한 호남선에는 400석 안팎의 소형 편성이 대부분이다.
배차간격 역시 경부선은 10분 내외이지만 호남선은 20분 안팎으로 벌어져 있다.
그래도 호남선은 전라선에 비하면 조금 나은 편이다. 전라선 고속열차는 호남선보다도 더 적게 편성되고 작은 열차에 의존하고 있다.
주말과 출퇴근 시간대의 좌석 점유율이 100%를 훌쩍 넘기면서 전북도민들이 애초부터 표를 끊을 기회도, 앉아서 갈 수 있는 가능성도 적은 실정이다.
'좌석'과 '편성'과 '배차기준' 등 고속열차 이용의 편리성을 좌우하는 3대 지표에서 '호남 무대접'이 심각해 비정상적인 국가철도 운영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여론이 설 연휴 교통불편을 통해 새롭게 확산하고 있다.
호남선 KTX의 불편한 이용은 전북 정치권에서도 핫이슈로 등장한 상태이다.
호남선과 전라선의 고속철도를 이용하는 전북도민이 연간 800만명을 넘어서는 등 KTX를 이용하는 수요는 충분하지만 여전히 국가철도 운영정책은 수도권·경부선 중심으로 굳어져 있다는 지적도 강하게 나오고 있다.
서울에서 익산역이나 전주역으로 오가는 고속열차 중 일부는 서대전 쪽으로 돌아나가면서 직선으로 갈 때보다 30~40분가량 더 걸리는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큰 실정이다.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전북 의원(군산김제부안을)은 "도민들이 고속열차 표를 구하기 조차 어렵다"며 "호남선과 전라선 고속열차 편성을 현행보다 각각 40% 이상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현재 소형 위주로 편성돼 있는 것을 대형 위주로 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원택 의원은 "교통은 선택이 아니라 열차 한 편과 좌석 하나가 도민 한 사람의 삶의 기회와 직결되는 기본권"이라며 "교통격차를 방치하면 결국 인구와 산업, 기회의 격차로 이어지는 만큼 전북의 일자리와 신산업정책과 같은 급의 국가적 과제로 끌어올려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원택 의원은 14일 김제 전통시장에서 구정 장보기에 나선 도민과 상인들에게 새해 인사를 전한 데 이어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을 면담하고 수요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 호남선·전라선 고속열차 증편을 공식 요청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이에 대해 "기울어진 교통환경에 공감한다"며 "고속열차 증편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변해 향후 전북도민들의 KTX 이용 불편이 해소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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