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선체 절단물 258톤, 지난 7월 고철로 매각…해수부 "유가족 협의 거쳤다"

文정부 '세월호 선체 보존·처리 계획'엔 "증거 보존돼야"…전재수 "폐기하면 안 되는 것은 잘 보관되고 있다"

세월호 구조·수색 과정에서 나온 선체 절단물 258톤이 지난 7월 '고철'로 매각된 것으로 드러났다. 문재인 정부 당시 수립된 '세월호 선체 보존·처리 계획'에는 선체를 증거보존해야 한다는 방침이 담겨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해양수산부는 "폐고철, 합성수지 등을 폐기한 것이고 특조위 등에서 버리지 말고 보관하라고 한 것은 지금도 잘 보관이 되고 있다"(전재수 장관)라고 해명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명구 의원이 15일 해수부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해수부는 작년 2월부터 올해 7월까지 약 936톤의 폐기물을 처리했다.

2024년 2월 5일부터 4월 19일까지는 세월호 선체 내부에서 반출돼 보관 중이던 차량 181대를 고철류와 기타 재활용품 등으로 분류해 폐기했고, 같은해 3월 6일부터 5월 31일까지는 선체 반출물 중 천장재·내장재·파이프 등 폐합성수지류 338톤 및 폐고철류 340톤을 폐기했다.

올해 4월 23일에는 유가족 단체와 협의를 통해 선별완료한 가방·신발·안경·의류·소형전자기기·화장품 등 1.5톤을 폐기 처리했다. 이어 올해 7월 14일부터 22일까지는 선내 객실·화물창 및 하역기기 등 선체 절단 폐고철류 283톤을 폐기했다.

폐고철류 등 매각 대금은 2024년 2월 폐기 차량 등이 6506만 원, 2024년 3월 선체 반출물 4490만 원, 올해 7월 선체 절단물 등 8792만 원 등이었다.

지난 2018년 문재인 정부 당시의 '세월호 선체 보존·처리 계획'에는 "세월호 인양 과정과 미수습자 수습 및 화물 반출 과정에서 발생한 선체 절단물은 세월호 선체 일부분으로 간주될 수 있다. 이러한 선체 절단물은 세월호 참사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처분돼서는 안 되며 사회적참사특조위의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증거의 한 부분으로 보존돼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손상된 선체를 원형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는 취지다.

당시 선체조사위원회는 "선체 절단물은 해수부에서 세월호 참사 원인조사가 완료된 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가족들과의 협의를 거친 다음 절단물(자동차 및 철근 포함)의 처리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예상할 수 있는 처리 방안으로, 철재 절단물을 융해해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추모 배지나 세월호전시관 내 조형물 등을 제작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으며, 세월호에서 반출된 자동차 중에서 보존가치가 높은 자동차는 상징물로 전시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특히 반출된 철근은 세월호 참사의 재발 방지를 위해 축조되는 건축물 자재 일부분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2020년 8월 해수부(당시 문성혁 장관)는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선체조사위원회 수립한 '세월호 선체 보존·처리 계획'을 보완·확정하고, 선체를 영구 보존할 거치장소를 목포 신항만 배후부지로 최종 확정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강 의원은 "이재명 정부는 이 같은 (선체 영구보존) 지침을 어기고 선체 절단물을 고철로 매각해 수익을 얻었다"며 "이재명 정부가 약속한 '세월호 진상 규명' 의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2024년 2월~5월은 윤석열 정부 시기, 올해 4월은 윤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로 정부가 운영되던 시기다.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 농해수위 국감장에서 강 의원으로부터 질의를 받고 "무슨 증거인멸하듯이 한 것이 아니라는 말씀을 분명히 드린다"며 "폐고철, 합성수지 등을 폐기한 것이고 특조위 등에서 버리지 말고 보관하라고 한 것은 지금도 잘 보관이 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전 장관은 "활용도가 낮거나 장기 보관·관리가 곤란한 물품을 유가족 협의 하에 폐기한 것"이라며 "특조위에서 폐기하면 안 된다고 한 것은 제대로 보관이 되고 있다"고 재강조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명구 의원실이 15일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세월호 선체절단물 폐기 사진자료. ⓒ해양수산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명구 의원실이 15일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세월호 선체절단물 폐기 사진자료. ⓒ해양수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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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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