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진웅 씨의 과거 소년범 전력 논란과 관련해 박경신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발언이 논쟁의 중심에 섰다.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 개인주의와 자유주의를 적극 옹호해 온 박 교수는 현재 공론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조 씨 사건 관련 토론과 언론 보도는 모두 존중받아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히면서 "조진웅이 지금이라도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다시 사과하고 용서를 빌어 연기를 계속하겠다는 허락까지 받는다면, 연기를 계속해도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10일 YTN 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생활>에 출연해 "국민들이 자신이 소비할 예술인에 대해 합법적으로 얻은 정보를 토대로 판단할 권리가 있다. 그에 대한 논란은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과거에 잘못한 것이 있더라도 새로운 기회를 주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리고 그만큼 사람들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또 자신이 다음 선거에서 투표할 때, 다음 자기가 볼 영화를 고를 때, 다음 자기의 모델로 삼을 사람들을 정할 때 합법적으로 얻은 정보를 고려할 수 있는 알 권리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저는 조진웅 씨가 반드시 은퇴해야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조진웅 씨가 계속 연기할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한다. 단지 저는 조진웅 씨에 대한 평가를 함에 있어서 논란에 어느 편에 서든지 간에 모든 사실에 기초를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특히 "예를 들어 친일 행적 때문에 미당 서정주의 시를 국어 교과서에서 빼야 하느냐, 또는 그대로 둬야 하느냐 아직도 논란이 많은데. 중요한 것은 그분의 친일 행적을 정확히 아는 것이다. 그래서 조진웅 씨를 아직도 지지하는 분들은 계속 지지해야 된다고 생각을 한다. (반면) 조진웅 씨를 새로운 사실에 기초해서 비판할 사람은 비판할 수 있다고 본다. 저는 어느 쪽에 서 있지도 않는다. 중요한 것은 그렇게 함에 있어서 국민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실을 공개하는 행위, 그리고 서로 공유하는 행위 그 자체를 비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지금 KBS, SBS가 디스패치 보도 나오자마자 단 하루 만에 프로그램 하차시키고 홈페이지에서 흔적 지우고 있는데 도리어 이런 행위들이 생매장이라면 생매장"이라며 "저는 조진웅 씨에 대한 자유로운 토론이 이루어져야 되고, 정말 조진웅 씨를 지지하는 분들은 이 사실을 밝힌 디스패치를 비난할 것이 아니라 보도가 이루어지자마자 KBS, SBS가 서둘러서 조진웅의 흔적을 지우고 조진웅을 프로그램에서 하차시키고 있는데 KBS, SBS에 연락을 해서 더 많은 토론이 필요하지 않느냐 이런 주장을 해야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조진웅 씨는 이미 성인이 됐고, 어떻게 보면 제가 보기엔 이미 성공적으로 교화가 되셨다. 그래서 지금 소년 사법 절차의 목표를 조진웅 씨에게 적용할 이유는 그렇게 강하지 않다. 그래서 저는 자유롭게 조진웅 씨를 지지하는 분들, 조진웅 씨에 대한 새로운 사실에 대해서 놀란 분들. 이런 분들이 서로 자유롭게 토론을 할 수 있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조진웅이 지금이라도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다시 사과하고 용서를 빌어 연기를 계속하겠다는 허락까지 받는다면, 연기를 계속해도 좋다고 본다"며 "갱생의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된다는 것을 비행 청소년에 보여달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조진웅 씨 관련 논란을 보도한 언론에 대해 "법적인 부분만 살펴보면 소년법 68조를 보면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서 보도하면 안 된다고 돼 있는데 심사가 다 끝난 사건이기 때문에 그건 적용되지 않는다"며 "당사자(피해자)는 유출해도 불법이 아니다. 그 경우 유출 자체도 합법적으로 이루어진 것이고 합법적으로 공개된 정보를 보도함에 있어서 언론은 아무 잘못 없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조진웅을 완전히 퇴출시켜야 한다'는 입장과 '조진웅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입장이 충돌하는 것을 두고 "저는 이게 사회적 합의가 불가능한 이슈라고 본다. 관용이 매우 중요하다. 즉 한 번 잘못한 사람에 대한 관용, 제기하려는 사람들에 대한 관용도 중요하다. 전력이 있는 예술이나 공인을 소비하거나, 지지하지 않을 소비자나 유권자의 권리에 대한 관용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을 한다. 그래서 여기에 대해서 각자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인정을 해야 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과거 일인데 잊어야 되지 않냐고 (상대를) 비판하는 것들도 무관용적인 자세라고 생각을 하고. 마찬가지로 재기하려는 사람의 기회를 뺏는 것 역시 무관용적인 자세라고 생각을 한다. 그런데 이것은 보는 사람마다 다를 수가 있는데 마치 사회가 각자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살아온 사람들 사이에서 합의가 있을 수 있는 것처럼 토론을 해가지고 어느 한쪽에게 강요하려는 자세가 잘못되었다고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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