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자치도 익산시 왕궁면이 정부차원의 대규모 생태계 복원 프로젝트를 통해 치유공간으로 거듭나는 등 '국내 생태복원 교과서'를 꿈꾸고 있다.
익산시는 '왕궁 자연환경복원사업'이 최근 기획재정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 심의에서 정부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대상사업으로 최종 선정됐다고 3일 밝혔다.
이는 정부가 이 사업의 필요성과 파급효과를 공식적으로 검토하고 국가사업으로서 추진할 기반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중첩된 새로운 의미를 갖는다.
국비 1691억원을 포함한 총사업비 2437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 2033년까지 왕궁면 일대 축구장 255개 규모의 182만㎡ 훼손지역이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는 등 국내 생태복원의 교과서로 등극하게 될 전망이다.
왕궁 자연환경복원사업은 크게 두 단계로 나눠 추진된다. 우선 1단계는 '자연생태복원'에 초점을 맞춘다.
고속도로로 인해 끊긴 생태축을 생태통로로 연결해 야생동물의 자유로운 이동을 가능하게 한다. 파편화된 숲을 다시 잇는 생태숲 조성도 함께 진행되며, 훼손된 생태계를 본래의 건강한 구조로 되돌리는 데 집중한다.
또 자연형 수로 복원과 계단식 논습지 조성을 통해 수질정화 기능을 회복하고, 수달·맹꽁이·삵·독수리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이 서식할 수 있는 친환경 서식지를 마련한다.
2단계는 '사람과 자연이 함께하는 생태경제 기반 구축'을 목표로 한다. 왕궁 일대를 따라 국가생태탐방로를 조성해 생태교육과 관광을 유도하고, 복원 과정을 기록·전시하는 '왕궁 자연회복기념관'도 건립할 예정이다.
아울러 연구와 교육, 전시 기능을 겸비한 국립 자연환경복원센터 유치를 추진하고 있으며 생태계서비스 지불제를 도입해 주민들이 복원·관리에 직접 참여하고 이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국제적 생태 논의의 장이 될 '세계녹색복원엑스포' 유치를 통해 왕궁 생태복원이 국내를 넘어 글로벌 사례로 확산하도록 할 계획이다.
오염행위를 멈춘 왕궁 지역에는 이미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수달을 비롯해, 삵, 맹꽁이, 독수리 등 다양한 생물이 돌아오고 있다. 이는 사람이 떠난 자리에 자연이 돌아온 것이자, 본격적인 복원사업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징표다.
긍정적인 변화가 시작된 만큼 건강한 생태계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예비타당성 조사를 위한 첫 관문을 통과한 익산시는 내년 예타 본조사 통과까지 모든 행정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익산시는 환경부와 전북도, 정치권 등과의 협업체계를 강화하고 사업의 당위성을 철저하게 입증해 최종 통과를 이끌어낸다는 포부를 밝혔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수십 년간의 아픔을 간직한 왕궁지역이 치유와 회복의 공간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며 "익산시민 모두가 자랑스러워 할 수 있는 대한민국 대표 생태복원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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