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트럼프, 3선 도전에 "아마도 아닐 것"이라더니 "다시 출마하고 싶다"

'내맘대로' 트럼프…이미 미국산 개방한 한국에 "이번 합의로 시장 개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 번째 임기에 도전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시 출마하고 싶다고 말하며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본인을 이을 후계자로 J.D 밴스 부통령을 언급하기도 했다.

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방송 CNBC와 전화 인터뷰를 가진 트럼프 대통령은 2028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3선에 도전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아마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그는 이어 사회자의 질문을 막아서며 "다시 출마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은 수정헌법 제22조에 "누구도 대통령직에 두 번 이상 선출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어, 헌법을 개정하지 않는 한 이미 두 번째 임기를 지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2028년 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 주위에서는 세 번째 출마에 대한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측은 지난 4월 "트럼프 2028"이라는 문구가 적힌 모자 판매를 시작하기도 했다.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은 헌법적 제약을 우회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는 발언을 해왔다"며 과거 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그가 3선 출마에 대해 "농담이 아니다. 가능한 방법들이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헌법학자들과 법률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매우 동의하지 않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세 번째 임기에 도전하려면 헌법 개정이나 새로운 법률 해석이 필요할 것인데, 이는 상당한 이의 제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의 선거 구호였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의미의 '마가'(MAGA, Make America Great Again) 운동의 후계자로 J.D 밴스 현 부통령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미국 방송 CNN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트럼프 대통령이 밴스가 마가의 '후계자'인지를 묻는 기자들에게 "아마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마코(루비오)도 어떤 형태로든 J.D와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에게는 훌륭한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그가 밴스 부통령을 미래의 대선 후보로 지지하는 데 있어 가장 적극적인 행보"라고 평가했다.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밴스 부통령에 대해 지난 2월 "매우 유능하다"라고 말했지만 유력 후보로 지명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는데, 이번에 다소 적극적인 입장을 내보인 것이라고 해석했다

방송은 루비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겸 국무장관이 지난달 밴스에 대해 "훌륭한 후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루비오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며느리인 라라 트럼프가 진행하는 폭스뉴스에 출연해 "그가 부통령으로서 훌륭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나와 가까운 친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이뤄진 관세 협상과 관련해 "한국이 시장을 개방했다. 이는 엄청난 사업 기회가 될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매우 폐쇄적인 시장이었지만 이제 미국의 자동차와 트럭, SUV 등을 판매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달리 한국은 이미 미국의 자동차를 수입하고 있다. 양측은 이번에 미국의 안전 기준을 통과한 차량에 대해 한국의 안전 기준도 만족한 것으로 인정한다는 합의를 이뤘는데, 이를 두고 미국 자동차의 수출이 전보다 원활해질 수 있다는 전망은 가능해 보이나, 시장이 개방됐다고 의미를 부여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이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과 일본이 약속한 투자금액에 대해 미국에 주는 '선물'과 같은 개념이라고 주장했는데, 이 역시 일방적인 주장으로 해석된다.

그는 "유럽연합으로부터 6000억 달러, 일본으로부터 5500억 달러의 계약 보너스를 얻었다. 야구 선수들이 받는 보너스와 같은 것"이라며 "그것은 우리 자금이며, 우리가 원하는 방식으로 투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일본 방송 TBS는 6일 "일본 측은 이 ‘5500억 달러’라는 금액이 민간 기업 등의 투자를 일본의 정부계 금융기관이 출자·대출·보증 등의 방식으로 지원하는 틀을 나타낸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며 양국의 설명이 엇갈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반도체와 칩에 대해 별도로 관세 항목을 발표할 것이라면서 다음주 경에 발표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의약품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낮은 수치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지만, 1년에서 1년 반 안에 이를 150%로 올릴 수 있고 최대 250%까지 상승할 수 있다면서, 자국에서 제품을 만들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 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웨스트윙에서 언론 매체들을 향해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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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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