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에이펙)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에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 방한의 초점은 중국에 있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멀지 않은 시점에 만나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사실상 이번에는 북미 정상 간 회동이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29일 일본에서 한국으로 향하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 김 위원장을 만나냐는 질문에 "모르겠다. 그들(북한)이 (만남을) 원한다고 생각하고 나도 원한다"면서도 "하지만 중국에도 집중하고 싶다. 우리의 초점은 내일 중국(과 정상회담)"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우리는 돌아올 것이며 너무 머지않은 미래에 북한과 만나겠다"라고 말해 이번 순방에서 만남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의 만남 제안에 북한은 아직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일정이 30일까지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북한이 이날까지 답을 내놓지 않을 경우 양측 만남은 성사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기에서 기자들에게 미국 법에 따라 본인은 세 번째 대통령에 도전할 수 없다며 "안타깝다"고 말했다고 영국 공영방송 BBC가 보도했다. 그는 본인의 3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법을 읽어보면 아주 명확하다"라고 말했다.
미국 수정헌법 제22조는 연임 여부와 관계 없이 대통령의 세 번째 임기 수행을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두 번째 당선됐던 시점부터 대통령을 한 번 더 하고 싶다는 뜻을 보이면서 실제 세 번째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는 최근까지도 이러한 의지를 보였다. 지난 8월 5일(현지시간) 미국 방송 CNBC와 전화 인터뷰를 가진 트럼프 대통령은 2028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3선에 도전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아마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그는 이어 사회자의 질문을 막아서며 "다시 출마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월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와 척슈머 상원 원내대표, 공화당 존 튠 상원 원내대표와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등과 만나 연방정부 일시 업무정지(셧다운)를 막기 위한 협상 자리에 'TRUMP 2028'이라는 문구가 쓰인 모자를 책상에 올려두며 3선 도전 의사를 보이기도 했다. 2028년은 미국에서 제48대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가 진행되는 때다.
여기에 지난 24일(현지시간)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백악관 수석 전략보좌관을 지냈던 스티브 배넌이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3선을 위한 계획이 있다고 밝히며 세 번째 대통령 임기 가능성에 또 다시 불을 붙였다.
이와 관련 BBC는 트럼프 대통령이 말레이시아에서 일본으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기자들에게 "부통령으로는 다시 출마할 수 있다"면서도 "그럴 계획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부통령으로 출마할 경우 헌법상 3선 금지 조항을 우회하면서 실질적인 지도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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