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반쪽 '쇄신안'을 둘러싼 당내 비판에도, 지도부가 이를 덮어두고 가려는 모양새다. 장 대표는 쇄신안 발표 하루 만에 12.3 비상계엄을 옹호한 인사를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하는가 하면, 친윤석열계 핵심 인물을 주요 당직에 앉혔다. '김건희 옹호' 논란을 빚은 중앙윤리위원장 임명도 강행했다.
국민의힘은 '당명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장 대표의 뜻에 따라 9일부터 오는 11일까지 당명 개정에 대한 '찬반'을 묻는 전 당원 의견 수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예전에 당명 바꿔도 망한 적 있다"(한동훈 전 대표)며 당명 변경이 불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 대표와 가까운 성향의 최고위원들은 장 대표를 공개 엄호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명시하지 않은 장 대표의 쇄신안을 비판하는 의원들을 향해 "충분히 할 수 있는 얘기"라면서도 "당 대표 입장에서는 당을 지지하는 모든 세력에게 어느 정도 효능감을 줄 수 있는 표현들에 대한 고뇌가 굉장히 깊었다"고 반박했다.
신 최고위원은 "(비상계엄에 대한) 사과와 과거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메시지는 모든 것을 다 품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장 대표는 지난 7일 쇄신안을 발표하며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이었다", "과거의 일들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과 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관심이 집중됐던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신 최고위원은 "'특정 단어'를 너무 많이 집어넣어 그 단어 때문에 당내 분란이나 과다한 해석의 영역으로 돌아갈 경우, 당이 또다시 과거의 문제를 가지고 계속 다툴 수 있다"며 "이 점에 대한 우려가 당 대표의 가장 큰 걱정이었다"고 두둔했다.
조광한 최고위원이 전날 지명된 직후 과거 "2시간짜리 비상계엄을 내란이라며 대통령을 탄핵한다면 이는 전 세계인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발생한 데 관해서는 신 최고위원은 "2시간짜리 계엄이라는 게 뭐 틀린 이야기냐"고 받아쳤다. 극우 유튜버 고성국 씨 입당도 "개인적 선택"이라며 "저희 지지 세력으로 불리는 우파와 연대하는 것이 잘못된 건가"라고 반문했다.
김민수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장 대표 지원사격에 나섰다. 김 최고위원은 장 대표와 대립하는 한동훈 전 대표를 겨냥해 "오만방자하다"고 했다. 한 전 대표가 전날 SBS 라디오에서 "저도 당 대표를 해봤다. 제가 당 대표할 때 장 대표는 제 스태프였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한 얘기였다. 김 최고위원은 당내에서 대표적인 '탄핵 반대파' 인물로, 윤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한 전 대표를 두고 '내부 총질'을 주장해 왔다.
한편 장 대표는 이날 경기 용인시 SK하이닉스 공사 현장을 찾아 여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반도체 국가산업단지(클러스터) 이전론'에 대해 "국가의 미래를 팔아서 지방선거에서 표를 얻겠다는 정략적·정치적 선동에 불과하다"며 공세를 폈다. 쇄신안 발표를 일단락하고 지역 방문에 나서며 지방선거 행보를 시작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장 대표가 향후 '추가 쇄신안'을 발표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박성훈 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쇄신안 발표 당시 정책과 관련된 부분을 같이 말씀드리려 했는데, 발표되지 못한 부분이 있어 이를 따로 모아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나 박 수석대변인이 '정책 관련'이라고 미리 선을 그은 만큼, 추가 쇄신안이 발표되더라도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관련 메시지는 나오기 어려워 보인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특검의 구형량이 이르면 이날 나오는 데 대해서도 당은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국민의힘은 사형 구형을 주장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발언을 "선동"이라고 비난하며 "국민의힘은 공정하고 중립적인 재판부의 판결을 담담하게 지켜보겠다"고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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