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필리버스터 개정법' 포함 90개 민생법안 여야 합의처리

與, 필리버스터 '정족수 요건' 쟁점 포기…野 "악법 막았다"

2차 종합특검법, 통일교·신천지 특검법 등 쟁점법안을 두고 대치하던 여야가 90여 개 민생법안을 본회의에서 합의처리했다. 더불어민주당이 '필리버스터 정족수 개정'을 포기하면서 쟁점 사안이던 국회법 개정안 또한 합의처리 안건에 포함됐다.

국회는 29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국회법 일부개정법률안'(필리버스터법)과 함께 △군사법원법 △공휴일법 △공공AI법 △국가재정법 △과학기술기본법 △이태원참사특별법 등 90건의 비쟁점 법안을 여야 합의로 처리했다.

통과된 법안 중 군사법원법은 내란·외환죄 수사권을 국군방첩사령부(방첩사)에서 군사경찰로 넘기는 내용으로, 12.3 비상계엄 사태에 연관된 것으로 확인된 방첩사가 '셀프 수사'를 하게 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발의됐다. 공휴일법엔 제헌절(7월 17일)을 공휴일로 재지정하는 내용이, 공공AI법엔 공공인공지능 활용 확대를 위한 '범정부 생성형 AI 플랫폼' 구축·운영 계획 등이 담겼다.

당초 여야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민주당의 2차 종합특검법 및 통일교·신천지 동반특검법 추진 방침에 반발해 단식투쟁에 돌입하는 등 법안 처리에 있어 극한 대치를 이어왔다.

국민의힘은 지난 16일 본회의에서 민주당 주도로 2차 특검법이 처리될 때에도 필리버스터를 진행했고, 그에 앞서선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정보통신망법 등 쟁점법안에 대해 연속적인 필리버스터를 진행해왔다.

이에 민주당은 국민의힘 측 필리버스터를 '정쟁용 필리버스터'로 규정, 무분별한 의사 진행 방해를 제한하겠다는 취지로 '필리버스터 진행 시 본회의 의사정족수(재적의원 5분의 1, 60명)를 채워야 한다'는 조항을 골자로 한 국회법 개정안을 추진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날까지 이어진 여야 원내대표단 협의 끝에 민주당은 해당 조항과 더불어 필리버스터 종결동의에 무기명 전자투표 방식을 도입하는 조항 등을 개정안에서 제외하는 데 합의했다.

이에 따라 이날 국회법 개정안은 '필리버스터 시 국회의장이 지정하는 상임위원장도 사회를 볼 수 있도록 하는' 사회권 이양 조항에 한해 상정, 재석 239명 중 찬성 188명, 반대 39명, 기권 12명으로 최종 가결됐다.

필리버스터 사회권 이양 조항의 경우, 앞서 국민의힘 측 연쇄 필리버스터 진행 당시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국회 부의장이 우원식 의장의 회의 진행 방식을 문제 삼아 필리버스터 사회를 거부한 데 따른 개정 조항이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 직전 의원총회에서 국회법 개정안 합의와 관련해 "필리버스터 정족수 요건을 신설하려고 했던 당초 개정안은 삭제하도록 합의했다"며 "많은 의원 여러분께서 도와주신 덕분에 이번에 (국회법 개정안이) 수정돼서 올라갔다. 상당히 성공적으로 이 법안을 막아냈다"고 자평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정책조정회의에서 90건의 비쟁점 법안 처리를 두고 "대통령께서 최근 국회 입법처리 속도가 정부의 정책추진 속도를 따라오지 못해 안타깝다 하셨다"며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를 속도감 있게 완수하겠다"고 말해 일부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남은 민생법안 처리에도 국민의힘의 전향적 협조를 촉구한다"고 했다.

한편 여야는 전날 회동을 통해 2월 임시국회 일정도 합의했다. 국회는 오는 2월 2일 임시국회 개회식을 갖고 3일과 4일 양일간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진행할 예정이다.

백승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월 국회에서의 구체적인 법안 처리 계획에 대해선 "안건 처리를 위한 본회의 일정은 계속 합의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법개혁안 등 남은 쟁점법안의 2월 내 처리 여부에 대해서도 "협의 중인 사안"이라고만 했다.

▲2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회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에 대한 수정안이 가결되고 있다. ⓒ연합뉴스

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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