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美사령관의 '위험한 발언'…"미국, 한국을 '전쟁도구'로 쓰지 말라" 반발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공개석상에서 '한국군 역할 확대'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한국은 어떠한 전쟁도 참여하지 말아야 한다"고 반발햇다.

국가폭력피해범국민연대는 30일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발언에 대한 국가폭력 피해자 단체 논평'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한국전쟁 민간인 학살 희생자 유족 등 국가폭력 피해자들은 한국은 어떠한 전쟁도 참여하지 말아야 하며, 평화를 지켜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다"고 말했다.

앞서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 29일 '제2회 한미연합정책포럼'에서 "'동맹 현대화'가 단순히 구호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한국은 단순히 한반도의 위협에 대응하는 존재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데이비드 맥스웰 미국 아시아태평양전략센터 부회장은 "한국의 다음 전쟁은 한반도에 머물지 않을 것이며 한반도에서 시작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발언은 중국이 대만해협 등에서 대만 포위를 위한 대규모 군사훈련을 하는 중에 나온 것으로, 중국의 대만 침공 등 양안 전쟁 발발시 한국군의 전쟁 개입을 촉구하는 것으로 해석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국민연대는 "우리는 두 번의 전쟁 피해를 잊지 않고 있다. 첫 번째는 1950년에서 1953년까지 벌어진 한국전쟁의 비극이다. 전쟁 중이라는 명분으로 국민보도연맹, 형무소 수감자, 예비검속자, 부역혐의자로 낙인찍힌 민간인들이 아무런 법적 절차 없이 총살되고 죽임을 당했다. 군인, 경찰은 물론 서북청년단 등 유사 민간 폭압 단체들의 집단학살은 전쟁 기간 내내 지속 되었다. 노근리, 경주, 포항, 안동 등 민간인 거주지역에 대한 무차별 폭격은 그 규모조차 파악할 수 없는 지경이다. 이 과정에서 비무장 민간인이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학살되고 희생되었다. 동족 간의 전쟁은 무수한 상흔을 남겼고, 이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연대는 "1970년대 베트남 참전으로 인한 한국의 전쟁 개입 후유증 또한 아직 진행 중이다. 특히 베트남에서의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진상규명, 고엽제 등 참전 군인의 육체적, 정신적 고통 또한 아직도 해결의 실마리 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국민연대는 "브런슨 사령관은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 한국군의 정교함, 한미 연합 지휘 구조의 성숙함을 미국의 필요에 의해 한국이 '전쟁 도구'로 쓰여져야 한다는 이유로 들고 있다"며 "미국은 더 이상 한국을 전쟁 도구로 삼지 말라. 한국 젊은이들을 전쟁에 동원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국민연대는 "국가폭력 피해자들은 어떠한 전쟁도 반대한다. 더구나 미국의 요구에 의한 전쟁 참가는 더욱 명분 없는 것으로 반대한다. 이제 한반도는 전쟁이 아닌 평화를 위한 교두보가 되어야 한다.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당장 그 위험한 발언을 멈추고 한국 국민들에게 사과하라"고 했다.

▲제이비어 브런슨 연합사령관이 29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제2회 한미 연합정책포럼'에서 기조연설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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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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