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 개발 사업은 모잠비크에 기후·환경적인 피해를 남기진 않을까. 그동안 에너지 업계는 천연가스는 석탄에 비해 '깨끗한 에너지'라고 밝혀 왔다. 최근엔 그렇지 않다는 연구 결과들이 쌓이고 있다. 환경적 측면을 들여다 봤다. 편집자
모잠비크는 분쟁뿐 아니라 기후 난민 문제도 심각하다. 적도에 가까운 모잠비크 중·북부는 사이클론 영향권이다. 2019년엔 시속 200㎞(킬로미터)가 넘는 이다이와 케네스가 한 달 터울로 상륙해 40만 명 넘는 이재민을 낳았다. 지난해에도 시속 225㎞의 치도를 시작으로 3개 사이클론이 연이어 발생해 주민 35만 명이 피난을 떠났다고 추정된다.
기온은 2050년까지 10년마다 약 0.31℃씩 상승한다고 예측된다. 건기는 길어지고 총 강수량은 줄 것으로 보인다. 극한 호우, 극한 가뭄 등 극한 기상 현상도 늘고 있다. 남북으로 길게 뻗은 모잠비크의 해안선은 약 2500㎞인데, 해수면은 상승 중이다. 대부분 인구가 환경 변화의 직격타를 받는 농·어업 종사자다.
동시에 아프리카 최대 규모의 천연가스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카부델가두 해상 가스전이다. 그런데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는 신규 화석연료 개발 중단을 권고한다. 기존 화석연료 설비도 조기 폐쇄해야 '1.5도 경로'를 지킨다는 입장이다. 이미 지구 평균 기온은 2024년 산업화 이전 대비 약 1.55°C 상승을 기록했다.
가스전 참가 기업의 입장은 다르다. 이들은 에너지 인프라를 스위치 끄듯 하루 새 바꿀 수 없으며, LNG는 에너지 전환의 '가교'라고 밝혀 왔다. LNG가 석탄보다 20~50%가량 탄소배출량이 적다는 입장이다. 또한 탄소 포집 등의 기술 발전을 통해 탄소배출을 더 많이 억제할 수 있다고 본다.
'LNG 당장 중단'과 'LNG 계속 개발' 주장이 양립하고 있다. 카부델가두 가스전을 둘러싼 기후 영향 논쟁을 조사했다.
가스 탄소배출량 규모, 아직 몰라
가스가 석탄보다 탄소배출량이 적다는 주장은 논쟁적이다. 관측치와 독립적인 자료로 이를 반박하는 연구가 늘고 있다. 천연가스는 알려진 만큼 탄소 배출이 적지 않고, 메탄 배출까지 고려하면 석탄보다도 탄소배출이 많다는 연구다.
2024년 미국 셰일가스 채굴의 탄소배출량을 연구한 로버트 하워스 코넬대학교 생태학 교수는 "LNG가 석탄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33% 더 많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LNG 효용을 주로 강조하는 에너지 업계 보고서와는 크게 세 부분이 달랐다. 연구는 △가스 생산부터 소비까지 '전 과정'을 검토했고 △'실측' 데이터를 주로 썼으며 △'메탄'의 기후 영향력을 더 높게 반영하는 지수를 활용했다.
가스 생산은 채굴에서 끝나지 않는다. 지하에서 채굴된 가스는 보통 파이프라인을 타고 육상 터미널로 운반돼 액화처리된다. 기체는 부피가 크므로, -160℃에서 냉각해 부피가 600분의 1로 줄어든 액체 LNG로 만든다. LNG 수송선은 이를 전 세계 소비지의 LNG 수입 터미널로 운반한다. 도착한 LNG는 저장탱크에 보관되고, 이를 가정이나 발전소에 공급할 땐 다시 기체로 만드는 '재기화'를 거쳐 가스관으로 보낸다.
이 운송부터 소비까지의 모든 과정이 대부분의 기업 보고서에서 누락된다. LNG 전 과정 배출량 중 약 80~95%를 차지하는 규모다.
모잠비크 4개 LNG 사업의 환경영향평가도 모두 이를 제외했다. 예로, 모잠비크 LNG는 이산화탄소 배출이 연간 1300~1800만 톤(CO₂e)으로 계산됐다. 사업 수명 25년간 4억 5000만 톤이다. 반면, 전 과정을 검토한 영국 수출금융청은 8억 500만 톤을 예상했다. 영국 신경제재단과 환경단체 지구의 벗은 공동연구에서 33억~45억 톤이라고 분석했다. 수출금융청은 기업 제출 자료에 근거했고, 신경제재단 등은 일부 논문의 엄격한 방법론을 택해 값 차이가 크다.
숫자 함정
'원자료 오염' 쟁점도 있다. 하워스 교수는 연구에 미국 환경보호청(EPA) 자료를 이용하지 않았다. 그는 선행 연구의 관측 자료를 활용했다.
그는 지난달 20일 서면 인터뷰에서 "미국 EPA 추정치는 석유·가스 산업이 EPA에 보고한 수치만을 기반으로 하며, 독립적인 검증이 전혀 없다"며 "산업계는 배출량을 과소 보고할 명백한 유인이 있다"고 밝혔다. 또 "독립적인 선행 연구와 비교하면, 이 수치가 최소 2.5배, 많게는 5배까지 낮게 보고 된 걸 알 수 있다"며 "국제에너지기구는 정부의 인벤토리(배출량 장부)의 메탄 배출량이 실제보다 최소 1.7배 과소평가됐다고 보고한다"고 밝혔다.
단적인 예가 '메탄 유출'이다. 가스의 전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메탄이 새어 나가는가'의 문제다. 빈틈은 많다. 가스를 채굴할 때, 설비 결함으로, 저장소를 옮길 때, LNG를 연소할 때 등이다. '메탄 슬립'도 주요 현상이다. 발전소나 소비지, LNG운반선 등이 LNG를 연료로 사용할 때, 일부 메탄이 연료로 쓰이지 않고 대기로 빠져나가는 유출이다.
코랄 노르떼 환경영향평가의 메탄 누출률은 0.1~0.5%다. 모잠비크LNG는 0.2~0.5%를, 로부마 LNG는 0.23~0.29%라고 누출률을 평가했다. 반면, 하워스 교수는 연구에서 2.8%라고 분석했다. 셰일가스 생산지와 운반선 등의 인공위성 및 항공기 실측 자료를 활용한 결과다. 업계에선 최신 기술이 적용된 신식 운반선은 메탄 슬립을 크게 줄였다고 주장해 왔으나, 하워스 교수는 실제 운항 데이터상 여전히 상당량의 메탄이 배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귀에 걸면 귀걸이 '메탄'
메탄의 기후영향을 평가하는 방법도 쟁점이다. 메탄은 일반적으로 이산화탄소보다 복사강제력(온실효과)이 훨씬 강하다. 다만 이산화탄소는 수백 년 존속하고 메탄은 평균 12.5년 존속한다.
이때 '메탄이 O년 동안 이산화탄소보다 얼마나 지구를 데울까'를 보는 지구온난화지수 GWP가 있다. 기준 시간이 100년이면 GWP100, 20년이면 GWP20이다. 메탄의 GWP100은 30, GWP20은 80이다. 배출 후 100년 동안 메탄의 총 영향력은 이산화탄소의 30배이고, 20년 동안은 80배란 뜻이다.
대부분의 정부와 기업은 GWP100을 쓴다. 하워스 교수는 GWP20을 연구에 썼다. 단기적으로 영향력이 막강한 기체이기 때문이다. 그는 서면 인터뷰에서 "표준 통계에 GWP20을 써야 한다는 건 과학계에서 매우 활발히 논의되는 주제"라며 "미국 뉴욕주는 2019년 기후 관련 법(CLCPA)에 메탄의 영향력 평가할 때 GWP20을 쓰도록 정했다"고 밝혔다.
하워스 교수는 "IPCC에 따르면, 산업화 시기 대비 지금까지 온실효과의 30%는 메탄 때문인데 GWP100을 쓰면 이 영향을 크게 과소평가하게 된다"며 "석유·가스 산업은 계속 GWP100을 사용하기를 강력히 원하고 있고, 지금까지 대부분의 정부도 이를 유지한다"고 지적했다.
더 근본적으로 그는 "전 세계의 천연가스를 개발·처리·수송하는 과정에서 실제로 얼마나 많은 메탄이 배출되는지에 대한 신뢰할 만한 정보는 아직 부족하다"며 "미국은 10년 이상 많은 독립 과학자들이 집중 연구해 온 덕분에 이 배출률이 비교적 잘 알려져 있는 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른 나라들에선 이런 연구가 훨씬 부족하다"며 "거의 모든 정부의 공식 추정치는 실제보다 낮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료 없다→위험 낮다?
4개 LNG 사업 환경영향평가의 생태 피해 영향을 보면 대부분 '낮음' 이나 '중간'이다. 그러나 지구의 벗 등 9개 환경·기후 단체는 지난해 4개 사업지 환경영향평가를 분석한 <True Risk(숨겨진 진짜 위협)> 보고서를 내면서, 운영사들이 '기초 자료의 공백'을 '위험하지 않다는 결과'로 둔갑시켰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사업지 내 어종, 심해 어종, 암초 지형, 조류·파충류 등 육상생물 다양성, 인근 맹그로브숲 등에 대한 전문가 조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개발 탐사 때 운영사들이 작성한 2차 자료가 쓰였거나, 조사가 누락됐다. 또, 해양 포유류들이 설비 음향 때문에 입을 피해나, 플랜트 폐수 방류 등의 영향은 단순히 '포유류들이 음향 오염을 피할 것'이라고 가정되거나 '무시할 수 있는 단기적 영향'이라고 평가됐다.
이들은 아직 충분한 연구 결과가 쌓이지 않은 쟁점도 '위험하지 않다'고 평가됐다고 지적했다. 예로 들면 채굴 설비나 배관에서 나오는 가스 응축액의 독성 오염 피해다. 전 세계를 오가는 운반선이 배출할 평형수의 위험도 구체적인 근거 없이 '낮다'고 평가됐다. 지구의 벗 등은 평형수 때문에 외래침입종이 해양에 유입돼 생태계가 교란될 위험은 충분하다며 이를 "심각한 오류"라고 썼다.
부실 보고 의혹도 제기됐다. 2022년부터 가스를 생산하고 있는 코랄 술의 운영사 에니(Eni)는 해상 설비가 최신 공법으로 설계됐기에 정상 가동 중엔 '플레어링' 현상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플레어링은 안전 등의 문제로 가스 설비에 남아 있는 가스를 태워서 수직 불꽃을 배출하는 현상이다. 약 2~10%의 메탄이 타지 않고 배출될 수 있다.
그러나 이탈리아 단체 르커먼(ReCommon)이 2022~2023년 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총 7억 3300㎥ 가스가 태워졌고, 이에 따라 210만 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됐다고 밝혔다. 에니는 2024년 주주총회에서 "초기 테스트 단계와 가끔 일어나는 시스템 재가동에 국한된 현상"이라고 답했다. 르커먼은 가동 후 초기 '6개월간'의 플레어링 만으로도 모잠비크 연간 탄소 배출량의 11.2%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영국 대법원 '모든 탄소배출량 공시'
천연가스 생산을 억제해야 한다거나, 기후 영향을 엄격히 평가해야 한다는 권고는 국제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영국 대법원은 2024년 6월 서리(Surrey) 카운티의 한 석유 시추 확장 사업 취소를 요구한 소송에서 원고 손을 들어주며, 가스 운송부터 소비까지의 막대한 탄소배출량을 환경영향평가에서 누락하는 건 법 위반이라고 판시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1년부터 '2050년 탄소 순배출 제로(0)를 위해 새로운 가스 인프라를 개발해선 안된다'고 권고해왔다.
이와 관련 <프레시안>은 모잠비크LNG 주 운영사인 토탈에너지에 가스 전 과정에 대한 탄소배출량과 파리협정 의무 준수에 대해 서면으로 질의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LNG 운반선 수주 계약을 앞둔 삼성중공업과 HD현대삼호에 관련 기후 영향 평가와 신규 화석연료 개발 참여에 대한 입장을 질의했으나, "모잠비크LNG 사업 관련해선 답할 내용이 없다"는 답변만 들을 수 있었다.
관련 육상 플랜트 시공에 참여하는 대우건설은 환경영향평가와 관련 "사업 전제조건에 대한 평가와 판단은 사업주(토탈) 측에서 수행했고, 그 결과를 확인해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 "당사는 2022년 사내 ESG 체계를 확립하고 탄소중립 및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수출 사업에 금융 지원을 하는 한국수출입은행은 지난달 "21년 4월 정부의 석탄발전사업에 대한 공적 금융지원 중단 선언 이후 석탄발전사업에 대한 신규 승인을 중단해 왔다"며 "향후 친환경분야 금융지원 확대 등 탈탄소 노력에 동참하는 동시에, 한국의 산업 경쟁력 및 신재생에너지 전환 소요 기간 등도 감안해 우리 기업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모잠비크 4광구에 투자하는 한국가스공사에도 해당 사업 기후환경 영향 실사 내용과 신규 화석연료 개발 참여에 대한 판단 기준을 서면으로 질의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 이 기사는 세명대학교 저널리즘대학원의 지원으로 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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