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밝혀진 '179명 사망 제주항공 참사' 원인…"둔덕 없었다면 전원 생존"

비공개 연구용역 보고서 확인…유가족 "참사는 불가항력적 사고가 아니었다"

2024년 12월, 탑승자 179명이 사망한 제주항공 참사가 활주로에 콘크리트 둔덕이 없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연구용역 보고서가 뒤늦게 확인됐다. 유가족들은 "이 참사가 불가항력적 사고가 아니었음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는 8일 입장문을 내고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무안공항 활주로 끝에 콘크리트 둔덕이 없었다면 탑승자 전원이 생존했을 것이라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도출됐다"며 "이는 단순한 가정이 아니라, 슈퍼컴퓨터를 활용한 정밀 충돌 시뮬레이션과 좌석별 충격량 분석에 기반한 과학적 결론"이라고 밝혔다.

국토교통부 산하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지난해 3월, 무안공항 구조물이 사고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한국전산구조공학회에 연구용역을 의뢰했다.

연구팀은 현장 조사와 슈퍼컴퓨터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충돌과 중상자 발생 가능성을 분석했고 그 결과, 콘크리트 둔덕이 없었다면 사고기는 약 770미터를 활주한 뒤 멈췄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즉, 중상자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국힘의힘 김은혜 의원실이 입수한 연구용역 보고서에는 '무안공항에 콘크리트 둔덕이 없었다면 탑승자 전원이 생존했을 것'이라는 시뮬레이션 분석 결과가 담겨 있었다.

문제는 이 용역 결과가 그동안 유족들의 공개 요구에도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유가족협의회는 "국토교통부 소속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와 경찰은 둔덕 관련 용역이 진행되는 전 과정에서 연구 내용, 결과 보고서에 이르기까지 철저히 차단했고, 유가족의 반복된 요구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며 "이는 단순한 행정 미흡이 아니라 유가족을 기만한 행위이며, 조시기관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스스로 무너뜨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특히 문제의 둔덕 관련 용역은 국토교통부가 발주하고 수의계약으로 진행한 사업"이라며 "사고의 책임 주체가 될 수 있는 기관이 스스로 조사와 검증의 틀을 쥐고, 그 결과마저 은폐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사안은 결코 묵과할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유가족들은 둔덕이 없었다면 "적어도 전원 사망은 아니었을 것"이라며 둔덕이 왜 그 자리에 존재했는지, 왜 2020년 개량공사 당시 바로잡지 않았는지, 왜 사고 이후 1년 동안 진실이 가려졌는지에 대해 반드시 책임 있는 답이 필요하다"고 했다.

유가족들은 이어 "우리는 이 참사의 당사자이며, 진실을 알 권리가 있다"며 "179명의 생명이 희생된 이 참사는 덮고 넘어갈 수 있는 사고가 아니다. 우리는 끝까지 묻고 반드시 밝혀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7일째인 지난 1월 14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 사고 현장에서 수습 당국 관계자들이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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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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