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美 베네수엘라 공격에 "한국에 던지는 경고"…진보당 "무슨 경고?"

"대한민국, 베네수엘라 되지 않도록 막아야" 국민의힘 주장에 진보당 "막기 위한 조치가 있다면 국민의힘 해산 뿐"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공격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한 데 대해 야당인 국민의힘은 한국에도 경고를 보내는 것이라면서 이재명 정부를 비판했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야당인 진보당은 트럼프에 납작 엎드려야 한다는 경고냐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석방을 주장하는 이른바 '윤어게인' 세력의 목소리를 전달하려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4일 국민의힘 조용술 대변인은 '베네수엘라가 던지는 경고, 대한민국은 같은 길을 가서는 안 됩니다'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마두로 대통령은 2013년 집권 이후 군을 동원한 반정부 시위 탄압과 무리한 국유화 정책으로 베네수엘라 경제를 철저히 파탄에 이르게 했다. 그 결과 베네수엘라의 GDP는 집권 당시보다 약 80% 감소했고, 과도한 포퓰리즘은 결국 6만%가 넘는 초인플레이션이라는 국가적 재앙으로 귀결됐다"고 주장했다.

조 대변인은 "최근 대선에서도 마두로는 부정선거 논란 속에 재집권하며 국제사회의 고립을 자초했고, 누적된 국민적 분노와 내부 붕괴는 결국 오늘의 사태로 이어졌다"라며 "베네수엘라의 몰락은 결코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과도한 돈 풀기와 권력의 독주, 야권 탄압과 언론 압박이 일상화된다면 대한민국 역시 같은 길로 접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우리는 이 경고를 직시해야 한다. 역사와 국제 사례는 미래를 읽는 중요한 나침반"이라며 "대한민국이 베네수엘라가 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국민의힘 대변인 논평에는 국제법 위반 소지가 큰 미국의 군사 행동에 대한 비판은 없었다. 대신 이재명 정부가 베네수엘라 현지에 있는 교민들의 안전에 소홀히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조 대변인은 "이처럼 중대한 위기 속에서 이재명 정권은 베네수엘라 내 우리 국민 보호를 위해 지금까지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라며 "군사 작전 종료 이후 상당한 시간이 흘렀음에도 동맹국인 미국과의 소통조차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정부차원의 공식 발표조차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정부는 이날 오전 '베네수엘라 상황 관련 대변인 성명'을 통해 "우리 정부는 최근 베네수엘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역내 긴장을 완화시키기 위해 모든 당사자들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하며,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의사가 존중되는 가운데 민주주의가 회복되고 대화를 통해 베네수엘라 상황이 조속히 안정되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또 외교부는 3일 현지 상황과 국민에 대한 안전대책을 점검하기 위해 김진아 외교부 제2차관 주재로 본부-공관 합동 상황점검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현지 체류 중인 국민 70여 명의 피해 사례는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발생한 일련의 폭발 이후 베네수엘라 최대 군사 시설인 푸에르테 티우나에서도 화염이 치솟았다. ⓒAFP=연합뉴스

국민의힘의 논평에 대해 홍성규 진보당 대변인은 "이 와중에 내란본당 국민의힘은 거꾸로 우리 국민을 협박하고 나섰다"라며 "미국에 대한 규탄은커녕 비판 한 자락 없이, '결코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며 '대한민국 역시 같은 길로 접어들 수 있다'고 버젓이 내뱉었다. 끔찍한 내란시도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켜낸 우리 국민들에 대한 모독을 넘어 공공연한 협박"이라고 규정했다.

홍 대변인은 "'지금이라도 이 경고를 직시해야 한다'고 했는데, 대체 무슨 경고인가? 미국과 트럼프에 납작 엎드려 꼬리를 흔들지 않으면 언제든, 주권자 우리 국민의 의사를 짓밟으면서까지 미국의 침공이 있을 수 있다는 경고인가? '윤어게인'을 외치며 아직도 거리에서 '내란수괴 윤석열 탈출'을 도와달라고 트럼프에 애걸복걸하고 있는 무도한 자들의 목소리를 그대로 전달이라도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는 "도대체 어느 나라 정당인지, 미국의 정당인지 한국의 정당인지 그 정체부터가 의심스러운 내란본당 국민의힘의 작태를 거듭 강력히 규탄한다"라며 "'대한민국이 베네수엘라가 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고 했나? 그러기 위하여 취해야 할 단 하나의 조치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매국정당 내란정당 국민의힘의 해체 뿐"이라고 일갈했다.

김준형 조국혁신당 외교안보특별위원장은 3일 '트럼프의 베네수엘라 침공을 강력히 규탄한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에서 미국의 군사 행동에 대해 "유엔헌장을 정면으로 어긴 명백한 침략행위이며, 국제법 위반"이라고 못박았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는 지금까지 미국 우선주의라는 이름으로 자국 이익을 위해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규범을 지속적으로 무너뜨려 왔다. 미국은 일방적인 관세 부과와 투자 갈취로 약탈적 제국주의 국가의 모습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그리고 이제는 군사공격까지도 감행하는 무법의 깡패국가가 되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렇게 되면 미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할 자격이 없고, 우크라이나를 도울 명분도 사라진다. 애당초 러시아를 배울 결심이었는지도 모르는 일"이라며 "전쟁행위를 '작전'이라고 부르는 것조차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때 사용했던 말"이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선박에 대한 공격을 포함한 수개월간의 군사적 압박도 모자라 기습적인 침공까지 러시아의 행태와 소름이 끼치도록 유사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러-우전쟁에 있어서 러시아를 그토록 비난해 왔던 EU는 비겁하게도 마두로를 탓하며, '평화로운 권력 이양'이라는 무책임한 입장만 내놓았다"며 유럽 주요 국가들의 입장에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마두로는 12년이나 장기 집권하며 비민주적 행태를 자행하고 나라 경제를 엉망으로 만들었지만, 마약이나 테러의 우두머리라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 설령 그것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미국이 쳐들어가서 국가의 원수를 체포할 권리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이런 기준이라면 세계 모든 권위주의 독재 국가에 개입해야 하는데, 아프간에서는 왜 도망쳤는가? 미얀마의 국민들은 왜 외면하는가? 미국의 강제적 정권축출은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더 키울 것"이라며 "권력의 공백상태로 오히려 테러와 마약범죄의 온상이 될 가능성이 크고,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삶은 더욱 피폐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백승아 원내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베네수엘라 비상 상황에 따른 교민의 안전과 지원을 위해 정부와 함께 총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미국의 행동에 대한 평가 없이 "더불어민주당은 어떠한 국제 정세의 변화 속에서도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정부와 함께 총력을 다하겠다. 아울러 국제사회에도 우리 국민 보호를 위한 적극적인 협력과 공조를 당부드린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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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남북관계 및 국제적 사안들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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