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없다" 공언 배경은?

"양도세 중과 '유예' 기대는 오산…고통·저항 많아도 필요하면 피하지 말아야"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더 이상 연장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재연장 법 개정을 또 하겠지'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라며 유예가 종료되는 오는 5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가 시행될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5일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이례적으로 네 차례나 글을 올리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의 2026년 5월 9일 종료는 이미 정해진 것"이라고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 방침을 밝혔다.

이 대통령이 이같이 언급한 배경에는 부동산 시장에 명확한 시그널을 주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시장 일각에서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재명 정부 역시 양도세 중과를 시행하는 것은 부담이 되기에, 이를 유예될 수도 있다"는 여론이 제기되자 이러한 기대 심리를 차단하고 정책에 대한 시행 의지를 보인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26일 <프레시안>에 "부동산 세제에 대한 원칙을 명확하게 하려는 것"이라며 "부동산 투기 수요와 실수요는 구분한다는 것이 이재명 정부의 원칙이기 때문에 이를 강조한 차원의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장에 (부동산 정책 의지에) 대한 명확한 시그널을 주고 싶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도소득세는 부동산(토지·건물 등) 등을 팔아 생긴 이익에 매기는 세금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제도는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가 주택을 매매할 경우 기본세율에 20~30%포인트 중과가 되는 제도를 말한다. 윤석열 정부 들어 주택 거래를 활성화한다는 취지로 2022년 5월부터 4년간 유예해왔는데, 이 대통령은 이 유예 기간을 종료하고 양도세 중과 정책을 활성화 할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엑스를 통해 "시장을 이기는 정부도 없지만 정부를 이기는 시장도 없다"며 "대한민국은 예측가능한 정상사회로 복귀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정상으로 인한 불공정한 혜택은 힘들더라도 반드시 없애야 한다"며 "비정상적인 버티기가 이익이 되어서는 안된다. 버티는 이익이 버티는 비용보다 크게 해서는 안되겠지요. 비정상을 정상화시킬 수단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세금으로 집값 잡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왔으나, 지난 2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가급적 자제하는 게 좋다"면서도 "그러나 유효한 수단이고 반드시 필요한 상태가 됐는데, 바람직하지 않다고 안 쓸 이유는 없다"고 부동산 세제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반드시 필요한 상태'에는 부동산 세제 정책을 쓰겠다는 것.

다주택자 보유 주택을 시장으로 유도하고 기존 계약자들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도 약속했다. 그는 "지난 4년간 유예 반복을 믿게 한 정부 잘못도 있다"며 "오는 5월 9일까지 계약한 것은 중과세 유예를 해 주도록 국무회의에서 의논해 보겠다"고 강조했다.

다주택자들의 조세 저항을 뚫고 부동산 개혁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그는 "'부동산불로소득 공화국'을 탈출하는데도 고통과 저항은 많겠지만, 필요하고 유용한 일이라면 피하지 말아야겠다"며 "정상화를 위한 상법개정을 두고 기업과 나라가 망할듯 호들갑 떨며 저항했지만, 막상 개정하고 나니 기업과 국가사회 모두가 좋아지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세금 내고 집 파느니 들고 있겠다…양도세 중과 '반짝 효과' 그칠 듯"이라는 제목의 경제지 기사를 인용하며 "팔면서 내는 세금보다 들고 버티는 세금이 더 비싸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요?"라고 직격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다주택자들의 증여 움직임에 대해서도 "정당하게 증여세 내고 증여하는 게 잘못은 아니"라며 "'집을 처분하려면 팔아야지 증여하면 안된다'는 건 사적소유권을 존중하는 자본주의 시장경제 원리에 어긋나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증여세를 내고 증여한 건물에 대해서는 존중해야 하지만, 탈세나 편법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할 의지를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당 반응은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 이건태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부동산 가격 폭등 억제에 1차적으로 대단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대통령의 의지를 명확히 밝히는 것이 시장에 명확한 시그널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원들도 속으로는 그런 생각을 많이 하고 있었는데 혹시 선거에서 불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에 결단을 못하고 있었다"고 선거를 앞둔 속내를 언급하기도 했다.

반면 야권에서는 비판이 나왔다. 정점식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부동산은 불로소득이라며 보유세를 포함한 각종 세금을 더 매기겠단 접근은 정책이 아니라 이념에 가깝다"며 "주식투자 수익은 정당하고 부동산 수익만 불로소득이냐"고 반문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도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 사례를 언급하며 "과거 세제를 이용해 부동산 투기를 잡는 데 성공한 정부가 없다", "효과는 없고 정치적인 부담만 나오게 돼 있다"고 말했다.

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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