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가 22일 '보좌진 갑질' 논란의 중심에 선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옹호하며 "직장 내 갑질과 성격이 다르다"고 주장해 파장이 거세다. 국회의원과 보좌진의 관계를 "동지", "식구" 등에 빗대며 사적 업무 지시를 두둔한 것으로, 야당에서는 "갑질 행태를 정당화하는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문 수석부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에 나와 '이재명 대통령의 강 후보자 임명 유지를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일반적인 직장 내 갑질과 보좌진과 의원 관계에 있어서 갑질은 약간 성격이 좀 다르다"고 말했다. '보좌진 입장에서 의원실은 직장이 아닌가'라는 물음에 문 원내운영수석은 "직장이라는 개념도 있지만, 보좌진과 의원은 동지적 관점도 있다. 식구 같은 개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강 후보자는 보좌진 갑질이라는 의혹이 있긴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보좌진의 증언도 있었다. 본인에 대해서 충분히 사과도 했고, 가족학 박사학위라는 전문성도 (이 대통령이) 좀 고민한 것 같다"며 "강 후보자가 개인적으로 발달장애 자녀를 두고 있기 때문에 누구보다 정책 공감 능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국회의원일수록 일반 직장과 비교해 더욱 업무 경계를 구분하고, 사적 지시를 하면 안 되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재지적에 문 수석은 "착각하는 것"이라며 "너무 가까운 사이다 보니 국회의원도 가끔 사적인 심부름은 아무 거리낌 없이 시키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 보좌진 중에서도 열심히 그런 일을 하면서도 불만 없이 잘 해내는 의원 보좌진도 있고, 불만을 갖고 있는 의원 보좌진도 있다"며 "자발적인 마음을 가지고 (사적 업무를 하는) 보좌진도 있다"고 해 논란을 예고했다.
야당인 국민의힘에서는 "갑질을 미담처럼 소개한다"는 질타가 쏟아졌다.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인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직접 입장문을 내고 "식구라면 더욱 인격과 노동을 존중해야 한다. 국회의원이라는 자리가 보좌진을 사적으로 부려도 되는 특권이라도 된다는 건가"라며 "자발적이라며 사적 심부름을 미화하는 태도는 그 자체로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주진우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사적 심부름도 불만 없이 잘 해내는 보좌진도 있다'는 건 정신빠진 소리"라며 "동지는 서로 뜻을 같이하는 대등한 관계다. 강 후보자도 동지인 보좌진의 음식물 쓰레기 버려주고 변기 수리해줬다면 인정해 준다"고 비판했다.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 "강선우 감싸기에 나서는 민주당의 두둔과 변명 수준이 가관"이라며 "정부·여당은 더 이상 제 식구 감싸기로 국민 상식에 도전하지 말고 강 후보자 임명을 지금이라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박민영 대변인도 논평에서 문 원내운영수석의 "2차 가해 발언"을 꼬집으며 "정권 출범부터 을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국민과 기싸움하는 정부·여당에 강력한 유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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