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이 16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수용된 서울구치소를 방문해 첫 '옥중 조사'를 벌였다. 내란특검, 김건희특검, 해병특검 등 3특검을 통틀어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치소 방문조사를 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명현 특검팀은 이날 오후 1시 30분께부터 경기도 의왕시에 있는 서울구치소를 찾아 윤 전 대통령을 대면 조사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1일에 이은 두 번째 피의자 조사다.
윤 전 대통령은 수용번호가 찍힌 수의를 입고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조사는 구치소 내 공무상 접견실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준비된 질문지는 약 60페이지 분량으로 1차 조사와 마찬가지로 영상녹화도 진행한다.
특검은 이날 윤 전 대통령에게 이 전 장관을 호주로 도피시킨 혐의(범인도피·직권남용)를 집중적으로 추궁할 계획이다. 호주 도피 의혹은 지난해 3월 4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선상에 올라 있던 이 전 장관이 주호주대사로 임명돼 출국한 사건을 말한다. 당시 출국금지 상태였던 이 전 장관은 대사 임명 나흘 만에 출국금지 조치가 해제됐고, 곧장 출국해 대사로 부임하다가 11일 만에 귀국했다.
특검은 그간 외교부·법무부·국가안보실 관계자들을 조사해 이 전 장관의 대사 내정이 이례적이었으며 자격심사가 졸속으로 진행됐고, 귀국 명분용으로 의심받는 방산협력회의가 급히 기획된 정황을 확보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에게 이 전 장관을 호주 대사로 임명한 배경, 출국·귀국을 위해 국가안보실과 외교부, 법무부에 지시한 내용 등을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특검 측에서는 호주 도피 의혹 수사를 전담하는 정현승 부장검사가 직접 조사를 맡고, 지원 검사와 수사관 각 1명이 배석했다. 윤 전 대통령 측에서는 채명성 변호사가 입회해 변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소환조사를 원칙으로 해 왔다. 그러나 수사 기간, 변호인단 요청 등을 감안해 2차 조사는 구치소를 방문해 진행하기로 했다.
전직 대통령을 상대로 한 옥중조사는 이번이 다섯 번째다. 앞서 검찰은 전두환·노태우·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구치소 방문조사에 나선 바 있다. 다만 이 전 대통령은 2018년 뇌물수수와 다스 횡령 혐의로 구속된 이후 검찰의 대면조사를 줄곧 거부해 실제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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