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은 11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종묘 인근 세운지구에 초고층 건물을 세우는 서울시 주도 재개발 계획을 두고 논란이 확산하는 데 대해 "세운상가를 허물고 여기 녹지를 만드는 것에 최대 수혜자가 있다면 종묘"라고 역설했다.
오 시장은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에 나와 "저희가 종묘를 돋보이게 하지 않으려면 이런 그림을 왜 그리겠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오 시장은 특히 전날 자신을 겨냥해 공세를 제기한 김민석 국무총리의 주장을 거칠게 받아쳐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법에는 종묘 정문, 종묘 경계로부터 100미터 안쪽까지 영향이 없으면 괜찮다는 것"이라며 "500미터 떨어져 있는 곳에 100층, 150층 건물이 지어지는 거다. 그걸 보면서 어제 김민석 국무총리는 '숨이 턱 막힌다', '기가 눌린다', '눈이 답답하다' 이런 감성적인 표현을 썼는데, 그렇게 감성적으로 이야기할 게 아니라 과학적으로 얘기해야 한다"고 했다.
김 총리는 전날 종묘를 찾아 현장을 점검하고, 종묘 앞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는 것에 비판적인 견해를 밝혔다. 아울러 김 총리는 "최근에 김건희 씨가 종묘를 마구 드나든 것 때문에 국민이 아마 모욕감을 느꼈을 텐데, 지금 또 이 논란으로 국민의 걱정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에 오 시장은 "이게 김건희 씨와 무슨 상관이 있나. 자꾸 감성을 자극하는 말을 하면서 국민감정을 자극하려고 하는데, 선동이다"라고 반발했다.
오 시장은 "종로 바로 건너편에 세운상가가 쭉 남북으로 있다. 종로, 청계천, 을지로, 퇴계로까지 있다. 이걸 다 허물 계획을 세운 것"이라며 "58년 됐다. 허물어야만 할 타이밍"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시에서 어련히 알아서" 할 일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김 총리가 나서면서부터 순수성이 훼손되기 시작했다"고 했다. 오 시장은 "앞을 꽉 막고 있는 세운상가가 사라지는데, 시민 세금으로 하는 게 아니라 옆 개발하는 사람들의 이익으로 하겠다는데, 합리적인 계획을 오랫동안 연구해서 하는데, 거두절미하고 무조건 반대하나"라고 말했다.
'김 총리가 나서는 이유는 지방선거 때문으로 생각하나'라는 진행자의 물음에 오 시장은 "의심이 간다"며 견제했다. 오 시장은 "정치인의 행동은 행보를 보고 해석하는 것"이라며 자신의 내년 서울시장 3연임(총 5선) 도전 여부 역시 "정치인의 행보는 발끝을 보면 안다"는 말로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편 지난 8일 특검에 출석해 명태균 씨와 대질 조사를 받은 오 시장은 "제가 직접 그 사람(명 씨)한테 그런(여론조사) 부탁을 한 것은 전혀 없다. 유일한 입증 자료가 명 씨의 말뿐"이라며 "결국 특검이 공정하다면 조만간 정당한 결론을 내릴 것으로 저는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만에 하나 기소를 하게 되면 법원에서 공소유지가 불가능할 거라고 저는 생각한다"고 강조하며 "기소를 하더라도 공정한 처사라고 볼 수가 없다. 그 걱정은 지금 현재로서는 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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