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심 70%' 공천룰에 내홍…나경원 면전서 "사심 버려야" 지적도

羅 "뿌리조직 약한 것이 우리 당이 쉽게 흔들리는 이유" vs 김용태 "지지층만 위한 정치"

나경원 의원을 단장으로 둔 국민의힘 지방선거총괄기획단이 내년 6.3 지방선거 경선 때 '당심', 즉 당원투표 반영 비율을 기존 50%에서 70%로 확대하겠다고 밝히면서 당내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룰 교체를 두고 지선 출마를 염두에 둔 특정 인사들의 '사심 정치'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지만, 지선기획단은 당심 70% 상향을 변함 없이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 지선기획단은 이날 국회에서 당 소속 시장·군수·구청장이 함께하는 연석회의를 열었다. 나 의원은 회의를 열며 "지선 승리를 위해 기획단은 공천 룰 등 지선 대원칙을 제시해 당 승리의 밑거름을 만드려고 한다"고 밝혔지만, 당장 이 자리에서도 나 의원이 주도한 경선 룰 변경을 두고 불만이 터져 나왔다.

최진봉 부산 중구청장은 "국민의힘은 국민 속으로 더 파고들어서 더불어민주당과 차별화해야 한다. 민주당처럼 개딸 당이 될 것이 아니라 국민 경선 비율을, 민심을 좀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지선 후보 공천에 있어 당심을 강화하는 방향은 강성 지지층 영향력만 강화시켜 '중도 민심'과 동떨어지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 구청장은 "'(부산 지역에서) 민심을 최고로 삼는 당이 돼야 국민의힘이 제대로 앞으로 승리하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올라왔다"며 "개인의 사심을 버리고, 당을 중심으로 단일대오해 국민들로부터 공감과 호응을 얻는 하나 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요청했다.

당심 강화에 대한 우려는 의원들 사이에서도 드러난다. 김용태 의원은 같은 날 한국방송(KBS) 라디오에 출연해 "양당이 아직도 극단적인 지지층만을 위한 정치로 귀결되는 거 아닌가 생각이 든다. 민주당이 1인 1 투표제, 즉 폐쇄적인 이야기를 나눌 때일수록 국민의힘은 유권자 지향 정당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국민 상식과 보편적인 생각에 부합하는 정당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지지층을 보는 정치가 아니라 열린 정당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의원은 지지층만 결집하는 정치는 "정치 혐오만 부추길 것"이라며 오히려 공직 후보 공천 때 당원이 아닌 일반 국민의 여론을 반영하는 '민심' 비율을 높여 "(국민 여론조사) 100%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러한 지적에도 지선기획단은 '당원 투표 70%, 국민 여론조사 30%' 비율의 경선 룰 개정을 밀고 가겠다는 입장이다. 나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선은 어떻게 보면 풀뿌리 조직이고 그 지역에서 민심과 맞닥뜨리기 때문에, 당세·당원을 확장하는 건 너무 중요하다"며 "뿌리 조직이 약한 것이 우리 당이 쉽게 흔들리는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해서 지선을 기회로 당세를 확장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지연 의원은 비공개 지선기획단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지선기획단에선 7대 3 비율에 대한 입장은 명확하다"고 못박았다. '당심 강화는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나 의원에 대한 특혜성 아니냐'는 취지의 물음에 조 의원은 "처음 듣는 얘기"라며 "어떤 개인을 두고 룰을 정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장인 나경원 의원이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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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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