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는 공부하면서 방향을 잘못 잡았을 때 올바른 길을 보여주는 나침반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북에서 8년 만에 대학수학능력시험 만점자가 나와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이 학생은 특목고나 자사고가 아닌 일반고 재학생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전주한일고(교장 한영숙) 3학년 학생인 이하진 군.
2010년 이후 전북에서 수능 만점자는 2016학년도 3명, 2018년도 2명에 이어 이번이 6명 째다. N수생이 아닌 재학생 수능 만점은 2016학년도에 이어 10년 만이다.
입학 당시 최상위권이 아니었던 이 군은 3년 동안 학교의 체계적인 수업과 관리, 교육청의 학력신장 프로그램과 같은 학습지원을 바탕으로 성적을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군은 "물론 좋은 성적을 받기를 기대했지만 다 맞을 것 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조금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기쁘고 좋은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군이 고등학교 입학 때부터 최상위권은 아니었다. 중학교 때는 전교 15등에서 25등 사이를 오갔고 고등학교 입학 성적도 36등으로 최상위권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수능만점을 받기 위해 고등학교 3학년 동안 어떻게 공부했을까?
먼저 "내신과 수능에서 모두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공부의 균형을 맞추려 노력했다"고 한다. 또 "내신 기간 이외에는 모의고사 준비 위주로 학습했으며 다양한 문제를 풀고 답을 맞히더라도 더 좋은 풀이가 있는지, 잘못 생각한 부분은 있는지 스스로 점검하며 공부했다고 한다.
특별히 소개하고 싶은 '나만의 공부방법'을 묻는 질문에는 이런 답변이 돌아왔다.
"어느 정도 공부를 한 학생이라면 수학교과서를 한 번 쯤 읽어보면 좋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 "수능이든 내신이든 교육과정에 기초해 문제를 내며 교과서는 이를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자세히 알려주는 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물론 교과서 위주로 공부하라는 말은 아니"라면서 "교과서만 보고 만점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몇명이나 될까요?"라고 반문하며 "그렇지만 공부하면서 방향을 잘못 잡았을 때 올바른 길을 보여주는 나침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과학탐구Ⅱ 과목은 학습 자료나 실전 모의고사 문제가 많지 않아 혼자 공부하는 것이 어려웠는데, ‘수능 한등급 올리기 90일 프로젝트’를 통해 학교에서 제공하는 실전 모의고사 문제를 많이 풀어볼 수 있어 탐구 과목 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담임을 맡은 김신우 교사는 "이 군은 과학 수업에서 실험 결과가 잘 나오지 않을 때에도 끝까지 원인을 탐구하며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가설을 세우는 등 깊이 있는 학습 태도를 보였다"며 "과학Ⅱ 과목을 모두 선택해 적극적으로 탐구 활동에 참여하며 과학적 사고력을 키웠다"고 말했다.
이번 수능이 국어·영어 모두 전년 대비 난도가 높았던 이른바 ‘불수능’이었는데도 일반고 재학생이 만점을 받은 것은 공교육 시스템의 성과로 의미가 남다르다고 전북교육청은 강조했다.
특목고나 자사고가 아닌 일반고에 다니는 학생이라도 학교 수업을 중심으로 학력신장 프로그램을 충실히 수행하면 얼마든지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문성 전북교육청 중등교육과 장학관은 “전북교육청이 추진 중인 학력신장 프로그램과 진로·진학 지원 정책의 효과를 구체적으로 입증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며 “학력신장 프로그램을 고도화해 학생들의 실력을 키우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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