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오찬 회동이 별다른 마찰 없이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마무리되고, 여·야·정이 함께 하는 민생경제협의체가 구성되는 등 첨예하게 대립하던 여야관계에 오랜만의 훈풍이 찾아왔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된 이 대통령과 정 대표, 장 대표의 오찬 회동 직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날 회동의 분위기를 이 같은 취지로 전하며 "(이날 회동이) 서로 손을 잡고 함께 머리를 맞대는 정치를 보여주는 출발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후 12시부터 1시 20분께까지 대통령실에서 진행된 오찬회동에선 '내란세력과 악수하지 않겠다'고 공언해온 정 대표가 이 대통령의 권유에 따라 장 대표와 악수하는 모습이 연출돼 눈길을 끌었다.
이날 박수현 대변인과 함께 여야 공동 브리핑을 진행한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오찬에서 "여당이 더 많이 가졌으니 야당이 아니라 여당이 더 많이 양보하면 좋겠다"고 정 대표에게 주문했고, 정 대표 또한 이에 화답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이 자리에서 장 대표는 여·야·정 공동의 민생경제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는데,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이에 적극적으로 화답하면서 각 단위별 실무협의가 실제 진행될 예정이다. 박성훈 대변인은 이와 관련하여 이 대통령이 "화합과 상생의 정치를 위해 야당 대표가 요청할 시 적극 검토하여 소통의 시간을 가지겠다"고도 했다고 전했다.
새로 가동될 민생경제협의체를 정례화하지 않되, 야당 대표의 요청이 있을 시 그 요청을 최대한 수용해 소통하고 성과를 내겠다는 것이 박수현 대변인의 설명이다. 그는 "과거엔 (여야정 협의를) 정례화했지만, 정국의 상황에 따라 오히려 그게 잘 지켜지지 않으면서 국민께 실망을 드리고 정치에도 부담이 됐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 또한 장 대표의 제안에 "저는 평소에 대통령님과 소통할 기회가 많으니 오늘은 장 대표께서 말씀을 많이 하시도록 진지하게 경청하겠다"며 "민생경제협의체가 공통 공약과 배임죄의 개선 등 테마를 주제로 성과를 내도록 하자"고 적극적으로 호응했다고 박수현 대변인이 전했다.
박수현 대변인 설명에 따르면 정 대표는 자리에서 '여당이 더 양보해 달라'는 이 대통령 당부 또한 그대로 인용해 화답했다. 박수현 대변인은 "여야 간의 대화가 진솔하면서도 화기애애하게 이뤄졌다"고 평했다.
그는 정 대표가 모두발언에서 이 대통령을 '하모니 메이커'라고 빗댄 것을 언급하며 "정 대표가 여당 대표로서 여야 간 조화와 협치를 적극적으로 해나가겠다는 의지를 하모니란 말에 담은 것"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박수현 대변인은 이번 회동을 계기로 '대통령실을 통하지 않고도 여야 대표가 만날 것으로 전망하나' 묻는 질문에도 "오늘 막 약혼했는데 결혼 반지 얻으시냐고 묻는 기분"이라면서도 "오늘 허심탄회하게 대화하셨으니 아마 작은 것부터 잘 풀어가지 않겠나란 생각"이라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그는 "양당 대표님은 '만나는 게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을 것"이라며 "정기국회가 시작하기 때문에 양당이 원내를 중심으로 물밑으로 만남이 어질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런 작은 물밑의 만남들이 국민께서 보실 수 있도록 공개적으로 더 잦은 회동과 악수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내란종식에 야당도 협력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는데, 박수현 대변인은 이에 대해서도 "각 당의 입장에서 하실 수 있는 말씀은 (양 대표 모두) 각 당의 입장을 말씀하셨다"며 "그에 대해 서로 응답하거나 반박하거나 했던 부분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오찬 회동이 마무리 된 오후 1시 20분께부터는 장 대표와 30분간 독대했고, 오찬 회동 직전에는 정 대표와도 30분간 별도의 회담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