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K-푸드'가 각광받는 그 중심에 한우가 있다.
한우는 지난 30년 동안 유전능력 개량과 정밀 사양기술 발전을 통해 생체중이 31.4% 증가하고, 근내지방도(마블링)가 33% 향상되는 등 맛·식감·색감이 균일해지고 품질 수준이 한층 정교해져 K-푸드의 세계화에 중추적 역할을 했다.
29일 농촌진흥청(청장 이승돈)에 따르면 199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 축적된 데이터를 종합 분석한 결과 한우의 성장 성적과 육질이 전반적으로 크게 향상됐다.
6개월령 체중은 144.7kg에서 157.7kg으로 늘었고 생체중도 575.5kg에서 756.3kg으로 증가(31.4%)했으며 근내지방도(마블링)는 3.62에서 5.10으로 개선됐다.
16개월령 이후 근내지방이 빠르게 형성돼 30개월령에 최고치를 보였다. 이는 성장 단계별 영양 관리와 사양기술의 정밀화가 품질 고급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준다.
우리나라는 1993년부터 한우 개체의 형질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유전능력 평가 체계를 구축했고 90년대 말 한우고기 품질 고급화를 위한 개량 체계로 전환했다. 2017년에는 유전체 정보를 활용한 씨수소 선발 기법을 도입해 평가 정확도를 5~11%포인트 높였다.
2020년부터는 농가 암소 대상 '유전체 유전능력 분석 서비스'를 상용화해 혈통 정보 기반일 때 40%였던 농가 보유 암소의 유전능력 예측정확도를 유전체 정보를 활용해 60% 정도로 20%포인트 끌어올리는 성과를 냈다.
이를 통해 암소 선발 효율과 출하 수익이 함께 높아져 연간 경제적 효과는 약 1130억 원으로 추정된다.
한우 성장단계에 따라 영양 수준을 세분화한 맞춤형 사양관리 체계도 확립했다. 육성기에는 양질의 건초를, 비육기에는 볏짚 위주로 급여해 영양 균형과 사료 효율을 동시에 높였다.
한우의 도체 특성 변화도 뚜렷하다. 실제 먹을 수 있는 살코기 비율(정육률)은 36.4%에서 38.8%로 상승했고 등심의 지방 함량(마블링)은 100g당 10.7g에서 14.3g으로 33.6% 이상 증가했다.
육즙을 잘 유지하는 성질(보수력)도 약 21% 증가해 육즙이 풍부하고 촉촉한 식감을 더 잘 유지할 수 있게 됐다. 고기 색깔 또한 밝고 붉어져 소비자가 원하는 '고급 한우' 이미지에 한층 가까워졌다.
김진형 국립축산과학원 축산자원개발부 부장은 "한우의 고급화는 지난 30여 년간 축산 현장에서 축적된 기술 연구와 데이터가 실제 한우 품질 향상으로 이어졌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며 "앞으로도 축산물 고급화와 비육 기간 단축, 탄소중립 실현 등 지속 가능한 축산업 기반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