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너무 비싸" 탄핵광장 이끈 30대 청년이 서울시장 후보 나선 까닭

[인터뷰]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 "청년이 살 수 없는 도시, 미래 없는 서울 바꿔야"

중장년 일색인 지방선거에 89년생 30대 청년이 서울시장에 도전한다. 10년 동안 군인권센터에서 근무하며 국군 장병들의 처우를 개선하고 윤석열 탄핵광장에서 사회를 맡았던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 이야기다.

2016년 군인권센터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김 사무국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이 진행될 시기 기무사가 탄핵정국 수습 방안으로 계엄령 등을 검토한 문건을 공개하는 일을 주도한 인물이다.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 변희수 하사 사건, 채 상병 사건 등 군 피해자와 유족들을 대변하는 일은 물론 부대 내 휴대폰 사용, 군사법원 개혁 등 국군 장병 처우 개선에도 앞장 섰다.

김 사무국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위해 열린 광장의 얼굴이기도 했다. 겨우내 열린 탄핵광장의 사회를 보며 시민들의 싸움을 독려해 123일 만에 파면을 이끌어 냈다. 당시 언론과 방송 등을 통해 얼굴이 알려진 탓에 많은 시민들은 그를 '탄핵광장 사회 보던 걔'로 기억하고 있기도 하다.

▲탄핵광장 사회를 보는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 ⓒ김형남 인스타그램 갈무리

김 사무국장이 광장 사회를 맡는 동안 수많은 시민들을 만나며 얻은 게 있다. '윤석열 탄핵 이후 한국 사회에 대한 걱정'이다. 광장에 나온 시민들, 특히 광장을 이끌었다고 평가받는 청년 세대가 주거와 생활 문제로 평생 불안해하며 살아간다는 점을 피부로 느낀 것이다.

김 사무국장은 시민들의 목소리를 좀 더 자세히 듣고자 지난해 12월 '서울 너무 비싸' 캠페인을 시작했다. 서울 길거리를 나돌며 만난 사람 모두가 '서울 너무 비싸다', '미래가 걱정된다'고 입을 모았다. 김 사무국장은 자신이 만난 이들의 공통된 감각은 개인이 아닌 정치가 풀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했고, 고민 끝에 지난 12일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예비후보자 자격심사위원회에 예비후보자로 접수했다.

지난 16일 서울 마포구에서 <프레시안>과 만난 김 사무국장은 서울시의 핵심 문제를 "가장 왕성히 활동하는 30대 시민들이 내 집을 마련할 수 없는 도시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년들의 주거 불안은 그들이 자유롭게 역량을 펼칠 기회를 막고 서울에서 이탈하게 만든다. 젊은 세대의 이탈은 서울시의 지속 가능성을 저해해 결국 모든 세대가 피해를 입는다는 게 김 사무국장의 설명이다.

김 사무국장은 서울시장이 이루고 싶은 일을 "자신의 미래를 빼앗기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그 미래를 되찾고 그들에게 자기 삶을 주도할 수 있는 기회와 권력을 쥐어주는 일"이라고 했다. 다음은 김 사무국장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서울, 이대로는 지속 가능한 도시 될 수 없다

▲지난 16일 서울 마포구에서 <프레시안>과 만난 김형남 사무국장은 서울시의 핵심 문제를 "가장 왕성히 활동하는 30대 시민들이 내 집을 마련할 수 없는 도시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프레시안(박상혁)

프레시안 : 서울시장에 도전한다는 뜻을 밝혔다. 계기가 무엇인가.

김형남 : 지난 윤석열 퇴진광장의 사회자 활동을 하면서 많은 시민들과 직접적으로 접점을 가질 기회를 얻었다. 이 과정에서 윤석열이 파면된 후 어떤 세상을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몸으로 접했다. 광장을 주도했다고 평가받는 2030 세대를 지배하는 정서는 '불안'이었다. 그들은 이 세상이 너무 많은 게 결정돼 있어서 스스로 주도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고 느끼고 있었다.

좀 더 직관적으로 표현하자면 '서울이 30대가 내 집을 마련할 수 없는 도시가 됐다'는 것이다. 직장을 비롯한 모든 자원이 서울에 집중돼 있다. 그래서 서울이 아니면 살 수 없는데 정작 서울엔 내가 살 곳이 없다. 인생을 가장 열심히 사는 역동적인 시기에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없는 흐름들이 계속된다면 10년 20년 뒤 이 도시는 어떤 모습일까. 이대로라면 서울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문제의식에 서울시장을 준비해 봐야겠단 마음을 가지게 됐다.

프레시안 : 김형남이라는 사람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군인권센터에서 보낸 10년부터 소개해야 할 듯하다. 왜 센터에 갔고 어떤 성과를 이뤘나.

김형남 : 2014년 내가 입대하기 한 달 전 윤일병 사건이 있었고, 입대 한 달 후에는 임병장 사건이 있었다. 이런 사건들 속에 군에서 느낀 가장 큰 문제는 '어쩔 수 없어'라는 말을 체화하게 만드는 구조였다. 세상에 어쩔 수 없는 일이 어딨나. 사람 일은 해결하기 어려운 일이 있을 뿐 어쩔 수 없는 일은 없다. 부당함에 침묵하고 불편에 참는 게 현명하다는 생각을 깨고 싶었다. 이 생각을 깨지 않으면 사람들이 사회에 나와 만들어갈 세상도 비슷한 세상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선택의 순간에 '어쩔 수 없어'를 현명한 방식으로 여기는 사고를 깬다면 사회 진보를 만들어가는 데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2016년 5월 군대를 전역한 지 열흘 뒤 군인권센터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거대한 권력, 가장 바뀌지 않을 것 같은 공간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부단히 고민해 왔다.

가장 기억에 남는 변화는 병사들에게 휴대전화 사용을 허용하게 만들었던 일이다. 처음 군대에서 휴대전화를 쓰자고 이야기할 땐 북한에서 내려온 간첩이 아니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럼에도 국방부 문을 계속 두드려 시범운영을 늘리게 했고, 결국 전국으로 확대하게 만들었다. 부대에서의 휴대전화 사용은 병영의 풍경을 크게 바꿨다. 부당하고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외부에 알릴 수 있는 창구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처럼 군대를 인권의 언어로 바꿔나간 일들이 모여 박정훈 대령의 의로운 선택이나 12·3 비상계엄 상황에서 군인들의 망설임을 만들 수 있는 흐름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수많은 이들의 희생과 죽음, 그 죽음을 마주하고 있는 유가족들의 눈물, 매일 거리에 나서 악을 써야만 했던 순간들이 합쳐져 우리 사회 민주주의를 지키는 방파제가 될 것이라는 믿음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확인하게 된 10년이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두 번째 공판이 열린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윤 전 대통령 재구속 촉구 시민 탄원서 제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레시안 : 먼저 나온 이야기처럼 많은 사람들이 윤석열 전 비상계엄 선포 이후 치러진 탄핵광장 사회자로 기억하고 있을 듯하다. 어떻게 사회자가 됐고 광장에서 어떤 경험을 했나.

김형남 : 갑작스러운 계엄 선포에 집회 준비 또한 급박하게 이뤄졌다. 당시 집회 문화였던 행진 트럭을 이끌 활동가를 어디서든 끌어모아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과거 채 상병 1주기 추모 집회와 윤석열 거부권 남발 규탄 시위 등에서 사회를 본 적이 있다는 이유로 내가 행진 사회자에 포함됐다. 이후로 많은 시민들이 김형남이라 하면 몰라도 '광장에서 사회 맡던 사람'이라고 하면 알아봐 주시더라. 동네 자주 다니는 세탁소 사장님도 "어디서 많이 봤다"고 하실 정도다.(웃음)

사회를 보며 지낸 123일은 광장에 나온 시민들과 가까이서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윤석열을 파면하고 법의 단죄를 받도록 법정에 세우는 과정은 험난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일상에서의 변화를 바라는 마음들도 만만치 않게 크다는 걸 광장에서 많이 마주했다. 실제로 윤석열 퇴진광장이 내걸었던 또 하나의 구호는 사회대개혁이다. 이 질문은 현재진행형이다. 윤석열 파면 이후의 세상, 다시 만난 세계라고도 말하는 새로운 세상을 그려나가는 과정에 대해 정치는 답을 내놓을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가장 최근에는 길거리에서 서울 시민들을 만나 인터뷰하는 '서울 너무 비싸' 영상을 SNS에 올리고 있다. 어떤 취지로 시작했나?

김형남 : 광장에서 마주했던 시민들은 일상에 대한 불안, 내 인생을 주도하고 설계할 수 없어 한치 앞도 모르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 이 문제를 광장 밖 시민들과도 이야기하면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보고 싶었다. 그래서 지난해 12월 3일부터 길거리에 다니는 시민들을 만나 대뜸 '서울 너무 비싸지 않아요?'라고 물어보고 있다. 지금까지 대화를 나눈 시민의 수는 어림잡아 수백 명, SNS에는 매일 한 개의 인터뷰 영상을 올리고 있다.

프레시안 : 서울 너무 비싸지 않느냐고 물으면 어떤 답이 돌아오나?

김형남 : 열이면 열 '너무 비싸요'라고 답한다. 집이 있든 없든, 직장인이든 학생이든 마찬가지다. 문제는 구체적으로 무엇이 비싸다고 생각하는지, 어느 순간에 비쌈을 인지하는지다. 1번 문제가 주거, 2번 문제가 밥값이다. 결국 주거와 생활 물가가 문제라는 말이다. 특히 주거 문제에 나의 돈과 마음이 모두 빨려 들어간다. '월세살이'를 빨리 탈출하지 않으면 돈을 모으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 전세로 살다간 언제 사기 당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래서 결국 무리해서라도 내 집을 사야 하는데 그것이 잘 되지 않는다는 게 사람들의 마음을 더욱 불안하게 한다.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30대의 내 집 마련'이 서울을 지속 가능한 도시로 만드는 아주 중요한 요소라는 인사이트를 얻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고개를 돌리면 'XX전성시대' 포스터, 오세훈 시장의 치적을 다루는 광고물이 널부러져 있는 모습을 보곤 한다. 이것들은 시민들의 삶과 거리가 멀다. 내가 만난 사람들의 소중한 이야기들을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과정은 서울시장 선거 참여를 결심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됐다.

▲2024년 3월 13일 더불어민주당 제2차 중앙선거대책회의에 참석한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프레시안 : 서울시장 출마 과정에서 민주당을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김형남 : 2016년 군인권센터 활동을 시작해 받은 첫 월급으로 민주당에 가입했다. 때로는 더뎌보일 수 있고 좀더 나아가면 좋겠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래도 변화의 계기를 만들고 실제적인 변화를 끌고 가는 일은 언제나 민주당이 해 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활동 과정에서도 민주당과 함께 많은 변화의 순간들을 만들어냈다. 특히 채 상병 사망사건의 진실을 밝혀나가는 과정에서 민주당이 시민의 편에 섰기에 흔들림 없이 진실을 밝히는 과정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채 상병 사건을 겪으며 시민의 편에 선 민주당이 선거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난 22대 총선 민주당 국민참여선대위원장을 맡았다. 당시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당 원로들에게 '시민들은 민주당에게 국가가 해결하지 않고 파묻고 있는 진실을 정치의 힘으로 해결해 주길 기다리고 있다. 시민들이 기다리는 자리에서 선거를 치러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정치는 서울이란 도시에서 앞으로 미래를 살아가야 할 시민들이 처한 삶의 문제를 해결하고 그들에게 주도권을 쥐어 줄 수 있어야 한다. 여기에 대해 우리 당이 분명히 해야 하는 역할이 있다. 이번 선거는 시민들이 기다리는 선거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민주당 후보로 출마하기를 결심했다.

프레시안 : 시민활동가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30대라는 젊은 나이에 정치·행정 경험이 없다는 점은 선거에서 약점으로 보인다. 서울시장 후보로서 자신의 장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김형남 : 서울에서 살아가는 시민들의 삶을 가장 닮은 후보가 누구냐고 물으면 '나'라고 생각한다. 나는 서울에서 나고 자라 직장 생활까지 하고 있는 청년이다. 이 도시에서 돈을 벌고, 자기 자리를 찾기 위해 애쓰고, 부모님을 모시면서 다음 세대의 삶도 고민하는 사람들. 매일 사람들 틈에 끼여서 지하철로 출퇴근하며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의 언어를 서울이란 거대한 도시의 시장을 뽑는 선거에서 자신의 언어로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자신 있게 나라고 답할 것이다.

프레시안 : 서울시의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인가?

김형남 : 핵심은 젊은 사람들이 돈을 모을 수가 없는 도시란 점이다. 지금의 젊은 세대들은 정말 열심히 산다. 일도 열심히 하고 재테크도 한다. 그런데 왜 돈을 모으지 못하는가. 30대가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서울이 살 수 없는 도시, 청년이 튕겨져 나가는 도시가 돼가고 있단 말이기도 하다. 서울이 더 이상 살 수 없는 도시가 되어간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프레시안 : 청년 세대 위주의 정책을 펼치겠다는 뜻으로 읽히는데, 이런 정책들이 중장년층과 노년층에게 어떤 도움이 되나?

김형남 : 젊은 세대가 내 집 마련을 못 한다는 말은 돈을 가장 열심히 버는 사람들이 자신의 삶에 터전을 잘 마련하고 거기서 삶을 확장해나가는 과정들, 축적을 통해 좀 더 잘 살아가는 과정들이 무너지고 있단 뜻이다. 젊은 세대가 돈을 모으지 못하면 부모님을 부양하기거나 아이를 키우기도 다른 모든 세대의 미래도 불투명해진다. 서울을 떠받치고 앞으로 떠받쳐나가야 하는 사람의 미래가 없는 도시는 미래가 어둡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강북이 강남 된다고 시민들 전성시대 오지 않아…정원오 배울 점 많지만, 모든 시민 일상이 성수동일 수는 없어

▲김형남 사무국장ⓒ프레시안(박상혁)

프레시안 : 현직 서울시장인 오세훈 시장의 행정을 어떻게 평가하나.

김형남 : 오 시장은 미래에 쓸 자원을 전부 끌어다 쓰는 사람이다. 요즘 길거리 다니면 오 시장이 '강북전성시대' 홍보로 도배돼 있다. 그의 말은 서울 전역을 강남처럼 만들겠단 환상을 퍼트린다. 이게 서울에 필요한 일인가? 서울에 매달려 살아가는 수많은 시민들은 강북이 강남처럼 된다고 해서 자기 인생의 전성시대가 오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2000년대에 서울시장이 됐던 그가 20년 지난 지금도 여전히 시장직을 맡고 있는데 이는 우리 세대가 마주하고 있는 20년 뒤의 캄캄한 미래를 대비하는 일과 너무나도 어울리지 않는다. 다음 20년을 말할 수 있고 고민하고 있는 건 그 미래를 살아가며 준비해야 하는 세대다.

프레시안 : 출마 의사를 밝힌 박주민 의원이나 유력 후보로 언급되는 성원오 성동구청장 등에 견줘 자신의 강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김형남 : 나는 미래를 끌어다 쓰는 오세훈 행정을 끝내는 게 서울시장 선거에서 민주당이 이뤄야 할 가장 큰 목표라고 생각한다. 그러려면 선거에 정말 많은 이들의 삶이 이야기될 수 있는 경선, 오 시장이 말하는 미래가 허상이란 것을 시민들에게 설득할 수 있어야 경선이 돼야 한다. 민주당에는 시민들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자기 성과를 내 오신 많은 후보님들이 계신다. 특히 가장 많이 언급되는 정원오 구청장은 서울 도시의 성공 사례라고 할 수 있는 성수동을 이끌고 있다. 성수동과 같은 성공적인 도시 모델을 어떻게 서울 전역으로 확산시켜야 할지에 대해 성 구청장에게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다만 내 인생과 일상이 전부 성수동일 수는 없다고 말하고 싶다. 나를 포함해 성수동을 찾고 즐기는 많은 청년들은 결국 밤이 되면 자기 집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성수동에서 느낀 즐거움과 집에서 느끼는 감정은 분명 차이가 있다. 나는 성수동 바깥에서 벌어지는 일상의 이야기들을 선거에 가져오고 싶다. 나의 10년, 20년을 설계하며 느끼는 불안감. 내가 주도할 수 없다고 생각되는 감정들을 가장 잘 이야기할 수 있는 후보가 당사자인 나라고 생각한다.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 선거캠프ⓒ김형남 제공

프레시안 : 선거 준비가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 어떤 사람들과 함께하고 있나.

김형남 : 같이 선거를 준비하는 동료 대부분은 서울이란 도시에서 자신의 자리와 삶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2030 청년들이다. 서울을 사랑하는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이 도시를 바꿔보고자 모인 이들은 생업과 선거 준비를 병행하고 있다. 그래서 주된 활동은 모두 생업을 마친 오후 6시 이후 이뤄지고 있다는 게 우리 캠프의 특징이다. 10년 뒤, 20년 뒤에 우리가 같이 꿈꾸면서 살아갈 수 있는 서울을 만드는 일에 휴식 시간을 투자하는 셈이다.

프레시안 : 한국의 맘다니를 꿈꾸나?

김형남 : 한국의 맘다니보다는 서울의 김형남을 꿈꾸고 있다. 물론 도시를 굴려가고 도시에서 가장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튕겨져 나가는 이 상황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대도시의 상장인 뉴욕에서 젊고 기득권이 아닌 후보가 당선될 수 있었던 원동력에는 뉴욕이라는 도시가 기존의 방식으로는 더 이상 살아가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있었다. 이런 시민들의 어려움과 불안감은 서울도 크게 다르지 않다. 도시 안에서 미래를 설계하고 도시의 성장과 함께 자신도 성장해나가는 도시가 건강한 도시지, 내 것을 빼앗아 가는 도시는 건강하지 않다. 서울이란 도시가 자꾸 내 것을 빼앗고 있다는 느낌은 반드시 해결해 나가야 하는 과제다.

프레시안 : 쉬운 선거는 아닐 텐데, 앞으로의 전략이 궁금하다.

김형남 : 매일 일상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전면에 드러내려고 한다. 직전 서울시장 선거의 투표율은 53%, 2030 세대 투표율은 30%대였다. 청년 10명 중 7명이 투표하러 나오지 않는다는 뜻이다. 총선이나 대선에서의 투표율은 이보다 훨씬 높다. 이 차이는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내 얘기가 나오지 않는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투표를 위한 기준과 방향이 필요한데, 지선에서는 어떤 것도 찾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는 뜻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민주주의 파괴세력으로부터 민주주의를 지켜내고 치르는 대대적인 선거6다. 의미가 큰 선거인 만큼 많은 시민들의 다양한 이해관계가 반영된 선거여야 한다. 그렇다면 총선과 대선에서는 투표하면서 서울시장에는 투표하지 않는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 나는 지금까지 이 사람들을 만나는 과정을 해 왔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어떻게 하면 이들의 목소리로 선거를 치를 수 있을지 고민하며 캠페인을 만들어 가려고 한다.

미래를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가장 생생하게 전하고 이를 행정으로 옮길 수 있는 후보 되겠다

▲지난 16일 서울 마포구에서 <프레시안>과 만난 김형남 전 사무국장은 서울시의 핵심 문제를 "가장 왕성히 활동하는 30대 시민들이 내 집을 마련할 수 없는 도시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프레시안(박상혁)

프레시안 : 끝으로 서울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형남 : 지금까지 김형남이란 사람이 사회에 나와서 했던 10년의 과정은 '과거를 빼앗긴 사람들에게 과거를 찾아주는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군대에서 자식을 잃은 부모님, 군에서 지우기 어려운 폭력이나 성폭력 피해를 입은 피해자와 함께 명예 회복과 진실을 찾아나가는 과정들이었다. 한편으로는 거대한 권력의 흐름에 맞서는 시간이었다. 박근혜 정부 때 기무사의 계엄 문건을 폭로하는 실무를 맡았었고, 군의 고질적 문제였던 군사법원 제도를 개혁하는 과정들도 만들어 왔다. 정치의 영역에서 그 일을 해온 건 아니었지만, 정치와 가장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는 영역에서 많은 성과를 얻어냈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일은 '미래를 빼앗기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그 미래를 되찾고 그들에게 자기 삶을 주도할 수 있는 기회와 권력을 쥐어주는 일'이다. 모든 사람들이 치열하게 살고 능력도 좋은데도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고 바라는 미래에 다가가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는다. 사회가 개인의 바람을 포기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건물의 용적률을 확보하는 건 서울시장이 할 정치가 아니다. 서울시장의 중요한 능력은 미래를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가장 생생하게 전하고 이를 행정으로 옮길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이 일에 가장 적합한 사람이 바로 나라고 생각한다. 서울 사람들이 주도권과 기회를 갖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말하는 서울시장 후보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박상혁

프레시안 박상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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