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장동혁 겨냥 "집토끼론? 지금 그렇게 한가하지 않다"

당명 교체설에 "음식점 간판 바꾸면 영업 잘 되나" 일침…野 내홍 계속

국민의힘 장동혁 지도부의 노선 변화를 촉구하는 내부 비판 목소리가 연말까지 이어지고 있다. 장 대표가 지난 19일 '변화'를 강조하는 메시지를 냈지만 계엄·탄핵사태에 대한 인정과 사과 없이는 유권자들을 설득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 소속 유정복 인천시장은 22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민심이 어떠냐. 한마디로 '민주당은 못 믿겠다, 불안하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더 못 믿겠다'는 것"이라며 "우리 당에 대해서 국민들이 아직도 마음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유 시장은 특히 "당의 위기의 근본 원인은 대통령의 계엄 선포와 탄핵 아니냐. 그건 명확하지 않느냐"고 돌직구를 날리며 "이로 인해서 국민들로부터 심판받은 것 아니냐. 이를 인정하지 않고는 그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당이 다음 스텝으로 가지 못하고 있는 이 부분은 분명히 우리가 냉정하게 반성을 해야 한다"며 "진영논리에 갇혀서 자기 정치에 중심을 둘 게 아니라, 국민을 위한 정치, 당을 위한 정치, 나아가서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하는 정치를 한다면 결단코 어떤 전략, 절차적인 문제, 이런 것을 따질 때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는 장동혁 지도부가 '연말까지는 지지층 결집, 신년부터 중도 확장'이라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는 데 대한 정면 비판이다. 유 시장은 "당 대표가 소위 '집토끼'론, '우리 진영을 공고히 하고 그 다음에 변화와 혁신을 가져오겠다'는데, 지금 그렇게 한가하지 않다"고 했다.

그는 "지도자는 일관성이 필요하고, 국민은 그것을 보고 판단을 하는 것"이라며 "전략과 전술을 가지고 국민의 마을 사기는 어렵다. 진정성을 갖고 승부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당내 일각에서 당명 개정 논의가 나오는 데 대해서도 "당명 개정부터 시작해서 바꾸겠다, 변화하겠다 하는 얘기를 하는데, 과거에 우리 정치 역사를 보면 당명 많이 바꿔왔지만 음식점에서 간판 바꿔서 영업이 잘 된다는 보장이 있느냐. 내용이 바뀌고, 주방장이 바뀌고, 서비스 수준이 바뀌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당명, 간판을 바꾸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국민들이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혁신과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동혁 지도부가 한동훈 전 대표와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절차를 밟고 있는 데 대해서도 그는 "가급적 그런 문제는 좀 자제해야 된다. 전쟁을 앞두고 내분을 갖고오는 상황은 그렇게 유리하지 않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어떤 문제가 있으면 조사에서 명백하게 사실을 밝히면 될 것이지, 이를 또 하나의 정치 권력투쟁의 수단으로 하거나 입지 구축용으로 해서는 안 된다"며 "조사 결과에 따라서 당원과 국민이 판단할 문제다. 저는 더 이상 이 문제는 거론하지 않겠지만 당 지도부나 관계자들도 이 부분에서 좀 자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유 시장은 진정성 있는 '변화'의 내용으로 인적 쇄신을 주장했다. 그는 "정치는 프레임과 메시지"라며 "가장 강한 메시지는 혁신, 쇄신의 모습임과 동시에 인물이 메시지"라고 했다.

그는 "예를 들어 17대 총선 때 박근혜 대표를 내세워 국면을 전환했듯이, 그리고 15대 총선 때 보수당이 갖고 있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김문수·홍준표·이재오같은 진보적 색채를 갖춘 인물들을 영입해서 분위기를 바꿨듯이, 16대에 남경필·원희룡·정병국과 오세훈으로 분위기를 바꿨듯이 지금 우리는 인물 영입에 총력 노력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유정복 인천광역시장이 지난 16일 국민의힘 재선의원 모임 '대안과 책임'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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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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