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 ‘핵심 특례 빠진 채’ 상임위 통과…TK 정치권 책임론 확산

예타 면제·국립의대·재정·권한 이양 등 주요 특례 대거 제외…“무늬만 통합” 비판 고조

여야 공방 속 TK 의원들 대응 혼선…주민투표 명시 무산 논란까지 확산

6·3 지방선거 앞둔 속도전 의혹…“실익 축소됐는데 왜 서둘렀나” 의문 제기

이강덕 예비후보 “재정·권한 없는 누더기 법안”…주민 동의 없는 추진 강력 비판

대구·경북(TK) 행정통합 특별법이 핵심 특례가 상당 부분 빠진 채 지난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위원회를 통과하면서 지역 정치권에 책임론이 확산되고 있다.

형식상으로는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단독 처리였지만, 그동안 통합을 주도해 온 인사들이 국민의힘 소속이라는 점에서 정치적 부담은 결국 TK 내부로 돌아오는 분위기다.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충남대전, 전남광주, 대구경북 지역의 행정통합을 위한 특별법과 관련한 논의가 한창이다.ⓒ연합뉴스

이번에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에는 당초 대구·경북이 요구해 온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지역거점 국립의대 설치 ▲공공기관 이전 주변지역 지원 ▲재정 분권 및 권한 이양 등 핵심 특례가 상당수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통합의 실질적 동력이 될 재정·권한 특례가 빠지면서 지역사회에서는 “내용은 빈약한 채 이름만 통합”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회 심사 과정에서도 혼선이 드러났다. 국민의힘 TK 의원들은 소위원회 의결에는 불참하며 “지방선거용 정략 법안”이라고 반발했다. 하지만 이후 전체 회의에 참석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는 등 일관성 없는 대응을 보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TK 국회의원들은 지역 이익을 위해 소위에서부터 통합의 실질적 동력이 될 의견을 제시해야 했지만, 정쟁에만 신경 쓰면서 대처를 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또 군 공항 이전 특례가 전남·광주 특별법에 비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문제 제기도 있었으나, 사전 협의나 수정 노력은 미흡했다는 평가다.

당 지도부 차원에서 주민투표를 법안 부칙에 명시하는 방안이 제안됐으나, 이를 대구·경북 의원들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오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정부 검토 과정에서 법안 내용이 상당 부분 조정됐음에도, 주민 의견을 다시 묻지 않고 속도전에 치중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통합 일정을 6·3 지방선거 이전에 맞추려 한 점 역시 의구심을 낳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통합의 실질적 이익이 축소된 상황에서 왜 서둘러 처리했는지 설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차기 통합 특별시장 선출을 염두에 둔 정치적 계산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경북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이강덕 예비후보는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놨다.

그는 SNS를 통해 “핵심 특례가 대거 삭제된 채 처리된 이번 특별법은 재정과 권한 이양이 담보되지 않은 누더기 법안”이라며 “이를 독려한 것은 사실상 해당 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 당론은 통합 원칙에는 찬성하되, 재정·권한 이양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번 법안에는 군사시설 이전 특례, 국립의대 설치, 첨단산업 및 에너지·원자력 클러스터 조성, 철강산업 지원 등 경북 산업과 직결된 내용이 삭제되거나 축소됐다”고 지적했다.

이 예비후보는 “행정통합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준비된 통합을 하자는 것”이라며 “250만 경북도민의 이해와 미래가 걸린 문제를 ‘번개 불에 콩 볶아 먹듯’ 속도만 앞세워 처리한 것은 지역과 미래세대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재명 정부의 정치적 꼼수에 휩쓸려 주민동의 절차도 없이 우리 경북을 멍들게 한 경북도지사에 대해 반드시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통합이 명분을 넘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재정·권한 특례 보완과 주민동의 절차를 명확히 하는 등 시간을 두고 전면적인 재정비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강덕 경북도지사 예비후보 페이스북 캡처

오주호

대구경북취재본부 오주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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