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 행정통합이 가시권에 들어간 가운데 '소외'를 우려하는 전남 동부권 민심이 통합특별시장 선거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5일 지역정가에 따르면 전남 동부권에서 전남·광주 행정통합은 '소외'라는 말로 이해되는 이슈다. 실제 여수와 광양, 순천 등 동부권 행정통합 공청회에서 가장 많이 나온 질문은 '동부권 소외'를 우려하는 목소리였고, 이런 현상은 과거의 경험과 현재 산업위기 상황이 빚어낸 불안감에 기초한다.
◇ 동부권 소외론 뿌리는 과거의 경험과 현재의 불안감
서부권에 치우친 전남도청으로 인해 불편해 하던 동부권 주민들은 향후 광주와 합쳐질 경우 광주·서부권에 비해 더욱 주도권을 상실할 것을 걱정하고 있는데, 공교롭게도 동부권 3개시는 모두 형식은 다르지만 1990년대 행정통합 과정을 거쳐 탄생했다.
여수시는 여천군, 여천시와 함께 소위 '3려통합' 과정을 거쳤고, 순천은 순천시와 승주군, 광양시는 동광양시와 광양군이 합쳐지며 정치권은 물론 일반 시민까지도 통합으로 인한 문제점을 피부로 경험했다.
여기에 최근 불황에 빠진 여수 화학산업과 광양 철강산업은 새로운 돌파구가 절실한 시점이다. 산업 재편과 미래 신성장 동력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정치권 주도의 행정통합을 지켜보는 동부권은 '소외'의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통합' 화두에 동의하는 것은 이재명 대통령의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과 균형성장 발전 정책을 지지하는 동부권 민심의 연장선상에서 명분보다는 실리를 택하는 전략적인 모습으로 읽힌다.
지역 정치세력과 인구 규모에서 각각 서부권과 광주권에 밀리는 동부권은 80만 인구를 지렛대로 향후 통합특별시장 선거의 명분 보다는 산업구조 재편 등 지역의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해 줄 적임자를 원하고 있다.
◇ 행정통합 거대 이슈에 한목소리 내는 동부권 3개市
구체적으로 노관규 순천시장은 '동부권 RE100반도체산단'을 화두로 던졌고, 정기명 여수시장 역시 침체된 여수산단 활성화와 미래 소부장 특화산단을 얘기한다. 정인화 광양시장은 북극항로 거점항만 조성과 이차전지 등 미래첨단소재 국가산단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동부권 3개 시는 지역별 현안에 신경전을 펴면서도 행정통합이란 거대 이슈 앞에서 한목소리를 냈다. 동부권의 결집은 향후 초대 통합 특별시장선거에서 동부권의 전략적 선택 가능성을 높이고 결정적인 '캐스팅보트'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
그 단적인 예가 지난 13일 순천대학교에서 열린 '여수·순천·광양 행정협의회 제41차 정기회의'였다. 3명의 시장은 △동부권 상생발전과 산업대전환 특별법 반영 △통합특별시 세 개 청사 기능별 본부제 특별법 반영 △KTX-SRT 통합에 따른 전라선 좌석 공급 확대 등 상징적 내용이 담긴 공동건의문에 서명했다.
공동 건의문은 통합특별시장 후보들에게도 던지는 메시지라는 점에서 후보들의 대응이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전남과 광주를 지역 기반으로 둔 통합특별시장 유력 후보들은 동부권 행보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 통합특별시장 유력 후보들, 동부권 행보 강화
김영록 전남지사는 지난 13일 강기정 광주시장과 국립순천대에서 KBS주관 행정통합 타운홀 미팅에 참석해 시민들을 만났다. 앞서 지난 9일 여수에서 2026 세계섬박람회 도민보고회에 참석했고, 설 명절을 앞둔 13일 오전에는 광양중마시장을 방문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지난 12일 자신의 고향인 고흥에서 '광주·전남 행정통합 상생토크'를 열고, 동부권 위기산업지역에 재정을 우선 투입해 일자리를 지키고 균형발전을 이루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민형배 의원은 지난 5일 순천을 방문해 지역 언론, 기업인들의 목소리를 듣고 순천대학교에서 '통합특별시 미래먹거리'를 주제로 타운홀 미팅을 가지며 '동부권 최대 수혜설'을 강조했다.
신정훈 의원은 지난 11일 순천대학교 파루홀에서 김문수 의원과 함께 전남 동부권역 '행정통합 특별법' 공청회를 열었고,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부권과 함께 순천권 RE100산단과 반도체 공장 유치 필요성을 전했다.
여수를 지역구로 둔 주철현 의원은 지난 6일 순천시의회 소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남 동부권을 대한민국 산업·에너지 대전환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이개호 의원은 지난 10일 수도권 일극주의에 대응하는 대한민국 남부 수도를 건설하겠다며 초대 전남광주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하고 동부권 소규모 모임 등을 통해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전남 동부권은 도내에서 서부권에 비해 인구와 경제규모에서 우위를 점하면서도 정치와 행정에서 소외를 받아왔다"면서 "이번 통합과정에서는 그동안 쌓여온 박탈감에 대한 보상심리로 지역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후보에 대한 전략적 선택을 할 지 지켜볼 대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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