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원로인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이 이재명 대통령이 헌정사상 최초로 시도하고 있는 '생중계 부처 업무보고'에 대해 "대통령께서 말을 너무 많이 하다 보면 간혹 실수할 수도 있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경고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17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책갈피 달러', '환단고기' 등 지엽적 논란이 불거진 데 대한 질문을 받고 "과연 이 공개적인 회의를 얼마나 지속할 수 있을 것인가는 앞으로 두고 봐야 할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대통령) 본인이 자기 나름대로의 명분을 가지고 생중계를 하는데, 생중계를 하는 장단점이 있게 마련"이라며 "대통령 스스로가 그것을 즐기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누가 뭐라고 얘기해 봐야 아무 의미가 없을 것이다. 당분간은 아마 공개 회의를 계속 이어가지 않을까"라고 했다.
그는 다만 전날 보건복지부 업무보고가 진행되던 중 이 대통령이 정은경 복지부 장관에게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데 대해서는 "탈모가 미용이 아니라 생사와 관련된 거라고 대통령께서 말씀하셨는데, 우리나라 의료보험이라는 것이 급여를 계속해서 확대할 수밖에 없게 돼있다"며 "비만 치료라든가, 탈모라든가 하는 것까지 의료보험이 분담하게 되면 의료보험 재정이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 냉정한 판단을 해야만 그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 대통령의 국정 리더십 전반에 대해 평가하면서 "내가 보기에는 이 대통령이 머리가 굉장히 빨리 잘 도는 사람"이라며 "상황에 대한 적응 능력이 아마 가장 특출난 사람 아닌가"라고 하면서도 "예를 들어 최근 공개 회의를 하면서 여러 가지 말도 많고 하지만, 결국은 본인이 어느 순간에 가서 판단을 해서 거기서 다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본다"고 에둘러 말하기도 했다.
김 전 위원장은 한편 개헌 논의에 대해서는 "개헌 얘기는 선거 때는 잠깐 하는 것 같더니 최근에 와서는 개헌 얘기가 어디로 갔는지 사라져버리고 없다"며 "대통령 되시는 분이 국가 미래를 생각해서 개헌 같은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어떤 방향으로 개헌이 이루어져야 한국의 민주주의와 경제 발전을 위해 가장 좋을 것인가 생각해야 하는데 그런 점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은 개헌 문제에 대해서는 집권하고 나면 딱 입을 닫아 버리기 때문에. 아무리 국회에서 이렇다 저렇고 얘기해봐야 별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여야 양당에 대해서도 고언이 건네졌다. 김 전 위원장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내란전담재판부법에 대해 "전담재판부라는 명칭을 꼭 붙여야지 재판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는 사고방식부터 바꿔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내란재판부를 구성한다고 했다가 위헌 소지가 있다는 얘기가 되니까 수정을 해서 '1심은 지나가고 2심부터 내란재판부를 구성한다'고 하고, 판사를 어떻게 할 것이냐도 '사법부 내부에서 하라' 이렇게 돼 있지 않느냐"며 "위헌의 소지를 많이 없앴다"고 일면 평가했다.
그는 다만 "재판부 배치를 어떻게 하느냐는 법원이 결정할 수밖에 없는데, 그 동안에는 무작위로 추첨해서 재판부를 정했는데 내란재판부는 특이하게 만들겠다는 차이밖에 없는 것 같아 보인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전날 당무감사위가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게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리고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게' 논란에 대한 조사도 진행 중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 "장동혁 대표가 '현 여당과 싸우기 위해서는 당이 똘똘 뭉쳐야 된다'고 얘기를 하면서, 한편으로는 당 내부에서 당을 갈라치기 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국민의힘이 정상적인 정당으로서의 면모를 갖출 수 없다"고 일갈했다.
김 전 위원장은 "장 대표는 정치 경력이 3년밖에 안 됐는데, 이번에 당 대표에 출마해서 당선된 것은 '계엄 찬성', '윤 어게인' 세력에 의해서 된 것 아니냐"며 "그 세력으로부터 자기가 스스로를 해방을 못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와 같은 행태를 계속 유지하다 보니까 국민이 거기에 따라가지 않고, 그러니까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전혀 오르지 않는 현상을 보이는 것"이라며 "내가 보기에는 국민의힘이 비대위 체제로 가지도 않을 것이고 장 대표라는 사람도 물러날 자세가 아니다. 그래서 결국은 이런 시스템으로 가서 내년 지방선거를 치르고, 선거 결과에 따라서 국민의힘이 변화하려면 할 수 있어도 그 전까지는 변화하기 굉장히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지방선거에 '통일교 로비 의혹'의 영향이 있을지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은 "내가 보기에는 선거에 직접적인 영향을 크게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국민의힘이야 특검을 주장할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 그것을 실행에 옮기려면 국회 다수 의석이 필요한데 민주당이 거부하는 이상 특검이 되겠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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