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로 복귀한 날, 일자리를 잃게 된 청와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거리에서 삼보일배를 하며 고용보장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지부 청와대분회는 29일 서울 종로 광화문광장에서 삼보일배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에 봉황기가 걸리고 이 대통령도 청와대에서 업무를 시작했지만 청와대 개방 시기 관람, 안내, 시설 운영을 맡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보장 대책은 여전히 나오지 않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청와대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개방 시기 문화체육관광부 위탁기관인 청와대재단이 관람·시설운영 업무를 맡긴 용역업체와 1년 단위 계약을 맺고 일해왔으나, 내년 연말 이 대통령이 청와대로 복귀함에 따라 일자리를 잃게 됐다.
이에 청와분회는 지난 7월경부터 정부와 대통령실에 당시 청와대에서 일하던 노동자 200여 명에 대한 고용보장 대책 마련을 요구해 왔지만, 이렇다 할 답을 듣지 못했다.
이성균 서울지역지부장은 "아무 잘못도 없는 노동자들이 쫓겨나는데 정부는 아무 대책이 없다"며 "대통령실도, 문화체육관광부도 청와대재단도 어느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 대통령은 정부가 모범 사용자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극히 맞는 말이다. 그런데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말에 대한 책임을 다해주시라"고 촉구했다.
청와대에서 방호 업무를 했던 이우석 청와대분회장은 "한 국가의 국민으로서 정부가 안정적인 곳에서 근무를 하게 된 게 너무 행복하고 좋다"면서도 "노동자 입장에서 볼 때"는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의 간절함이 닿아 꼭 대화로 이어지면 좋겠다"고 밝혔다.
회견 뒤에는 노동자 10명이 하얀 민복을 입은 채 광화문광장에서 청와대 사랑채까지 약 1.5킬로미터 거리를 삼보일배로 느릿느릿 나아갔다. 무릎이 불편한 노동자 2명은 그 앞에서 "청와대 비정규직 고용보장 촉구 삼보일배"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걸었다.
삼보일배 대열 뒤에서는 30여 명의 연대 노동자가 "이재명 대통령님! 청와대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만납시다", "대통령이 책임지고 고용 보장하라" 등이 적힌 선전물을 들고 행진을 함께했다.
한편 청와대분회는 매일 청와대 인근에서 출근 선전전도 진행 중이다. 오는 31일까지 고용보장 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한남동 관저와 청와대를 찾는 추가행동도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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