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핵무기 시험(test)을 시작하라고 지시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핵확산금지조약(NPT)으로 통칭되는 세계 핵무기 체제가 무너지면서 핵 경쟁이 가속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30일(이하 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의 본인 계정에서 "다른 국가들의 핵무기 시험(testing) 프로그램 때문에, 저는 전쟁부에 동등한 기준으로 우리도 핵무기 시험을 시작하도록 지시했다. 그 과정은 즉시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많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첫 임기 동안 기존 무기의 완전한 현대화 및 개조를 포함하여 달성됐다"며 "엄청난 파괴력 때문에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러시아가 2위이고, 중국이 한참 뒤떨어진 3위지만, 5년 안에 동률을 이룰 것"이라면서 러시아와 중국 때문에 핵무기 시험을 해야 하는 것처럼 설명했다.
이에 대해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핵안보국(National Nuclear Security Administration)이 실시할 핵폭발 실험을 언급한 것인지, 아니면 핵탄두 탑재 가능 미사일의 비행 시험을 언급한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미국 워싱턴 D.C로 복귀하는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서 트루스소셜에 게재한 글과 유사한 주장을 반복하면서 핵시험 장소는 추후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기자들에게 미국의 핵무기가 "실제로 제대로 기능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는 핵시험 체제의 일부"라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들이 핵시험을 실시하고 있다고 했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통신은 "2017년 북한을 제외하고는 25년 넘게 폭발성 핵시험을 실시한 핵 강국은 없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구 소련 시대 이후 러시아는 핵시험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소련은 1990년, 중국은 1996년에 마지막으로 핵시험을 실시했다"며 "조지 H.W. 부시 대통령은 1992년 9월 미국의 마지막 핵시험 이후 미국의 시험 중단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다만 통신은 러시아가 지난 21일 신형 핵추진 순항 미사일을 시험하고 22일 핵 대비 훈련을 실시했으며 28일 신형 핵추진 자율 어뢰를 시험한 바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에서 다른 국가들이 핵무기 시험에 참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지금까지 우리는 누군가가 핵무기를 시험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워싱턴 D.C에 본부를 둔 미국 비영리 싱크탱크 군비통제협회(ACA·Arms Control Association)의 대릴 킴볼 사무총장은 통신에 네바다주에 위치한 옛 핵실험장에서 이를 재개하려면 최소 36개월이 걸릴 것이라면서 "트럼프는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있고 현실 감각이 없다"라며 "미국은 핵시험을 재개할 기술적, 군사적, 정치적 이유가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표가 "미국의 적대 세력에 의한 핵시험 연쇄 반응을 촉발"할 수 있으며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파탄낼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ACA에 따르면 미국은 현재 5225개의 핵 탄두를, 러시아는 5580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 국방부는 중국이 2030년까지 1000개 이상의 핵무기를 보유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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