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승부수, 결국 프레임 전쟁이다!

[기고] 부동산 보유세에 대한 선제적 승부수가 필요하다

1.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기조가 신년 기자회견 때와 확연히 달라졌다. 투기세력을 겨냥한 승부를 보겠다는 의지가 뚜렷하다. 박수를 보낸다.

지난 1월 29일 발표된 서울 및 수도권 요지 6만호(서울 : 용산국제업무지구 1만호, 캠프킴 부지 2,500호, 태릉CC 부지 6,800호, 경기 : 과천경마장 및 방첩사 부지 9,800호, 성남 판교 인근 6,300호) 공급 정책이 목표하듯, 근원적 해결책은 공급 드라이브에 있는 것이 분명하다.

정부의 대책 발표는 실제적 입주 시점 이전에 부동산 시장에 대한 심리적 선행 영향을 미친다. 미래에 확고한 아파트 공급이 있다는 시그널의 시장 진정 기능 때문이다. 문제는 '부동산 공급 대책의 시차와 실효성'에 있다. 그 같은 <공급 선언>이 부풀어오른 투기 및 가격 상승 심리를 잠재우기에 충분한 강펀치인가 여부를 말한다. 불행히도 그렇지 않다 판단된다.

아파트 공급 대책은 계획, 부지 확보 및 보상, 착공, 실 입주에 걸친 과정 상 시차(time lag) 불확실성의 운명을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공급 시한을 최대한 앞당기기 위해 사전청약 제도를 활용한다 해도 2026년 하반기는 되어야 최초 스타트가 이뤄질 것이며, 실제 착공은 빨라야 2027년 정도로 보인다. 그렇다면 입주 시기는?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2030년 이후를 예상한다. 이재명 정부 임기 말 혹은 차기 정부 초기다.

이 예상조차도 낙관적인 것이 (과천시가 즉각적으로 ‘자족기능 상실’ 운운을 내세우듯이) 지자체 반발과 용산에서의 복합개발 문제, 환경영향평가, 건설 예정지 교통난 우려 등의 난관이 첩첩이 가로놓여있다. 수도권 6만호 공급 및 입주에 따른 실질적 투기 억제 효과가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이유다. 이 정도 대책으로 산전수전 다 겪은 부동산 투기세력이 겁을 집어 먹을 것 같지 않다.

▲전국 상위 30명 다주택자 명단과 보유 주택 수(2021년 기준) ⓒ정동영 의원실 발표 자료

2.

이 대통령이 6월 지방 선거를 4개월 여 앞둔 현 시점에 일찌감치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의 의지를 여전히 콧방귀 뀌며 불신하는 투기 세력의 허리를 단번에 꺽는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본다. 가장 이상적 접근으로 토지임대부 주택 공급 및 공공임대주택 증대 정책이 논의된다. 하지만 이 모범답안은 현재 상태로 즉각적 실행 및 그를 위한 정책 설계 자체가 정교하게 완료되지 못했다. 대중적 이해와 (특히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심리적 거리감 등) 공감이 초보 단계인 것도 적지 않은 한계다.

관건은 과다 보유된 아파트 혹은 고가 아파트에 대한 정교한 표적 대응 방식의 보유세 강화 뿐이라고 판단된다. 절반은 정부 의지에 대한 불신, 절반은 반복 체험에 따른 자신감으로 버티고 있는 투기세력의 기세를 가장 빨리 무너뜨리는 합의된 정답이기 때문이다.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가격을 빠르게 하향 안정화시킬 방법은 이것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프레임 전쟁이다. 부동산 세금 건드리면 선거에 진다는 프로파간다 말이다. 필자는 이 주장을 건설회사와 부동산 기득권에 포획된 한국 언론이 지난 10여년 동안 지속적으로 확산시킨 "늑대가 온다" 담론이라 본다. 심지어 집권 민주당 내에서도 <보유세 강화=선거 필패> 프레임을 공공연히 내세우며 부동산 개혁에 맞서는 자들이 수두룩하다.

이들의 주된 논리는 이렇다. 2021년 재보궐 선거 당시 오세훈과 박형준을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으로 당선시킨 바, 민주당의 패배가 '공시가격 현실화와 종부세 부담 우려'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해당 선거의 패배는 직전에 일어난 박원순 시장의 유고와 오거돈 시장의 성추행 사건으로 인한 민심이반이 결정적이었다는 평가가 훨씬 압도적이다. 나아가 세금 정책 자체보다 "세금을 올렸지만 집값을 잡지 못한 정부의 무능"에 대한 심판론이 더 강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필자는 거꾸로 선거 전 부동산 가격의 명시적 하락이 정부여당에 대한 지지를 강화한다고 판단한다. 전체 유권자 가운데 부동산 가격 하락을 갈망하는 표의 숫자가 더 많다고 보기 때문이다. 아파트 값을 잡으면 선거에 진다는 논리가 의도적으로 '창조된' 선동적 프레임이라 생각하는 이유다.

단적인 근거로 노무현과 문재인 정부가 왜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는가를 되돌이켜 보자. 두 개혁 정부가 당시 한나라당과 국민의힘에 정권을 헌납한 가장 핵심적 원인은, 해당 정부 하에서 벌어진 부동산 폭등에 대한 종다수 유권자의 절망과 분노 때문이었다. 이것이 부정할 수 없는 역사적 정설이다. 전임 정부의 거시적 원인 제공 여부를 유권자들은 기억하지 않는다. 통치 기간 중에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면 해당 정권 인기는 필연적으로 땅바닥에 추락한다.

3.

그렇다면 반대 명제가 무엇인가. 여하한 수단을 통해서라도 부동산 가격을 확고히 잡으면 서민, 중산층의 지지가 급상승한다는 것이다. 투표권자가 가구 단위로 움직인다고 가정할 때, 산술적으로 무주택자의 표심이 더 크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2024년 주택소유통계>에 따르면 서울 전체 가구 수는 약 414만 가구다. 이 중 자가 보유 가구는 전체의 48.1%(약 199만 가구)이고 무주택 가구는 51.9%(약 215만 가구)다. 남의 집에 사는 비중이 3.8 퍼센트나 더 높다. 이 통계는 일반 주택이나 다세대 연립 등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니 아파트 자가 보유 비중은 여기서 더 떨어진다. 기초 자료가 이러한데, 도대체 누가 아파트 가격을 하향 안정화시킨다 해서 해당 정부에 대거 반대표를 던진다는 말인가.

물론 아파트 소유를 열망하는 무주택자들이 미래에 자기 집을 구입할 때 세금 부담을 걱정할 수는 있다. 다수의 기득권 언론이(호반건설의 서울신문 인수가 대표적으로 증명하듯) 부동산 폭등의 직접 이해 당사자인 건설회사 소유라는 점. 그리고 이들을 스피커로 하는 선동적 프로파간다가 거꾸로 무주택자를 유주택자의 논리에 동조시키는 일부 '계급 배반 투표' 효과를 부정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부동산 폭등에 대한 대중적 분노가 투표행위의 보다 강력한 동인이 된다는 팩트는 역대 선거 결과가 뚜렷이 증명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계열 정부는 정권만 획득하면 이 명백한 역사적 사실에 대하여 눈이 멀어버리는 것 같다. 첫째는 습관적 망각 때문이고, 둘째는 반복적 대증요법만으로도 부동산 통제가 가능하다는 판단미스가 이유라고 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정책 결정 핵심 관료, 국회의원들 스스로가 이미 공고한 부동산 기득권이기 때문 아닌가 한다.

6월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서라도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은 결단을 내려야 한다. 보유세 강화는 선거 패배라는 프레임을 벗어나야 한다. 이를 통해 선거 전에 일찌감치, 선제적으로 아파트 가격을 하향 안정화 시키는 가시적 성과를 유권자들에게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그러한 결기 있는 선택이 오히려 선거 승리를 가져온다고 생각한다. 부동산 기득권들은 무슨 짓을 해도 1번을 안 찍기 때문이다. 특히 이른바 강남3구와 한강벨트에 포진한 보수 유권자들의 표는 보유세 실시 여부와는 관계없이 대거 '2번'에 고정되어있다. 보유세 강화를 주저하고 포기한다고 해서 민주당에 표가 몰리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가장 근접한 실례로 조란 맘다니를 뉴욕 시장으로 당선시킨 가장 강력한 공약 중 하나가, 서민 중산층이 지고 있던 임대료 동결 및 주거 안정화 정책이었음을 대한민국 집권여당은 새카맣게 잊고 있는 게 아닌가 한다.

집값이 폭등한다고 집권세력에게 사람들이 표를 던지지 않는다. 반대로 그것이 안정될 때 종다수 유권자들이 표를 준다. 즉, 정권은 부동산 안정 때문에 몰락하는 것이 아니라 부동산 폭등 때문에 몰락하는 것이다.

선거에 이기고 싶은가? 젊은이들의 노동의욕과 저축 의지를 짓밟고 결혼과 출산율에까지 악영향을 미치는 괴물. 마침내 국가경제 활력 전체를 시멘트 덩어리 아래 생매장하는 부동산 아수라의 세상을 바꾸고 싶은가?

먼저 정부가 허깨비 프레임에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선제적 결정타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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