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최민희 'MBC 퇴장' 두고 격돌…MBC "유감, 서로 자제해야"

與, KBS엔 박장범 '파우치' 발언 공세…"아부로 사장된 것, 사퇴해야"

여야가 한국방송공사(KBS), 방송문화진흥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 위원장의 '문화방송(MBC) 보도본부장 퇴장 지시' 논란을 두고 격돌했다.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은 최 위원장 논란에 대해 "유감" 입장을 밝혔고, 최 위원장은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성찰하겠다"고 일단 수용 입장을 보였다.

23일 국회 과방위원회 KBS·방문진 등 대상 국정감사에선 지난 20일 MBC 국정감사 비공개 업무보고 당시 최 위원장이 MBC에 '편향 보도' 문제를 제기한 끝에 MBC 보도본부장을 퇴장시킨 일을 두고 국민의힘 의원들의 비판이 집중 제기됐다. 당초 여야 간 쟁점이 될 것이라 전망된 방송3법 관련 공방보다도 최 위원장 논란이 더 커졌다.

국민의힘 박충권 의원은 "최 위원장이 자신과 관련된 특정 보도 내용을 문제 삼으면서 MBC 박장호 보도본부장을 감정적으로 질책하다가 내쫓는 일까지 일어났다"며 "피감기관 실무 책임자에 대한 명백한 겁박이고 압박이며 직권을 넘어선 권력 남용"이라고 최 위원장을 비판했다.

같은 당 이상휘 의원도 "(언론의) 개별 보도에 대해서 국회가 개입하지 않는 것이 관행"이라며 "마음에 안 들고 심기가 불편하면 보도본부장을 내쫓고 이러는 게 지금 우리나라 언론과 권력의 관계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박정훈 의원은 "(최 위원장의 행위에) 모든 언론들이 분개하고 있다"며 "(위원장) 자격이 없다. 사퇴해야 한다"고 최 위원장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국감장에 출석한 권태선 방문진(MBC 대주주) 이사장에게도 최 위원장 논란에 대한 의견 표명을 거듭 촉구했다. 권 이사장은 "그날의 행위 일들은 오해에서 비롯된 측면들이 있다"면서도 "유감스러운 일이다.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았겠다"고 밝혔다.

권 이사장은 또 "국회는 공영방송을 관리·감독하고 감시할 수 있고 또 그런 국회를 언론은 감시·감독할 수 있기 때문 자칫하다가 충돌 상황이 발생할 수 있고, (이것이) 권력의 개입으로 비칠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서로 자제하는 것이 맞다"고 짚었다.

권 이사장은 최 위원장이 'MBC가 친(親)국민의힘 보도를 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과거 국민의힘 의원들께서는 'MBC 보도가 친민주당이다', 심지어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MBC에 관해 '민주당 방송', '민주노총 방송'이라고 규정했는데, 지금 최 위원장은 또 이렇게 얘기를 하시는 걸 보면 우리 MBC가 공정하게 방송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생각한다"고 뼈있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최 위원장은 권 이사장의 발언을 두고 "이사장님이 말씀하신 유감 표명에 대해서는 제가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저도 성찰해 보도록 하겠다"고 일부 수용 입장을 밝혔지만, 당시 상황과 관련해서는 "억압을 했다거나 그런 것은 없었다"고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특히 최 위원장은 이날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박 보도본부장의 태도를 문제 삼으며 자신의 퇴장 조치는 정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박 본부장이 'MBC 편파보도'를 주장하는 최 위원장의 질의에 "개별 보도에 대해 질의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말했다며 "과방위원의 질의 내용을 두고 부적절하다고 항의하며 지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에선 최 위원장에 대한 국민의힘 측 공세를 두고 "위원장 개인 문제가 그렇게 중요한가", "동료 위원들에게 인신공격성 발언을 안 했으면 좋겠다"(한민수 의원)라는 등 방어에 나섰다. 한 의원은 이같이 말하며 '정책과 관련 없는 질의를 한 위원들과 그 횟수 및 발언 총량'을 자료로 제출 요구했다. 역시 최 위원장 관련 논란이 의도적인 정쟁에 불과하단 취지다.

한편 이날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당시 임명된 박장범 KBS 사장을 두고 "'파우치' 아부 발언으로 KBS 사장 자리에 올랐다"는 등 공세를 폈다. 과방위 여당 간사 김현 의원은 이같이 말하며 "직원들이 KBS 정상화룰 촉구하면서 성명서 몇 건이나 냈는지 혹시 알고 있나", "총 164건 중에 106건이 (박 사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서"라고 박 사장의 거취를 압박했다.

박 사장은 윤석열 정부 시절 '김건희 명품백 수수 논란'과 관련해 본인이 해당 가방을 '조그만 파우치'라고 표현한 데 대해 "제품의 공식 명칭이 파우치다", "(아부로 사장이 됐다고)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항변했지만, 김 의원은 "디올백을 디올백이라고 왜 못했나", "(윤석열 전 대통령의) 심기 관리를 했기 때문에 본인이 사장이 된 것"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같은 당 이훈기 의원은 "지금 방송3사 중에 월 광고 판매율을 보면 KBS가 충격적이다. 2월하고 3월에 광고 판매가 90억인데 100억도 못 넘는 건 KBS 역사상 거의 처음"이라며 "윤석열 정권에서 부역한 결과라고 본다. 편파 보도에 따라서 시청자 신뢰가 추락하고 시청률이 하락하고 광고점유율이 하락한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박장범 사장은 임명될 때부터 여기 청문회에서 '김건희 머슴'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이게 박장범의 이미지"라며 "박장범이 있기 때문에 KBS가 추락하고 그렇기 때문에 사장을 그만해야 한다"고 말해 역시 박 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최민희 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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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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