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 "국가위기 속에 수습 책임을 공무원에게 맡긴 채 후안무치하게 카메라 앞에 섰다", "제발 냉장고가 아니라 관세를 부탁한다"라는 등 추석 연휴 기간 이 대통령의 TV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연이어 비판했다. 이번 추석 민심을 두고는 "국민들은 불안하다고 입모아 말한다"고 평했다.
장 대표는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넉넉하지도 평안하지도 않은 한가위였다. 불편과 불안과 불만만 가득한 한가위"라며 이같이 말했다. 열흘 가까이 이어진 추석 연휴 동안의 '밥상머리 민심'을 정부·여당에 대한 불만으로 평가한 것.
장 대표는 먼저 "연휴 직전 정당한 이유로 불출석 사유를 내고 성실히 소명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손에 불법적으로 수갑을 채웠다", "정권의 절대존엄 김현지를 지키기 위해 (그를) 부랴부랴 제1부속실장으로 임명한 뒤였다"는 등 연휴 전후의 정치현안에 날을 세웠다. "유엔(UN)에서 북한 편을 들며 대한민국 안보·외교를 무너뜨린 뒤, 초유의 디지털 재난 속에 적반하장으로 저와 당을 고발했다"고도 했다.
장 대표는 이어 "(이 대통령은)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인한 국정 수습에 앞장서는 대신 예능출연에 앞장서며 불편함 속에 더 큰 불을 질렀다"며 '냉부해' 공세를 이어갔다. 그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대응과 예능프로그램 촬영이 시기상 관계 없었다는 취지의 대통령실 해명을 두고도 "(이재명 정부는) 무도하고 무능하고 무책임하다. 진실을 덮기 위해 위협과 협박을 가하고 위기를 감추기 위해 선동과 왜곡을 일삼는다"고 맹비난했다.
앞서 장 대표는 이 대통령 부부가 출연한 JTBC <냉장고를 부탁해> 추석 특집 녹화를 두고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가 발생한 지난 9월 26일 오후부터 진화된 28일 오후까지 약 48시간 동안 이뤄진 것이라고 공세를 편 바 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대통령 부부가 '냉부해' 촬영을 진행한 건 지난달 28일이었다고 밝히면서 업무 공백은 없었다고 해명한 상태다.
장 대표는 연휴 직전 정부·여당이 강조해온 화두였던 민생을 두고도 "물가 상승으로 국민 지갑이 얇아지고 소상공인·자영업자는 먹고 살기 어렵다", "재정 퍼주기로 국가가 거덜나기 일보 직전"이라며 "제발 김현지만 챙기지 말고 국민 삶을 챙기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그는 여당인 더불민주당이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사법개혁에 대해서도 "민주당과 이재명 정권은 법과 제도를 마음대로 고치고, 사법부를 손아귀에 넣을 때까지 민주주의의 기둥을 하나씩 무너뜨리고 있다"며 "국민의힘은 이 정권의 실정을 낱낱이 밝혀내고 무너진 국가시스템을 바로 세우는 데 집중하겠다"고 예고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이 대통령이 예능에 나와 누릉지 쌀 피자를 맛있게 먹고 있을 때 국민들은 1년 만에 30%나 오른 쌀값 폭등으로 비명을 질렀다", "이진숙 위원장 체포 소식은 한 마디로 충격과 공포 그 자체였다. 이 대통령과 민주당에 찍히면 누구나 잡혀갈 수 있다는 불안감에 국민 마음은 꽁꽁 얼었다"는 등 정부·여당에 대한 공세에 집중했다.
송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연휴 직후 열릴 본회의와 관련해 "다수당이 모든 걸 다 할 수 있다는 독선과 아집을 버리고 민생과 국정안정을 위한 여야협치를 촉구한다"며 "본회의는 여야가 합의한 일정 속에서 여야가 합의한 안건만 상정하고 의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민의힘은 연휴 직전 열린 본회의에선 민주당의 국회법·증감법 등 쟁점법안 상정에 반발해 69개 비쟁점 법안에 대해서도 모두 필리버스터를 진행할 것이라고 강수를 둔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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